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점점

마음에 들다

27화

by Lia

책을 팔다보니 책 추천을 할 일이 많다. 어떤 책은 내가 추천해서 사가면 기쁘고 얼른 그 분이 그 책을 읽어보셨으면 하는 설렘이 생긴다. 어떤 책은 추천해주어 사면 손님이 가자마자 그 책을 꺼내 읽어봐야한다. 혹시나 책이 별로일까봐 마음을 졸이면서. 추천이라는 게 쉽지 않다는 걸 깨닫곤 서가에 있는 책들을 다시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본다. 조금이라도 마음에 걸리는 게 있는 책들은 추천을 할 때도 머뭇거리게 된다.


나는 살면서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난 적이 없었다. 많은 사람을 좋아했지만 한번도 그들처럼 되고 싶었던 적은 없었다. 그러다가 이십오년만에, 나는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났다. 내가 듣고 있는 영어동화책 읽기 수업 선생님이다.


나이가 들어 자식들을 다 키우고 나면 나도 꼭 선생님처럼 되고 싶다. 예순이 되어서도 여전히 취미처럼 사람들을 가르치고, 동화책을 읽어주면서, 청바지를 입고, 잔소리를 일체 하지 않으며, 항상 따뜻한 농담이 넘치는 사람. 친구들이나 자식에 대한 자랑을 할 때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지 않고, 많은 말을 해도 모든 말이 신중한 사람 말이다. 지나친 겸손도 아니고 귀여운 교만도 아닌, 순수한 친절.


두 달 넘게 수업을 들으면서 한 번도 실망하거나 불쾌했던 적이 없는 선생님이 처음이다. 그래도 나는 늘 예쁨받는 학생에 가까웠는데, 이번엔 어떻게 해야 예쁨을 받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나는 그 분에게 나를 적극적으로 추천할 수 있을까. 나라는 아이가 정말 괜찮은 아이라고, 마음에 드실 거라고.


점점.




p.s. 서점은 오픈하여 장사 잘 하고 있어요. 네이버에서 오!나의책방 을 검색하시면 정보가 나옵니다. 책을 사는 분들에게 작은 선물을 같이 드리고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