매거진 점점

자연스러운

17화

by Lia

나는 쌍꺼풀이 없고 눈이 작다. 자연스러움이 내가 외모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예뻐도 자연스럽지 않으면 어색한 행동을 하게 되고 결국 내가 생각하는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생긴다.


자연스럽게 살고 싶다. 어릴 때 꿈 꾸면서도 어려운 일이겠거니 생각했지만, 어릴 때 나는 참 현명했구나, 나이가 들고보니 어려운 일이 아니라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어릴 때 내 꿈은 이것이었다. 시간이 지나 나이를 먹고 어느 시점이 되면, 매우 만족스럽지는 않더라도 마음이 편안한 직업을 갖게 되고, 자연스럽게 독립을 하여 혼자 살다가, 마음이 맞는 남자와 연애를 하다가는 적당한 수준의 결혼을 하고, 세상을 바꿀 만큼의 인물은 아니더라도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할머니가 되는 것.


하지만 사실 이건 정말이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나에겐 독립을 할 여러 번의 시점이 있었다. 그 때마다 나를 붙잡은 건 두려움이 아니었다. 혼자 사는 것이 두려우면 어떻게 산단 말이야. 죄책감이었다. 이대로 우리 가족을 두고 나가는 것이 걱정스러웠다. 어쩌면 핑계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 수많았던 기회를 뒤로 하고 나는 꾸역꾸역 살아왔다. 왜냐건 이유는 중요하지 않다.


스무살 무렵에 자기소개서의 맨 마지막은 늘 이렇게 마무리지었다. 가장 가까운 꿈은 독립. 그러나 세상은 이십대 초반에 독립을 할 수 있을 만큼 녹록치 않았던 것이다. 아직 반 정도의 이십대가 남아있는 지금. 더 이상은 꿈을 꿈으로 남겨두지 않고 현실로 바꾸려는 시도가 필요해졌다. 나는 단지 내가 생각하는 알맞은 때에, 알맞은 계절을 따라 내 인생을 차근히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싶다.


요즘 주변을 보면 자연스러움과는 거리가 좀 있어 보인다. 물론 그 자연스러움이라는 것도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고 느낌도 다를 것이다. 나에게 자연스러움이란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생이지만, 누군가의 자연스러움이란 시류와 흐름에 가장 앞서 가는 생일지도 모른다. 무엇이든 자신의 삶에서 자연스러움과 편안함을 찾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점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