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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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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언유주 Sep 14. 2020

2.타인의 심리를 교묘히 조종하고 착취하는 사람의 화법

모호하게 말하기

휴~애 키우는데, 돈이 너무 많이 들어요. 결혼하느라고 대출도 하고...


밤 10시가 넘은 시각에 하레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카톡은 자주 주고받아도 전화가 걸려온 건 처음이다. 그것도 한 밤중에, 무슨 일이라도 있는건가 놀라서 전화를 받았다.


하레엄마는 울먹거리고 있었다.

'아이를 키우느라고' 너무 돈이 많이 들어가서 빚까지 생겼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빚이 얼마냐고 물어보니, 3000만원이라고 했다.

하레아빠는 이 지경이 되도록 뭘하고 있었던건지, 전화 좀 바꿔보라고 했더니 화들짝 놀라면서 지금 바깥에 나와서 전화하는 중이고 하레아빠는 '절대' 알면 안된다고 했다. 알면 '큰 일'이 난다고.


한 달에 버는 돈이 얼마고, 나가야 하는 돈이 얼마냐고 물었다. 자기가 지금 '몸이 너무 안좋아서' 일을 그만두었다고. 외벌이라 들어오는 것보다 나가는 게 더 많다고 했다.


만난 지 한 달만에 '혼인신고'를 해서 걱정할 때는 '다 큰 성인'이니 간섭하지 말라더니, 무슨 일만 터지면 여기저기 우는 소리 하는 게 벌써 몇 번째인지...

아무리 외벌이라지만, 풍족하진 않아도 어린이집 다니는 유아가 있는 세 가족이 빚을 이 지경으로 질 정도는 아닐텐데.


하레가 돌이 지날무렵, 하레 엄마는 일자리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원하는만큼 충분한 급여를 주는 일자리가 없으니, 들어가면 한 달, 두 달 있다가 '적성에 안맞는다'며 나오곤 했다. 그렇다고 능력을 키워서 급여를 높이고 싶은 의지도 없었다.


사고싶은 건 많아서 카드니 소액대출이니 긁어대다가, 일만 터지면 주변에 하소연하기를 벌써 몇 번째. 이번엔 '거절'하기로 했다. 하레엄마가 돈을 제대로 쓰는 법을 배워야 할 것 같았고, 자기가 자초한 결과를 책임지는 법도 이제는 배워야 할 것 같았다. 미안하지만 나도 지금 도와줄 여유가 없다고 했다. 그리고 말했다.


"그 돈, '아기'가 쓴 거 아니잖아. 다 니가 쓴 돈이잖아, 그치? 결혼식한다고 쓰고, 차 산다고 쓰고. 다 니가 쓴 돈이야. 하레엄마, 어른이잖아. 다들 이런 일 한 번씩 겪으면서 어른 되는거야.  빚 3천만원. 지금 니 나이(22살)에는 세상이 끝난 것 같을 수도 있겠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실수한 거야. 실수한 건 책임지고, 똑같은 실수 다시 한 번 안하면 되는거야. 하레엄마는 나보다 어른이잖아, 엄마잖아."

하레엄마는 알겠다고, 고맙다고 울부짖으면서 전화를 끊었다.




두 달 뒤,


한 밤중에 하레의 엄마에게 카톡이 왔다.

"언니, 직구할 줄 알아요? ㅠㅠ"

늘 그렇듯 문자 뒤엔 'ㅠㅠ' 울음이 달려 있다.


어디서 뭘 사는거냐냐고 물으니, 000 유모차의 정품 겨울용 시트가 30만원이나 하길래 직구로 '알뜰구매'를 하려고 한다나. etsy.com에서 러시아 디자이너들이 만들어서 파는 유모차 시트를 사려고 한다고 했다.


뭐, 영어를 잘 못하니까 봐달라는 거겠지 하며 같이 봐주려고 "사려고 하는 게 정확히 뭐냐"고 묻자, 애매한 답변이 돌아왔다.


