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팅(앙케이트팅)을 아시나요?

30년전 이야기

by Always

요즘 읽고 있는 책

가수 요조님과 작가 임경선님이 공저한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절친인 두 분께서

하루 종일 SNS로 수다를 떠시는데

그것도 모자라

교환일기를 책으로 내셨다


누군가의 일기를 책으로 읽는 일도 흥미로운데

편지 같은 교환일기를 읽는 재미도 상당하다


책을 읽기 시작하자마자

30년전 고등학생 시절의 추억이 곧바로 떠올랐다


앙케이트팅

줄여서

앙팅


어느날 같은 반 한 녀석이

쉬는 시간에 노트 한 뭉치를 들고 앞으로 나왔다


얘들아!! 앙팅하자!!


그러더니, 노트를 여기저기 나눠준다

앙팅이 뭐람?

나도 노트를 얼른 하나 받았다


노트를 펼처보니

형형색색의 볼펜으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질문이 적혀있다


앙케이트팅은 말 그대로

상대에게 질문을 던지고

상대는 그 질문에 답을 하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일종의 블라인드 미팅같은 것이다


단순하게 1대1로 주고 받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질문이 있으면

여러명이 각자 특징있는 색볼펜으로

자기 생각을 말하면서 답변 끝부분엔 자기만의 표식을 한다

일명 꼽사리라고 한다


하나의 질문에

(일종의 아이디가 있는) 다수의 답변(댓글)이 달리는 것이고

상대 학교 학생들은 그 노트를 받아

마음에 드는 댓글을 선택해 대댓글을 달며 대화를 이어간다


이렇게 노트가 여러번 왔다갔다 하다보면

서로에게 궁금증이 쌓여

결국 만남까지 이루어진다


나도 그렇게 만나본 적이 있는데

그 당시 쑥맥 그 자체였던 내가

어떻게 그 자리를 나갔는지 신기하다


앙팅의 질문들은

처음에는 순수하게 시작하다

혈기 왕성하고 호기심 많은 고등학생의 본성이 드러나면

질문 자체가 19금으로 넘어가면서 결국 마무리되는 경우도 많다


다시 서론으로 돌아가서

나도 누군가와 교환일기를 써볼수 있을까?

잠시 고민해봤다


두 분처럼 교환일기를 쓰려면

서로 허물이 없어야 하고, 서로에게 혹여나 상처가 되진 않아야 하고

어떤 주제도 나눌 수 있는 사이어야 하는데

나에겐 그런 사람이 있나


물론 그런 사람이 있겠지만

일기를 쓰진 못하겠지?


도전해보고 싶은 사람이 있긴 한데

아직은 용기가 더 채워져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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