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 : 차별 없는 세상을 꿈꾸는 우리의 '춤'
세상에는 이미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그리고 경찰청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여러 인권 단체들은 그들에게 모든 것을 맡기지 않고, 직접 보수의 유무와 상관없이 연구팀을 조직해 수천 시간을 들여 연구하고 고민하합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범죄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 범죄에 당하게 될 경우, 신고를 처리하고 담당해줄 경찰/조사기관들이 존재합니다. 강간, 폭행, 모욕 등등.. 이 범죄는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모든 국민들에게 존재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국민이기 때문에 모두가 법과 제도 안에서, 포용을 받고있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모두가 보호받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안전감’을 느끼지는 않습니다. 세상에 대해 안전과 신뢰라는 감정을 갖는것 조차, 혹시 '권력'이라고 생각 해 보신적이 있으신가요? 아래와 같은 대화를 바라보는 느낌을 감각해 본다면 좋은 연습이 될 것입니다.
A: "나는 두려워. 한국 사회가 성범죄로부터 충분히 보호해 주지 않는 것 같아. 누군가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을 알아도, 내가 그 목소리를 내는 게 두려워. “
또 누군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B: "범죄를 당하거나 목격하면 경찰에 신고하면 되잖아? 법이 잘 보장되어 있는데 뭘 걱정해? “
라고 말하며 안심하는 이도 있습니다. 위와 같은 대화를 나눈 두 사람의 차이는 크게 두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1. 범죄상황에 대한 위협을 경험해 본 적이 있거나, 그러한 위험에 처한다는 두려움을 직접 피부로 느끼는 사람 2.성범죄를 당하는 경험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권력을 가진 사람. 두 번째에 해당하는 그는, 상대적으로 세상에 대한 큰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을 것입니다 또 그는 이미 존재하는 법질서 안에서 충분한 보호를 받는다고 느끼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성범죄의 위험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감정을 누리고 있을 사람일 가능성이 큽니다. 누군가는 그 제도적 안에서 충분한 구제를 받지 못한다고 느끼지만, 누군가는 그렇게 느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일이 상대적으로 본인에게는 발생되지 않거나, 덜 발생된다고 느낄 수 있겠지요. 다행입니다. 그가 속한 세상의 공기는 적어도 그에게는 따뜻하고 안전한 느낌인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도둑을 맞아도 구제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들은 '현재 존재하는 법과 사회의 제도' 안에서는 구제를 받을 수 없는 존재들일 것입니다.
저는 행정안전부 서울정부청사관리소 관리과 소속의 만 5년 차 방호직 공무원입니다. 입사한 지 만 5년 차 되었고, 교대근무를 해 온지도 이제 4년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까지도 전체 남성 90여 명의 당직인원 중 나 홀로 여성 당직자로서 근무를 해 오고 있습니다. 부 직원 중 일부는 저에게 같은 팀 남성이 성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말을 서슴지 않게 하기도 했습니다. 모 직원은 관제센터의 cctv를 통해 금융위원회 소속의 모 여직원을 추적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누군가는 여성 샤워실이 없다면, 남자들이랑 같이 해병대에 근무하는 외국 군인여성들처럼 옷 벗고 씻으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저는 이런 이야기들을 들을 때면 화장실에 가서 헛구역질을 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직원들과 말이라도 작은 사람을 할 대면 질투 섞인 시선으로 쳐다보거나, 저를 어디서든지 뚫어지게 쳐다보는 등, 불편한 시선에 시달려야 하는 상황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가장 불안했던 것은, 제 숙직실에는 cctv가 있지는 않을까 불안해 잠을 들지도 못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보안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전체 당직자 90여 명의 인원중 유일한 여성으로서, 이런 상황이 발생되는 것에 대해서 사실상 어떤 신고조차 할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간부들은 제가 이러한 상황들에 대해 호소하여도 방관만 할 뿐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여성가족부가 있는 가급 보안시설인 정부청사라는 건물에서조차 성범죄의 피해자가 되었습니다. 수천 대의 카메라가 보는 앞에서도, 그는 저의 온몸을 더듬으며, 강제로 키스를 하고 모텔에 끌고 가려는 행위를 서슴지 않았고, 저는 물리적인 완력을 행사하는 그에게 무력할 뿐이었습니다. 그와 함께 동행했던 직원은 모든 상황을 방관할 뿐이었습니다.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여성가족부가 있는 곳에서도, 성평등하고 안전한 노동환경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고용노동부가 있기에, 저의 노동자로서의 노동권이 갑질과는 관계없이 잘 지켜지고 있으니 믿고 맡기라고 말할 수 있었을까요? 경찰들과 청원경찰이 펜스로 둘러치고 있던 보안시설이기 때문에 안전한 노동환경이라 말할 수 있고, 일할 수 있었을까요?"
저는 위에서의 A처럼, 같은 법과 제도 안에서도 충분한 구제와 보호를 받고 있다고 느끼지 못하는 사람에 속해있습니다. 청사의 보안을 담당하지만, 타자에게 불법감시라는 위험 상황이 발생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저는 누구인지도 모를 그녀를 직접적으로 도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한 발언을 한 사람은 그러한 일을 한 이들과 '누구인지'를 구체적으로 공유하고 있었을 것이지만, 저는 여자라는 여집단에 속해져 있기에 누구인지를 공유할 수 없었기 떄문입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저는 이곳에서 일한지도 이제 만 5년차 이지만, 아직도 누군가는 제가 이곳에 속하는 존재라는 사실에 대해 의문을 던집니다. "왜 당신 혼자서 여성인데, 이곳에서 일하나요?" 하구요.
대답을 드리겠습니다. 대한민국은 아직 성평등한 국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성별이 불균형하게 채용되어있는 환경 자체를 들여다보면 그 안에 구조적인 문제가 들어있습니다. 성별이 불균형한 집단에서 유일한 성별 소수자로 근무하다 보니, 저는 집단의 노동자가 아닌 성별로서 인식이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는 누구인지 알 수 없는 한 피해여성을 도울 수 없었습니다. 가해를 하는 성별과 피해를 당하는 다른 성별의 존재가 여집단에 속해 있는한, 저에게는 영원히 알 수 없는 진실일 테니까요.
하지만 저는 존재에 대한 피해상황과, 누군가에게 불법감시가 일어났어도, 그 사실을 아는 이가 도울 수 없는 그런 현실을 '웅변'하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제가 정부서울청사 방호직공무원으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보호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더 돕지 못해 미안할 따름이고, 이 목소리가 알려져서 또다른 피해자가 발생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일 뿐입니다.
우리는 같은 노동환경에 처 해져 있어도, 그 안에서 감각하는 공간에 대한 인지가 다릅니다. 누군가에게는 안전한 노동환경이 되는 곳이겠지만, 또다른 누군가에게는 그런 공간이 아니라는 그런 의미이지요.
다음장 에서는, 제가 이러한 환경에서도 믿음을 통해 그 외침을 이어나갈 수 있는 근원에 대해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