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점점

결정권

47화

by Lia

오늘 책방에서 디즈니 애니메이션 원곡들을 모아둔 CD를 틀었다. 인어공주와 미녀와 야수는 거의 다 외우고 있어서 혼자 책방에서 흥얼거리며 신나게 책 정리를 했다. 그중에 알라딘의 노래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상하게 오늘은 주제곡이 나올 때마다 하던 걸 멈추고 그 노래를 들었다. Tell me princess now, when did you last let your heart decide? 이 가사가 좋아서. 언제 마지막으로 내 마음이 결정하게 했었지?


나는 태어나기로 눈물이 많게 태어났다. 어릴 때도 굉장히 많이 울었다고 하고, 나이가 꽤 들고 나서도 엄마의 말 한 마디에 눈물이 나서 더 혼났다. 아마 눈물이 너무 많아서 내 피부가 건조한 타입인 게 아닐까 한다. 요즘에도 울 일이 잦은데, 책을 너무 많이 읽어서다. 특히나 고객님들이 감동이 있고 따뜻한 문학을 주로 원하시고, 나도 그런 좋은 감동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에 비슷한 책을 많이 읽다 보니 이렇게 됐다. 책을 읽다 보면 내 마음이 모든 걸 결정한다. 이 책이 얼마나 서사구조가 완벽하고, 캐릭터가 진정성이 있으며, 작가의 글솜씨가 어느 정도인가를 따지지 않고. 내 마음이 책에 대해 평가하는 거다.


마음이 결정하면 틀릴 일이 없다. 보통 대부분은 자기 마음이 어떤지 모른다. 마음은 기분과는 다르니까. 기분에 따르는 건 가장 악수고, 마음을 따르면 최선은 아니라도 차선쯤은 된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얻기 힘들 듯이 내 마음을 얻기도 쉽지는 않은데, 어떤 책들은 손쉽게 내 마음을 빼앗아가곤 하니까. 그런 책은 다른 사람에게 권해도 걱정스럽지가 않다.


인생의 대부분은 기다리거나 견디는 시간들이다. 반짝이거나 중요한 순간은 어쩌다가 한 번뿐. 그 나머지 지루한 시간들을 지루하게 보내지 않기 위해서는 마음을 따르는 거다. 그러면 모든 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을 수 있다. 마음을 따라서 가면..


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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