러시아꺼라는데, 우크라이나꺼라는데, 이탈리아에서 하는 것도 있다던데, 근데 저거 후기 사진을 보니까 재질이 별로인 것 같다는 둥, 자꾸만 명확하지 않은 말을 하면서 길게 말을 줄줄 늘어놓으면서 내용조차 이해하기 힘든 이상한 질문들을 해댔다.


그러면서 인스타그램에서 '그 러시아 디자이너' 제품을 샀다는 사람의 사진을 캡쳐해서 보내기도 하고, 동대문에 가면 털을 제작해 준다던데... 같은 이야기도 하고.


etsy.com에서 000 winter kit을 검색해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셀러의 샵을 찾아서 각각 링크를 보냈다. 크롬 브라우저로 자동번역하고, 네이버에 "엣시 직구"를 치면 단계별로 직구방법이 나올테니, 따라하라고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순.진.하.게. 정말로 하레엄마가 '직구하는 방법'그리고 '유모차 키트'를 사고싶은데, 어떻게 사야하는지를 모르는 거라고 생각했다.


하레엄마가 맘에 든다는 모델은 가격이 199달러, 한국까지 배송비는 25달러, 게다가 관세가 붙을지도 모르고, 환율까지 감안하면 30만원이랑 별반 차이가 없어서 이왕 그럴거면 그냥 '정품'을 사는게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핸드메이드로 제작해서 러시아에서 오는 거면 최소 2주-한달은 기다려야 할텐데. 잘못오면 반품도 환불도 번거롭고, 사진으로 봐서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사지 말라고 했다.


애초에 왜 아이도 아니고 '유모차에 두를' 악세사리에 30만원이나 쓰나, 이해가 전혀 안되기도 했다. 얼마전에 간신히 빚더미에서 빠져 나왔는데도 그 사태로 배운 게 '전혀' 없는 모양이다. 


"휴! 유모차가 돈덩어리네요. 참 악세사리도 비싸고."하면서 또 한탄조로 말한다.


자기 허영심을 채우려고 불필요한 지출을 하면서 알뜰소비인척 하는 멍청함도 이제 진저리가 났다.


뭐 지돈으로 지가 산다는데 내가 참견하지 말아야지, 하고 참고 참고 참다가 도저히 못 참겠어서 "솔직히 나라면 그 돈으로 아기한테 따뜻하고 좋은 점퍼 사주고, 극세사 담요를 사서 덮어주겠어. 보기엔 좀 덜 예쁘겠지만."하고 말하니까 "그렇죠?"하고 대답했다.


갑자기 화제를 바꿔서 아파트에 국공립 유치원이 추첨을 하는데 자가, 월세로 구분하는데 X억밖에 안하는 아파트에서 뭐 그러냐는 둥, 알고지내는 친한 언니가 있는데 허세가 심하고 허언증이 의심된다는 둥 별로 동의할수도 없는 이야기를 줄줄 늘어놓기에 대충 대답해주면서 내 할 일을 하고 있었다.


둘째를 가지려고 다이어트를 하려고 한다면서, 고등학교때는 47킬로였는데 지금은 민증 사진도 딴 사람같아서 못 쓴다면서 자기 사진을 몇 장씩이나 보냈다.


하나같이 보정이 엄청 되어 있어서 "너 이렇게 안생겼잖아."하는 말이 치밀어 올르는데 참느라고 애썼다.


답장을 보내고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데, 한동안 답이 없다가 다른 일에 몰입할 즈음이면 몰아서 카톡,카톡,카톡 하고 메시지가 오는 일이 반복되면서 짜증이 밀려왔다. 


순간, 크리스텔 프티콜랭의 <나는 왜 그에게 휘둘리는가>에서 읽었던 내용이 생각났다.


