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겪은 낭트의 날씨는 신기했다. 하루 안에 많은 날씨를 만날 수 있다. 파란 하늘을 볼 수도 있고, 비도 내리고, 강한 바람이 불고, 흐렸다. 덕분에 보드 타는 대신 다른 것들도 많이 했다.
비디오게임. 슈퍼마리오 게임이었다. 마리오를 보니, 어린 시절 동네 큰 마트에 가서 오락기에 앉아 슈퍼마리오 1탄부터 쭉 깼던 게 떠올랐다. 동네 아이들이 모여 마트로 향했던 추억.
메디가 보여준 마리오 게임은 종류가 엄청 많았다. 내가 당시에 했던 게임은 아니지만, 어린 시절로 돌아가 신나게 즐겼다. 메디와 함께 한 마리오 게임은 카트라이더와 비슷했다. 카트라이더 아이템전이라고 보면 됐다. 처음엔 둘이서 같이 했는데 백전백패였다. 메디는 이 게임을 너무 많이 했다….
결국, 컴퓨터 포함해 15명이 플레이하는 게임을 했고, 메디는 항상 1등을 놓치지 않았다. 난 7위부터 6위,5위,4위,3위 차분히 올라갔다. 2등까지는 못가고 게임이 끝났다.
더 하고 싶었지만, 메디 친구의 콘서트를 보러 나가야했다. 자전거를 타고 가자고 해서 나갔는데 비가 왔다. 신기한 날씨에 사는 메디는 비 따윈 신경쓰지 않았다. 그래. 오늘만큼은 어릴 때처럼 놀지 뭐, 라는 생각으로 자전거를 탔다. 난 메디 여자친구 자전거를 빌렸다.
콘서트를 보러 자전거를 타는데, 숲을 가로지르고, 내리막, 오르막을 다녔다. 마리오 게임에서부터 옛 시절을 추억해서 그런가? 어린 시절, 동네에서 아이들과 자전거 경주를 했던 게 생각이 났다. 그때도 이랬는데.
무사히 도착해서 공연을 즐기고 돌아왔다.
다음날 또 한 번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일이 있었다. 비가 내려서 집에서 쉬고 있었다. 창 밖을 바라보며 저쪽 하늘은 맑은데 이쪽은 비가 온다며 이상하다고 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런데 그때 난 보았다. 바로 무지개였다. 얼마만에 본 무지개인지 모르겠다. 나도 참 단순하지, 무지개를 보니 신이 났다. 그리고 메디와 샬롯에게 내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줬다. 7~8살쯤 되었던 것 같다. 그때가 무지개가 떴고, 난 동네 아이들을 이끌고, 무지개를 잡으러 떠났었다. 결국 무지개가 사라져서 억울해했던 기억을 들려주니 즐거워했다.
샬롯이 말하기론, 무지개에 대한 아이리쉬 신화가 있다. 무지개 시작점 아래에 보물이 숨겨져있다는 이야기였다. 정말 있다면, 참 좋을텐데 말이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다. 어른이 아이처럼 놀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가끔씩은 아이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아니, 오히려 정말 좋다. 그리고 어른이 신나게 놀기 시작하면, 분명히 특별한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 내게 롱보드가 그랬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