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초등학교 10년차 상담사의 얘기
공교육이 무너졌다는 얘기를 매체에서 많이 보고 듣게 된다.
그건 비단 교사만의 문제도 학부모만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입시위주의 교육에 아이들은 생산?! 되는 듯하게 길러진다.
학교와 학원의 생산공정에 맞게 학생들은 틀에 맞춰 똑똑하고
시험 잘치는 아이들로 키워진다. 이것이 현실이다.
나는 학생들에 대해 기본적인 정보 (부모님성함, 부모님의 동의서 학생 이름과 학반)만 알고
아이들을 처음 만난다.
이 아이들을 처음만나 얘기를 나누려면 관심있는 사람에게 궁금한 것들과 똑같이
좋아하는건 뭔지, 싫어하는 건 뭔지 등등 대화를 나눌 소재를 찾기위해
SCT를 실시한다.
(문장완성검사 - 문장의 빈칸에 자유롭게 자신이 적고 싶은 것을 채워 씀.)
그 중 일부를 쓰자면
내가 제일 행복할때는 ( 1 ) 이다.
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 2 ) 이다.
가장 많은 응답을 하는 내용이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 1 - 놀때 2.- 폰 ' 이라고 응답한다.
'그럼 언제 놀수 있냐?'고 물으면 아이들이 여러학원, 여러과목의 수업을 듣기 때문에
차나 도보로 학원을 이동하는 시간이나 잠시 쉬는 10분, 20분씩 놀 수 있다고 한다.
그때 어떻게 노는지 물으면 "당연히 휴대폰하죠!" 라고 대답한다.
이 대답을 계속 듣다가 어느날 위의 대답과 똑같은 말을 한 5학년 친구와
정말 심도 깊게 폰이 왜 좋은지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그 학생과 대화를 나누면서 휴대폰님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 이유는 이러하다....
1. 내 시간을 존중해 주는 친구다.
내가 놀자고 터치하면 원하는 영상을 보여주고
그만 놀고 싶다고 들어가 있으라면 손터치 한번만으로 절대로! 삐치지도 않고 검은화면과 함께 침묵할줄 알고
부르면 또 냉큼 환한불을 밝히며 반갑게 인사해주는 친구다.
2. 용돈을 절약할수 있는 친구다.
다른 친구들을 만나면 간식을 사서 같이 나눠먹거나 내가 사줘야 하고, PC방을 가면 용돈으로 PC방 비용을 내야하는데 이 폰친구는 집에서 전기코드만 꼽으면 되고, 엄마나 아빠가 전기세를 내니 당장 내 용돈은 전혀 들지 않고 데리고 다닐수 있다.
3. 내 기분을 다양한 장르로 맞춰 준다.
내가 우울할때 발라드를 듣고 싶을땐 음악을 듣기도 하고, 게임을 통해 잠시 스트레스도 풀며,
웃긴 영상을 보고 싶으면 코믹물 그것도 영화도 웹툰도 소설로 여러 장르를 다 보여준다.
정말 신통방통한 친구가 아닐수 없다.
4. 나를 든든하게 지켜주는 친구다.
부모님이 나를 찾을때 언제는 내가 있는 위치도 알려주고
나의 신변에 대해 확인할수 있는 보디가드같은 친구다.
이렇게 아이들의 희노애락을 실시간으로 나눠줄수 있는 존재가 어디 있을까?
그러니 이런 고마운 친구인 폰에게 어른들은 고맙다고 말하고, 아이들에게 유해한 것들은 보여주지 말라고
조용히 19금방지 어플을 폰에 깔아주고 좋은 단짝이 될수 있도록 부모님이 도와줘야 한다.
폰은 이제 부모님보다 더 오랜시간, 아니 평생을 함께할 소중한 친구이다.
이 친구를 부정하거나 비난을 하기보다 이 친구를 감사한 존재로 대해주는 법을 알려주고
둘 사이를 존중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