-심리조종자의 목표는 항상 '상대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이다. 당신이 평온하고 안정돼 보일수록, 세상에 거칠 것이 없어 보일수록 그는 당신을 미워하고 질투하며 한편으로 두렵게 여길 것이다.


-다른 사람을 정신적으로 괴롭히는 사람은 알력관계를 추구하고, 갈등을 좋아한다. 그는 당신의 감각을 차지하고, 당신의 기억속에 등장하고, 당신의 정신을 지배하고 싶어한다. 그들의 존재 방식은 그것뿐이니까.


어라?

싶어서 그때부턴 나도 의도적으로 답장을 늦게 보내고, 화제를 돌렸다.

그리고 "잘자고 토요일날 보자."하고 대화를 끝냈다.


초반에 '이상하다?'고만 생각하고 또 질질 끌려다닌 게 짜증이  나기도 했다. 그래도 얘가 왜 이렇게 횡설수설하는지를 알아채고 후반에 대처한 것만으로도 훌륭했어, 라고 생각했다.


하레아빠가 새 집으로 이사한 뒤, 언제 놀러 올거냐고 하도 성화를 해서 무려 한 달이나 미루다가 숙제를 하는 기분으로 결국 이번 주말에 가기로 날을 잡았다. 


사실 하레엄마를 만나는 일, 말도 안되는 횡설수설한 이야기를 그 하이톤의 끔찍한 목소리로 듣는 것만으로도 하레를 보는 기쁨을 상쇄하고 마이너스로 뚫고 들어간다.


그런데 이번 기회를 마치 쇠똥구리를 관찰하는 파브르가 된 기분으로 하레엄마의 미묘한 수동공격적인 조종과 행동들을 관찰하러 간다,라고 생각하니 갑자기 토요일이 기다려지기까지 했다.


단지 하레엄마가 던진 모호함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내 머릿속은 이미 '점령'당한 거잖아. 앞으론 그러지 말아야지.


모호하고 말도 안되는 말에 대해서 곱씹고 곱씹고 곱씹느라고 정작 내가 신경써야 할 중요한 것에 대해서 생각하지 못하고, 내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말았다.


에버노트에 요약정리해 두었던 크리스텔 프티콜랭의 <나는 왜 그에게 휘둘리는가>를 다시 한 번 읽다가 '모호하고 현란한 최면 언어를 구사한다'는 대목에 다다르니,  그렇게 횡설수설하면서 화제를 여기에서 저기로 유모차 시트에서 아파트내 어린이집 추첨, 허언증언니, 다이어트, 자기 고딩때 사진을 보내는 것하며 그랬던 그 모든 것이.

"이거 사줘." 혹은 "만들어줄래?"라는 암시였다는 걸 깨달았다!!

물론 진실은 저 너머에, 하레엄마만 알겠지만.


지금까지처럼 암시만 슬쩍 건네도, 눈치 빠르게 '파악하고' 알았어, 내가 해결해줄께! 해야 했는데, 걸려들지 않은 것이다.


결국 내가 지금껏 하레엄마에게 무수히 해왔던 호구짓에 대해서도 새로운 깨달음이 찾아왔다.


내가 하레엄마의 일방적인 피해자가 아니라, '이러저러한 상황'을 그럴듯하게 세팅해놓으면 안절부절 못하면서 제발로 '구원자'역할을 자처하며 맹렬하게 뛰어들었다는 것을.


이번엔 내가 볼때 '쓸모없어 보이는' 유모차 시트였기에 망정이지, 다른 거였으면 까짓껏 고모가 하레 따뜻한 겨울 보내라고 사준다! 했을지도 모를 상황.


정신을 바짝 차리자.

초연하게 관찰하자.


'사태'가 파악되자마자 빠르게 청산할 수 있었던거로 봐서 정말 빚의 액수는 3000만원이었던 걸까? 하는 것도 의문이다.

그렇다면 왜 나한텐 3000만원이라고 했을까?

