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화
살면서 벌써 스물 일곱번째 겨울을 겪고 있다. 유난히 추운 겨울이다. 날씨란 생각보다 사람들의 마음을 많이 흔들곤 한다. 내 마음에도 찬 바람이 부는 듯한 요즘이었다.
추위를 견디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바람을 막아줄 두꺼운 점퍼. 뜨거울 정도로 따뜻한 손난로나 양털로 만든 신발이나.. 그런 것들도 필요하겠지. 하지만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따뜻한 쉴 곳이다.
들어가면 들이마실 공기가 따뜻한 곳. 피부가 녹는 듯한 포근함. 부드러운 습도. 곧장 나를 덥게 하지는 않더라도 내가 마음을 놓고 편안하게 숨쉴 공간. 의자. 옷을 하나씩 벗으면서 차가운 몸을 식힐 개인적인 공간.
그런 공간은 사실 마음에만 있다. 한겨울에 온통 차가움 뿐인 세상 속을 뚫고 가서 만나는 사람들 사이에만 있다. 그 속에 있을 때만 더 개인적으로, 더욱 가까이, 온기를 나누는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더 중요한 것은 내 마음 속에 얼마나 따뜻한 무언가가 있느냐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누군가가 나를 통해 얼어있던 마음이 녹아내리는 경험을 할 수 있는가.
점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