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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RA Sep 09. 2015

새벽에 취하다

온전히 이 시간에 나를 맡기고 싶다.

낮 보다 새벽의 감성들이 좋다. 나 빼고 모두가 잠들어 있는 기분이 든다. 초는 움직이지만, 적막하고도 고요한 이 시간.


잠이 잘 오지 않을 때가 있다. 음악을 틀어 놔도 가끔은 음악이 지겨울 때가 있고. 아무것도 듣기 싫고, 하기가 싫고. 사람이 참 무기력해질 때가 있는 듯하다. 그럴 때면 또 재밌는 것들로 자극해 줘야 하는데. 이상하게 끌리는 것들을 하지 않으면 재미가 없다. 그래서 멍을 잘 때리나. 새벽엔, 어떤 것을 하지 않아도 사람이 차분해지는 시간이다.


막상 잠자리에 들면 뒤척이느라 잠을 잘 자지 못한다. 좋아하는 음악 반복 재생해서 듣다가 눈이 피로하면 그때서야 눈을 감고 잠에 빠지고. 일상은 단조롭고 매번 거의 똑같다. 한데 새벽에 하는 나의 생각들을 채우게 되면, 하루가 지날수록 생각은 짙고 다양해진다. 어제 미쳐 내가 생각해 내지 못했던 발견 같은 것처럼.


오늘의 내가 버티고 내일의 내가 버티기 위해 쉬어가는 시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럴 때면 온전히 그 시간 속에 나를 맡기고 싶다. 새벽은 나를 취하게 하고, 낮은 나를 선명하게 만든다.


짧지만 강하게 끌려오는, 당신의 새벽은 어떤 시간일까. 아마 나의 깨어있는 아침은 당신의 밤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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