내가 화들짝 놀라면서 "얼마 보내주면 돼?"라고 하길 바란걸까?


왜 밤 10시에 하레아빠가 아이를 재우는 틈을 타서 몰래 바깥으로 나와서 하레아빠에겐 비밀이라며, 알면 큰일난다고 했던걸까?

이제 하레엄마가 하는 말은 한 마디도 곧이곧대로 믿을 수가 없다.


예전엔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들을 조합하고, 이해하고, '아마 그랬겠지'하고 합리화하느라고 정신이 혼미해 졌다면, 이제는 하레엄마의 수법에 휘말려 들어가지 않으려고, 그러면서도 대놓고 적의나 냉소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정신을 바짝 차리느라 너무 피곤하다.


하레엄마가 아직 어려서 이 정도지.

좀 더 나이를 먹고, 심술이 깊어지면 어떤 사람이 될까.

둘째를 가지려고 한다는 말에도 전혀 축하하거나 기뻐할 수가 없었다.

후. 모르겠다.

일어날 일이라면 일어나겠지.



이틀 뒤, 

하얀색의 유모차 커버를 씌운 000 유모차 이미지를 캡쳐한 사진을 또 보내며 '이탈리아 공식 홈페이진데 한국까지 배송이 되냐'고 물었다.


내가 000직원도, 관계자도 아니고 왜 나한테 물어.

그 질문이 너무 '터무니 없다'는 이유는, 캡쳐된 홈페이지가 '한국어'로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레엄마가 한글을 못 읽는 것도 아니고 내가 이탈리아어를 할 줄 아는 것도 아닌데.


유럽직구는 배송 잘못되기라도 하면 하염없이 지연되니 비추라고 했다. 게다가 제품 가격이 197유로로 환율을 계산해보면 25만원이다. 거기에 배송비에 관세까지 붙으면 한국에 정식수입된 정품을 사는거랑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는건지 싶어서 그럴바엔 '정품을 사라.'고 했다.


정식세관을 통관한 제품이고, a/s랑 배송의 번거로움까지 생각하면 한국에서 판매하는 '30만원'이라는 가격이 그다지 '바가지'가 붙은 부풀린 가격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레엄마의 한국에서 사면 '비싸서' 직구를 하려고 한다,는 주장에 헛점이 드러났다.


알지도 못하는 언어로 언제 배송될지 모르고 심지어 분실되어도 처리도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확실함에 비하면 이 편이 훨씬 낫다, 했더니 '한국엔 화이트 컬러가 없다'고 한다.


그리고 '한국에서 정품을 사도 a/s는 안된다'고 했다.

말끝마다 'ㅠㅠ' 'ㅜㅜ'를 붙였다.

나보고 어쩌라는거니?-_-

하고 짜증과 웃김이 동시에 몰려왔다.


그래서 "그럼 그냥 사지마. 어차피 주로 차 타고 다니니까. 애기 따뜻하게 입혀서 데리고 다녀."라고 했더니,

'얼집'갈때랑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닐 일이 많다'고 했다.


너...시베리아 벌판에 사는 것도 아니잖아.

그냥 털이 미치도록 풍성하고, 한국에서는 팔지도 않는 저 화이트 컬러의 000 커버를 끌고 나가서 시선과 주목과 관심을 받고 싶은 거잖아.

그걸 모성애로 포장하지마.

그냥 니 허영심이잖아.

그리고 저렇게 털로 꽁꽁 싸매야 될만큼 추운날 나가서 아파트 단지는 왜 돌아다니니?

라고 한바탕 퍼부어 주고 싶었지만,

"좀 더 고민해봐야겠네요." 하면서 ㅠㅠ 거리는 거를 그냥 쌩깠다.


적어도 지난 번과는 다르게 하레엄마가 유도하는 걸 '알아채고' 그 방향으로는 '절대로' '의도적으로' 끌려가지 않았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쾌감까지 느꼈다.

