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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도영 Mar 30. 2016

#4 예정에 없던 낭트, 내 마음에 들다.

2016.03.26~29

 파리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한 때, 중국에서 프랑스로 넘어간다는 내 페북 글에 뜬 알림이 있었다. 프랑스 서쪽 해안가에 위치한 낭트에 오냐는 글이었다. 프랑스에서 파리 외에 한 군데 정도는 더 다녀보고 싶었기에, 페메를 나눴다. 재워줄 수도 있다고 하니 망설일 게 없었다. 


 그렇게 난 파리에서의 일주일을 보내고 낭트로 향했다. TGV를 타고 3시간 가량 달려 도착했다. 역 한 켠에 앉아 와이파이를 켜서 메신져를 보았다. 도착했다고 말하려는 찰나, 봉쥬르 인사 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들어보니 기분 좋게 웃고 있는 한 남자. 날 불러준 메디였다.


 내 무거운 짐을 분담해준 고마운 메디. 그와 함께 트램, 지하철을 타서 그의 집으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하필이면 1년에 단 한 번 있는 시장이 열려 교통이 불편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난 처음 보는 풍경에 이리저리 구경을 했다. 버스에서 내려 한 정원을 보았다.



 집 근처에 이런 공원이 있다니, 동화같은 곳에 사는구나. 부럽다, 는 생각을 했다. 몸은 무겁지만, 눈은 즐겁게 메디의 집에 갔다. 8층에 살고 있는 메디의 집은 역시나 다른 프랑스 인들의 집처럼 이뻤다. 짐을 풀고, 이야기를 나누며 녹초가 된 몸에 휴식을 주었다.


 어느정도 쉬었던 찰나, 메디가 낭트 구경을 시켜준다며 밖으로 나가자고 했다. 기분좋게 예쓰! 를 외치고, 함께 나섰다. Tour Bretagne 라는 높은 빌딩에 낭트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에서 낭트를 내려다보며 설명을 들었다. 비가 살살 내렸지만, 구경하기엔 무리가 없었다. 파리와는 또 다른 느낌의 거리들이 보여서 좋았다. 그리고 덜 바쁘고, 좀 더 여유롭게 지내려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Tour Bretagne 옥상 라운지 올라갈 수 있는 티켓.


 구경을 마치고, 메디 친구 생일파티이자 홈파티에 놀러갔다. 메디도 모르는 친구들이 몇 있었다. 그 안에 있던 친구들은 영국,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등 출신이 다양해서 작은 유럽이 있는 듯해 신기했다. 삶을 여행처럼 사는 이들이 많아 나도 자연스레 어울릴 수 있었다. 


 낭트에서 보낸 첫 날부터 난 낭트가 마음에 들었다. 내일은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날까?





참고1- 프랑스인들은 밖에 나가서 마시기보다는 집에서 홈파티를 주로 한다. 음식을 요리해서 맥주, 와인, 보드카 등 꺼내놓고 논다. 각자 집에서 의자를 챙겨가기도 한다. 비디오게임을 하며 노는데, 어느 나라에서나 노는 건 비슷한 것 같다.


참고2- 낭트는 지하철이 없어서 다들 트램과 버스를 이용한다. 파리와는 다르게 꼭 티켓을 가지고 있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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