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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쪽같은 내 부모

금쪽같은 내 새끼 아닌 내 부모. 오은영 선생님보다 더 멋진 부모님들.

  TV를 통해 '금쪽같은 내 새끼'를 자주 시청한다.

 내가 만나는 아이들과 같은 또래인 초등학생들이 대상자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 

내 상담에  도움이 되는 것이 많아 기록까지하며 적극적으로 보게된다.

 

그 프로를 통해 사람들은 오은영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마법이라도 쓴것처럼 아이들이 드라마틱하게 변화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많은 시청자들이 간과하는 것이 있다.  

오은영 선생님께서 변화시키는 것은 아이들보다 '부모님' 즉 '양육자' 의 태도를 변화시킨다. 

그분들에게 기존에 대했던 방법이 아닌 새로운 방법으로 아이들을 대할 수 있도록 오은영 선생님께서 안내하고 피드백을 해주신다.

 부모님들은 어릴적부터 형성된 성격, 말투와 행동들까지 바꾸며  내 아이를 위해 고군분투한다. 


성인이 된 지금, 우리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내  작은 습관도 바꾸기 어려운데 매일 나와 부대끼며 사는 내 자녀들에게 말투며, 태도를 바꿔서 대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 아닐수 없다.



 솔루션을 받는 부모님은 전국민이 보는 방송에 나와 내 아이가 어려움이나 문제가 있다는 것을 공개하고  우리 집 곳곳을 다 비추고 나의 가정사를 얘기한다.

그런 것들이 부끄럽고 힘들지만 내 아이를 위해서는 감내하고 내가 벌거벗김 당해도 '한번 변해보겠다!' 는 부모님들의 존경스러운 용기가 있는 것이다. 

 그 프로에 나온 부모님들은 전문가가 어떤말을 해도 수용하고, 변화를 할 마음가짐이 된 사람들이다. 

 이렇게, 용기와 사랑을 바탕으로 변화된 부모가 아이와 마주하는데 아이가 긍정적으로 변화되지 않는다면 그게 더 신기한 일이다.



티비를 보며 오은영선생님께 참 부러운 것이 있다.

세간의 화재가 되었던 선생님의 상담페이나  학력보다 상담시 만나게 되는 내담자의 상황, 조건이다. 

'금쪽같은 내 새끼' 에서 부모님이 자발적으로 신청해서 어렵게 오은영 선생님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학교 상담에서는 내가 만나는 학생 대부분이 담임교사의 연계로 이루어진다. 

교실에서 여러가지 어려운 상황을 만들어내는 당사자들이다.

이런 아이들을 만난 후 아이가 정기적인 상담이나 병원연계가 필요하다고 판단이되면

그때부터 더 큰 일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이 사실을 부모님께 조심스럽게 알리고 부모님의 상담참여와 아이 연계 동의를  '받아내야만' 하는 상황이다.


이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부모님께 눈치?!를 살피지 않을수가 없다. 자기 아이가 문제가 있다는데 기분 좋아할 부모가 없을테니 말이다. 부모님이 슬픔, 부정, 분노의 감정을 나타낼수 있어 조심 조심히... 말씀드린다.


 '우리 아이는 아무 문제 없는데 왜그러세요!' 라며 역정을 내시는 분들도 있고, 끝끝내 아이 상담이나

치료를 거부하셔서 교실에서 담임교사가 자신의 업보다 생각하고 그 아이를 데리고 꾸역꾸역 1년을 버티는  경우가 발생한다. 

부모님이 변화할 마음의 준비가 안된 분들이니 '금쪽같은 내새끼'에 나오는 부모님들과는 상담에 임하는 태도가 하늘과 땅차이다. 

'부모 동의가 없으면 학교에서는아이의 치료가 필요해도 더 이상 아무것도 할수 없다.'는 것이 서글프지만 현실이다.


학교 근무 초기에 교실에서 산만함이 커서 다른 친구들에게 피해를 주는 학생의 부모님께 계속 연락드리고 아이 상담을 하자고 얘기했다가 '오지라퍼' 얘기를 듣고, 민원까지 갈뻔한!!  경험이 있어 더더욱 조심한다. 


 그래서!!~~ 국민 육아멘토라 불리는  오은영 선생님도 훌륭하시지만 그보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려 애쓰시는 ' 금쪽같은 엄마, 부모 ' 들을 더욱더 격려하고, 훌륭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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