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불(加拂)>

자정까지만 흐르는 마음

by 내려놔야 산다

​어둠을 빌려

내일의 통증을 미리 대출받았다


​아직 오지 않은 비바람을

오늘의 창가로 끌어다 놓고

일어나지도 않은 파도를

마른침 삼키며 미리 맞았다


​미래의 고통은

이자가 비싼 법이어서

오늘의 평온을

송두리째 저당 잡히고도

늘 모자라 허덕였다


​손을 펴니

가득 쥐고 있던 건

모두 내일의 그림자뿐


​이제 그만 그 가혹한 거래를 끊는다


​내일의 눈물은 내일의 눈에 맡기고

내일의 짐은 내일의 어깨에 남겨둔 채


​나는 오늘

내 몫의 숨결만 고르게 내뱉기로 한다


​흐르는 물은

내일의 굽잇길을 미리 걱정하지 않듯


​나를 달래며

그저 둥둥

오늘 자정까지만 흐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