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말해줘서 고마워요
대학교 4학년때의 일이다
당시 복학생이었고, 3년 후배들과 같이 학교를 다녔다
우리집은 다니던 학교와 버스로 약 50여분 거리였고
버스 한정거장 차이에 같은과 후배가 살고 있었다
글의 흐름상 성별은 여자
덕분에(?)
아침 등교길에 버스안에서 만나는 일도 종종 있고
버스가 끊기는 시간까지 술자리가 있으면
함께 택시를 타고 귀가하기도 했다
1년 넘게 이런 패턴이 있었기에
정이 쌓이긴 했지만
설레이는 정은 아니었다
만우절이다
일찍이 귀가해서 집에서 쉬다가
왠지 장난이 치고 싶어졌다
당시에는 PCS를 사용중이었으니
폰을 열어 문자를 입력하기 시작했다
상대는 그 후배
내용이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오랫동안 지켜봐 왔는데
너를 좋아하는 것 같다
라고 썼던 것 같다
문자를 보내고 낄낄대며 답장을 기다렸다
얼마 후 온 답장
먼저 말해줘서 고마워요
저도 예전부터 오빠를 좋아했어요
언제 고백할까 망설이고 망설였는데
꽤나 긴 답장이 왔다
문자에서 느껴지는 진심
순간 당황했다
나는 바로 통화버튼을 눌렀다
어디야?
집인데요
잠깐 나와봐
우린 동네 술집에서 만났다
가는 동안 말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너, 남자친구 있지 않나?
네, 있어요
그런데 왜?
헤어질거에요
헤어지려고 했어요
그렇게 우리는 사귀는 사이가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남자친구와 헤어지지 못했다
나는 그녀의 말을 믿고 기다렸지만
그녀는 행동에 옮기지 못했다
결국 우리는 내 생일에 헤어질 결심을 했다
기쁘고도 마음 안좋게 생일을 보냈다
대학 졸업 후
그녀를 다시 만난 건
내 결혼식장에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