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점점

낯선 언어

37화

by Lia

우리 서점에는 가끔 어린 손님들이 온다. 말을 못하는 두세살짜리 아기부터 떼를 쓸 줄 아는 어린이들까지 다양하다. 부모님과 함께 와서 구경을 하면서 즐거워하는 걸 보면 나도 기분이 좋아진다. 물론 어린 손님들도 가끔 진상이실 때가 있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부모들이 너무 아이의 언어를 사용하려는 것 같다. 유치원생쯤 되면 인생의 쓴맛을 이미 다 알 때인데도 얼토당토 않은 핑계를 대면서 아이를 데리고 나가려는 것이다. "야~ 다 놀았다~ 재밌었네~"라고 말만 하면 아이들이 다 놀았다고 납득하는 줄 아는 걸까? 이제 겨우 오 분 놀았다는 걸 아이들이 모를 리가 없을 텐데. "그렇게 하면 얘가 아야 해~"이런 식이다. 장난감 박스에 망치질을 한다고 그게 아파하지 않는다는 걸 아이들이 모른다고 생각하는 걸까? 정말로? 그건 아니겠지.


아이들이 언젠가는 다 알게 되겠지만 아직 모르는 것들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여기서 너무 오래 놀면 무언가를 사야한다는 부담감을 어떻게 알려줄 수 있을까? 부모에게는 모든 걸 다 사줄 만큼의 돈이 없다는 것을, 어떻게 알려줄 수 있을까? 궁금하다. 아이들은 이 세상을 어디까지 알고 있을지. 어른들이 하는 낯선 이야기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지. 부모들이 더 못 놀게 하려고 이제 마지막이야, 하고 하면 왜 마지막인지 그 이유를 무어라 짐작하고 있을까.


얼토당토 않은 말로 넘어갈 수 있는 건 언제까지일까. 그럴 때가 한참이 지났는데, 나는 언제쯤 나조차 납득하지 못하는 말을 멈출 수 있을까.



점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