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화
올해 목표 중에 하나는 <점점>을 100화까지 채우는 것이다. 일기를 100개나 쓴다는 건 시간이 남아돌던 중고등학교 시절 이후 처음일 것이다. 오랫동안 일기에 소홀했다. 왜냐하면 내가 싫었기 때문이다. 나 자신이 싫었다. 나에 대해서 회의하는 시간이 불편했고, 그 무렵엔 다른 사람에게 몰두했다. 이를테면 애인이나 친구, 가족에게. 물론 그 시간도 나에게는 아주 소중하고 큰 도움이 됐다. 그 전까진 솔직히 너무 내 마음에만 집중했으니까.
<점점>을 쓰면서 생각이 많아졌다. 무얼 쓸까 고민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처음엔 생각지 않았지만 연재하는 동안 서점 주인이 되었고, 너무 사소하지만 몇 가지 일상적인 일을 꾸준히 하는 변화도 생겼다. 다 좋은 변화들이었다. 처음부터 월요일과 목요일로 연재요일을 못박아뒀던 건 작은 약속을 지켜보자는 의미였다. 퀄리티 높은 글을 매주 두 개씩 생산하는 멋진 작가가 되려는 생각은 없었다. 그래서 불필요한 일기도 많이 있었다. 최근들어는 더 많았던 것 같다. 서점 일이 바빠서이기도 하고, <점점>에는 나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서점주인이라는 아이덴티디가 없는 글을 쓰고 싶었으니까.
이제부터 자유연재를 할 계획이다. 이제 <점점>은 작은 약속이 아니라, 좋은 글을 쓰기 위한 발판이 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더 솔직하고 자유로운 글을 쓰기 위해서 정해진 날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날에 원하는 만큼의 글을 올릴 것이다. 오늘은 글 올리는 날이니까, 뭐라도 올려야지, 하고 올리는 것 말고 이 글은 올릴 만 하구나, 그럴 때 발행해야지.
아무렇게나 지은 <점점>이라는 제목이 점점 더 마음에 든다. 그럼, 언제일지 모를 그 날까지 잘 지내시길.
점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