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점점

칸타빌레

23화

by Lia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나이 어린 친구들이 진지하게 노래하는 모습을 보면 잘 못해도 눈물이 나고 잘해도 눈물이 난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는 그들이 자신의 꿈을 이루려고 하는 간절하고 열정적인 모습 때문에 눈물이 나는 것 같다. 내가 어릴 때 나에게 그런 꿈은 자퇴였고, 자퇴를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아플만큼 간절해지곤 했었는데, 그랬던 게 생각이 나나보다.


하지만 간절함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모두가 다 알고 있다. 너무나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다. 간절함에는 언제나 욕심이 깃들어있기 때문이다. 더 잘해서 잘 되고 싶은 욕심. 욕심이 클수록 간절해지고 간절할수록 욕심이 더 생긴다. 어느 순간, 욕심이 간절함을 넘어서버려서 다른 이로부터 비웃음을 당하는 대참사가 벌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들에겐 여백이 필요하다. 나는 열여덟살에 일년 정도 성악을 배웠다. 성악을 배우면서 내가 가장 지적을 많이 당했던 말은 "칸타빌레"라는 용어였는데 "노래하듯이"라는 뜻이다. 노래하듯이 노래를 부르라는 말이다. 그게 무슨 말인지 몰라서 더 열심히만 했다. 참 간절했는데 사실 그건 욕심일 뿐이었다.


나는 그러나 간절함만으로 충분하다는 걸 알고 있다. 이제. 이건 희망적인 말로 하려는 게 아니라 그냥 원래 그렇다고 생각한다. 더 욕심부려도 괜찮고, 더 주제넘는 꿈을 꿔도 괜찮다. 그러나 언제나 그 꿈보다 더 큰 간절함으로 하나씩 이루어나가야 한다고. 잔인한 말이지만 덜 간절하면 덜 이루는 거다.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말이다.


사실 나는 간절함이라는 말을 싫어한다. 그리고 난 간절한 사람도 싫어한다. 간절하게 무언가를 하는 것도 싫다. 왜냐하면 간절함이야말로 비밀이니까. 아무도 알게 해서는 안 되는 나만의 비밀. 비밀 무기고 비밀 약점인, 나의 간절함. 들키고 싶지도 않고 들켜서는 안 되는 일급 비밀이니까. 칸타빌레. 노래하듯이. 나는 아직도 이게 잘 안 된다. 삶을 노래하듯이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지금보다 더 큰 비밀을 간직하고 노래해야 할 것이다. 더욱 중대하고 엄격한 비밀을. 절대 들켜서는 안 될 것이다.





점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