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겨울이 에게.

by 백안


겨울이 에게.


너는 나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지.

어머니가 너의 성적 지향성을 알게 되고 힘들어하셨을 때, 게이라는 이유로 생을 더 잘 살아내야겠다고 다짐했었다고 말이야.


그때 네가 얼마나 단단한 결의와 함께, 오랜 시간 외로움과 싸워왔는지 느껴졌어.


“누나를 보면 꼭 나를 보는 것 같았어 “ 라던 너.


그 순간 나는 알았어. 우리는 모두 서로 연결된 존재라는 것을.


너의 생일파티에 초대받았던 날,

그날은 나에게도 정말 따뜻한 세상을 경험한 날이었어.

한없이 친절하고 다정한 너의 성소수자 친구들과 함께,

내가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혼자였는지를 깨닫기도 했지.

너의 생일이었지만, 나에게도 특별한 날처럼

느껴졌었어.


아주 오랜 시간, 나는 혼자였었거든.

가족도, 친구도, 연인의 존재도 없었었지.

늘 혼자였다는 사실에 익숙했던 나에게,

너는 내게 다가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친구가 되어주었어.


그날 모두의 웃음소리가

하나의 기도처럼 느껴졌어.


그리고, 가족이란 존재는 꼭 혈연이 아니더라도..

이렇게 가족보다 더 가족 같은 존재를 만날 수 있구나 싶어서 하나님께 감사했어.

그날 나는 처음으로 “가족”이라는 단어가 나에게 완전히 동떨어진 말이 아닐 수 있겠구나 싶었어.


피보다 진한 유대, 마음으로 연결된 존재들.

그게 바로 가족인 거구나.. 싶었지.


겨울아,

너의 따뜻함 덕분에 나는 한 해를 살아내 왔던 것 같아.

무너질 듯 흔들릴 때마다

너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워주었고,

내가 슬플 때는

너의 웃음이 늘 있었기에 세상이 외롭지 않을 수 있었어.


그러니까, 네가 있는 세상이 곧 나에겐 삶의 이유야.

이곳이, 네가 내 곁에 있는 곳이 곧 나의 토성이야.

한없이 추운 세상 속에서,

너는 언제나 나를 돌게 하는 중력 같은 존재야.


겨울아,

나와 오래오래 살아줘.

함께 울고, 웃고, 버티며

이 아름답고 버거운 세상을

끝까지 견뎌내자.


사랑하는 겨울아.

너의 존재가 이 세상에 빛을 주고 있어.

나도 너의 빛이 꺼지지 않을 수 있도록,

다정하고 친절한 세상을 열심히 만들어 갈게.


너를 절대 놓지 않을 거야.

백번 천 번 흔들려도 꼭 붙잡을 거야.

네가 나한테 그래주었듯,

나도 널 평생 꼭 붙잡고 세워줄 거야.

네가 얼마나 아름다운 존재인지를, 영원히 말해줄 거야.


나의 깍쟁이 왕자님 겨울아!

올 겨울에도 네가 있어서 따뜻할 예정이야!

나의 친구이자 가족이 되어줘서 정말 고마워!

이 책은 너를 위해 1년 8개월간 매일매일을 고민하고 또 고민하며 준비한 책이기도 해.

에필로그에 꼭 너의 이야기를 쓰고, 감사함을 전하고 싶었거든.


지금처럼 세상의 작은 등불이 되어, 서로의 세상을

따뜻하게 밝혀주자.



사랑한다!





p.s. 네가 듬직한 형을 사랑하게 되었는데, 누가

너를 욕한다면, 누나가 그 사람을 러브러브빔으로 혼내줄께! 걱정하지 말고 행복만 하자아!



이전 27화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