좀 재밌기까지 했다.

도대체 그놈의 000인지 나발인지 도대체 뭐길래 이렇게 난리인가 싶어서 홈페이지도 들어가 봤다.

(이 시점에서 이미 '놀아난 듯한' 기분이 들어서 또 '졌다' 싶긴 했지만. 신경을 아예 껐어야 하는건데.)


'진심으로' 아이가 추울까봐 걱정이 됐다면 12만원짜리 우주복같이 아이 다리부분을 커버해서 지퍼로 올리는 패딩 소재의 제품이 있었다.

이걸 샀어야지.

그리고 작년에 산 곰돌이 패딩 바디수트가 이미 있다.


그저 남들보다 화려하고, 남들보다 더 풍성한 퍼로 장식된 유모차를 끌고 나가고 싶었던 거 아니니? 

그래서 하레가 받아야 할 관심을 니가 곁다리로 껴서 얻고 '좋은 엄마', '잘사는 여자'라는 허세를 부리고 싶은 거 아니니?

그렇게 사고 싶으면/혹은 아들을 사주고 싶으면 나가서 일을 해서 사지 그러니?

일은 하기 싫고, 돈이랑 물건 욕심은 잔뜩 있고.

그러니 여기저기 조종해서 쉽게 얻어낼 궁리나 하고 앉아있고.

이번엔 뭔가 '어떻게든 받아내겠다'라는 집념이 돋보였다.

하지만 나는 나대로 절대로 '못 알아들은 척 하겠다'고 다짐했다.


예전에 내가 하레엄마가 뭔가 '휴~'하고 고민상담하는 척만 해도 물건을 착착 사서 보내줬던 이유는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예쁜 하레를 낳아준 사람인데, 초반에 너무 성급했던 결혼을 못마땅해 했던 것에 대해서. 또 어린 나이에 아이를 잘 키워보려고 애쓰는 게 기특하기도 했다.


어쩐지 심적으로 보상하고 싶기도 하고, 내가 최선을 다함으로써 하레엄마가 내동생에게 잘해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내가 잘한다고 부부사이가 좋아지는건 말도 안되는 소리다.)

그 일이 반복되다보니, 하레엄마는 '하레'라는 귀여운 인질을 내걸고 온 집안의 가족들에게 이것저것 뜯어내는 깡패같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애정 사기꾼들은 '애정'을 빙자해서 피해자에게 접근해서 신뢰를 유도해낸 다음 금전을 털어가지만, 하레엄마는 자기가 진짜로 '애정'을 쏟아야 할 가장 가까운 사람들의 애정과 신뢰를 이용해서 돈과 정신을 털어간다.

사기꾼이랑 다를게 뭐람.


더 음흉하고, 너무나 미묘하다.

피해자가 그 관계를 알아채고 관계 바깥으로 빠져나올 수밖에.  


공격욕 강한 사람이 주위에 있으면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운 일이 많이 일어나는 것은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 욕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나를 미치게 만드는 사람들> 가타다 다마미 



이렇게 타인의 심리를 '조종'해서 이득을 취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항상 모호하게 말하는 이유는, 자기애가 지나치게 강한 나머지 '거절'을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직접적인 부탁을 했을 때, '거절당하는 걸' 감당할 수가 없어서. 거절의 상처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모호'하게 이야기한다고 한다. '어? 아님 말고. 누가 사달랬어?' 하고 넘어가는거다.  타인을 정신적, 물질적으로 착취하는데 거리낌이 없으면서 자기는 고작 '거절' 하나 견뎌내지 못하다니, 좀 불쌍하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렇게 '모호'하게 이야기할 때, 내쪽에서 알아서 '찰떡같이 알아들어 줌'으로써 그 수법에 놀아나지 말아야지. 좀 더 정확하게 말하도록 요구하고, 터무니없는 부탁일 경우엔 '거절'해서 일방적 착취로부터 나를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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