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리와 새소리 지우기

영화사운드

by 정이안

영화 촬영을 진행할 때, 영상만큼이나 신경 써야 할 게 있다. 그것은 바로 소리!!

사운드라고도 통칭해서 부르는 바로 그 녀석!!!


그런데 이 소리라는 것이 참 얄궂다.

카메라는 원하는 대로 피사체의 구도를 맞추면 된다.

조명은 올바른 방향으로 피사체가 그림자가 지지 않게 세팅하면 끝이다.

하지만 소리는? 그게 안 된다.


녹음 버튼을 누르는 순간, 온갖 원치 않는 주변의 소리들까지 다 들어온다.

왜냐!

소리는 기본적으로 공기의 울림을 인간의 귀가 듣는 구조이기 때문에

인간이 공기의 움직임을 완벽하게 통제하는 시대가 오지 않는 이상, 태생적 한계가 분명하다!

그렇기에 마이크와 피사체는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대사가 또렷해진다.

카메라의 많은 부분은 디지털로 전환이 되었고, 조명은 빛이 약하면, 출력을 올리면 되겠지만

아직까지 후반 작업은 디지털로 전환되었지만, 소리를 담는 녹음 과정은 아날로그 상태이다.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서,

저 멀리 개가 짖는다. 바람이 분다. 새가 지저귄다. 그리고 사람이 있다.
사람이 있으면? 사람이 떠든다.


그렇기에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말이 뭔지 아나?


"조용히 해주세요!"


그런데 재미있는 건, 그렇게 외친 그 말조차도 녹음 데이터로 남는다는 거다.

영화의 이야기를 담으려면 필요한 소리 (대표적으로 대사)만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배경을 살리는 자연스러운 엠비언스 소리와, 쓸데없는 잡음은 다르다.
그래서 후반 작업을 할 때 힘들어진다.


소리는, 처음부터 잘 잡아야 한다.

후반에서 어떻게든 되겠지? 천만에. 안 된다.


사운드 엔지니어들이 하는 말이 있다.


"잡음은 지우는 게 아니다. 애초에 안 들어가게 해야 한다."


현장에서 잡음이 들어갔다면, 그건 90% 끝난 거다.

iZotope RX, Adobe Audition… 이런 프로그램들이 기적을 만들어줄 것 같지?


아니다.


그저 ‘어느 정도’ 정리해 줄 뿐, 완전히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그러니 방법은 하나다. 애초에 안 들어가게 하는 것.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느냐?

첫째, 주변이 시끄러운 곳에서는 최대한 통제를 해야 한다.
단순한 말 같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걸 신경 안 쓴다.
"일단 찍고 나서 어떻게든 하자"는 마인드는 반드시 문제를 만든다.

비행기가 지나갈 때는 잠시 쉬고 간다든가.

예산과 시간문제로 어떻게든 촬영을 진행해야 한다면 타이트 샷을 한번 더 찍고 간다든가.


둘째, 마이크와 피사체의 거리는 너무 중요하다!!!
흔히 샷건 마이크 혹은 붐마이크라고 불리는 초지향성 마이크도 소리의 울림을 담는 방식은

에디슨이 녹음기를 발명했던 그 순간부터 아날로그 방식이기 때문에 태생적 한계가 뻔하다.

피사체와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대사가 더 크게 녹음이 될 것이고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대사는 작게 녹음이 되며 당신이 원하지 않았던

온갖 개소리, 새소리, 사람소리가 커질 것이다.

이런 소스를 후반 믹싱 작업에서 없앤다? 끌어안고 가야 한다.

대사 레벨이 작은 소스는 뭉개지게 된다.

image2.jpg 녹음이 잘 된 소스
image.jpg 온갖 잡다한 소리가 난무하면서 피사체와 1m 이상 떨어진 소스

셋째, 이도 저도 아니라면 후시 녹음을 진행하자!
후시녹음을 진행하면 옛날 더빙 영화 느낌이 날 것 같아서, 꺼려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옛날 영화가 더빙 느낌이 나는 것은 트랙 개수의 한계라는 기술적 한계지점이 명확했기 때문이나,

지금은 트랙 개수를 무제한으로 깔 수 있는 시대이다.


결국, 동시녹음으로 좋은 사운드를 만들고 싶다면 방법은 하나다.

필요한 소리는 살리고, 불필요한 소리는 처음부터 담지 않도록 하는 것.
소리는 카메라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더 신경 써야 한다.

영상에서 소리를 다루는 사람이라면, 이 말을 기억하라.
"소리는 지우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피사체와 가깝게 들어가는 것이다."
그 선택이 사운드가 좋은 작품과 사운드가 허술한 작품으로 갈린다.


해당 글은 아래의 유튜브 영상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https://youtu.be/_ME-N5qo_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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