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화
요즘 부쩍 눈물이 많아졌다. 하지만 마음이 약해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단단해져서이다. 눈물 나는 일이 많은 것도, 단지 책을 많이 읽어서이다. 내 일이라는 것이 책 읽는 일이다 보니 그렇다. 아무것도 아닌 구절에, 느닷없이 눈이 감기면서 코끝이 찡해졌다. 자주. 여기에 이런이런 문장이었다고 쓰면, 모두들 이게 왜 눈물이 나지, 하고 의문을 가질 그런 문장이다.
왜 그런 아무렇지도 않은 문장들에서 눈물이 나곤 할까 고민이 됐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그 문장들에는 작가의 용기가 있었다. 그것도 단순히 무언가 도전하고 힘을 내는 정도가 아니다. 어마 무시하게 솔직해버리는 용기다.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그게 자존심이든 허세든 어쨌든 그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인정하는 투로.
살면서 나의 못난 부분, 그러니까 외면하고 싶은 추한 모습 정도가 아니라 정말이지 끔찍해서 인정하고 싶지도 않고 들여다보는 것조차 고통스러운 그런 부분을 보는 일이 몇 번이나 될까? 그런 모습을 똑바로 마주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그리고 그런 스스로를 인정할 뿐 아니라, 타인에게 고백을 한다는 건.. 얼만큼의 용기가 필요한 것일까.
그런 순간, 작가가 민낯을 드러내는 순간이 바로 책의 클라이맥스가 아닐까. 그리고 삶에 있어서도, 그런 순간이 바로 클라이맥스일 것 같다. 비록 화려하고 아름다운 순간은 아니더라도, 아마 진실하고 정직한 눈물이 나오겠지. 내 삶에도 클라이맥스가 오려나. 나에게 그런 용기가 있을까..
점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