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2년 후

by 백안



믿음은 금실.

믿음이 우리 모두를 하나로 이어주었다.

믿음의 외침은 안보다는 밖으로 퍼져나가면 들린다.

그렇게 점점 세상이 깨끗하고 정의로워지는 것이다.

그것을 막는 내 안의 두려움만 이겨낸다면.

-백안-


내 사건이 보도된 이후, 다른 지자체의 부정수당 문제들도 연속적으로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했다. 2021년 10월. 한겨레 신문은 서울시 2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연속 특집기사를 냈다. 전수조사를 통해, 허위로 초과근무를 하는 구청들의 문제들을 분석한 보도기사들이 차례로 나오기 시작했다. 연속 특집기사와 사회적 관심 속에서, 2023년 전 김부겸 국무총리는 전체 지자체에 부정부패 감시를 위한 '자체감시기구 설치'를 지시했다. 뿐만 아니라 최대 5배 환수에 파면까지 '처벌을 강화'를 하겠다는 내용도 보도된 바 있다. 이제 '국가가 책임지고 문제를 인식했다는 점'이 가장 큰 의미가 있다.

그리고 그해 말, 드디어 신고한 사건에 대한 결과가 나왔다. 최초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한 이후 약 1년여의 시간이 지난 후였다. 조사관으로부터 온 공문의 내용에는 환수된 금액은 총 1억 9천8백여 만원이었고, 그중 징계요구를 받은 자는 14명. 주의요구를 받은 자는 15명이었다.


물론 모든 공무원들이 그런 부정한 관행을 따르는 것은 아니다.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 진짜 초과근무시간 내내 일을 하고도 퇴근을 못하는 격무에 시달리는 공무원들도 많이 있다. 또 부서별 할당제로 초과근무시간이 정해진 곳에서는, 실제로 일을 하고도 돈을 받지 못하는 곳도 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인 공무원 임금은, 아직까지도 많이 부족한 수준이다. 월세를 내고 생활비를 내기에도 빠듯한 청년 공무원들에게 평균 200만 원 초반대의 초임은 생활만 겨우 가능하게 하는 금액이다. 학자금 대출이나 생활대출이 있을 경우에는 '내 집마련' 같은 것은 그림의 떡알 것이다. 그럼에도 소명감을 갖고 성실히 일하는 공무원들도 정말 많이 있다. 공무원들 또한 임금협상을 해서 꾸준히 물가상승과 생활비를 감당할 수준으로 임금을 올려주어야 한다.


그러나 '부정수령'은 결코 정당한 방법이 아니다. 임금이 부족하면 단결과 협상을 통해 '임금 인상'을 요구해야 한다. 생존권을 투쟁하는 사람들 앞에서 피자를 먹으라는 강요는, 그들의 부정수당을 유지하고자 하는 위계이자 '폭력'이다. 강자가 약자를 짓밟는 것은 더 이상 반복되지 말아야 할 역사이다. 과녁의 중앙에 들어갈 생각을 하기보다는, 주위를 둘러보며 과녁에 벗어난 존재가 어떤 이들이 있는지 알고 함께 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 모두가 잘 살아갈 수 있다. 그것이야말로 사회가 국민을 위해 해야 할 일이다.

우리가 배워야 할 더 중요한 상식은 '지금 여기'에 있다. 당장 주위를 둘러보았을 때,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돕는 것. 그것이 공무원으로서, 또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가져야 할 책임윤리를 갖는 것이다.


그러나 2년이란 시간이 지나도 나는 여전히,

‘나는 계속 반복되는 과녁의 구조 속에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여전히 세상에는 큰 것이 작은 것을 지배하려는 폭력이 만연하기 때문이다. 가끔은 내가 계속 구청에 있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상상도 해 본다.

'그곳에서 버티며 끝까지 영원한 한 사람으로 있었다면..' 또 다른 변화가 생기지 않았을까 하고..


그러나 누군가의 용기는 다른 이에게 빛이 된다고 믿는다.

그 빛을 보고 우리는 금실로 이어질 수 있고 믿는다.

나는 어떤 곳에서도, 그 믿음을 놓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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