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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도영 Apr 22. 2016

#11 네덜란드 마지막, 레이우와르던


 네덜란드 여행의 마지막 도시, 레이우와르던 ( 실제 네덜란드 발음으로 리우와르던 )에 나는 3일을 머물렀다. 레이우와르던에 있던 3일 내내 날씨가 너무 좋았다. 원래는 날씨 좋은 날을 만나기 정말 힘들다던데, 내가 운이 좋았다. 네덜란드가 내게 주는 마지막 선물이었나? 맑은 하늘을 보며 기분이 좋았다.



 기분은 좋았지만, 몸 컨디션이 좋은 건 아니었다. 지난 주말 큰 대회였던 sycld 마지막 날 걸렸던 감기 기운이 아직 다 낳지 않아서였다. 그리고 그건 날 호스트 해준 팀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니, 팀은 상태가 심각했다. sycld에서 감기를 얻고, 바로 스페인 여행을 며칠 다녀왔는데 쉬지 않고 돌아다니다 악화가 된 거였다. 지난 대회는 모두의 에너지를 쏙 빼앗아갔다.



 조금은 지쳐있던 내게 레이우와르던은 작아서 좋았다. 시내를 돌아보는 데는 한 시간이면 충분했다. 레이우와르던 보더들은 실력이 뛰어나진 않았지만, 다들 착했다. 네덜란드 여행을 오면, 사람들이 레이우와르던을 찾아오지는 않는다고, 작고 볼만 한 거리가 없는 그런 도시라고 하면서 내가 여기까지 온 것을 신기해했다. 그리고 친절히 맞이해줬다.



 난 보드를 가지고 나가서 햇빛을 쐬며 잔디에 누워 쉬곤 했다. 몸이 괜찮다 싶으면 보드도 타며 시내와 외곽 자연을 볼 수 있는 곳을 돌아다니기도 했다. 팀이 만든 보드 브랜드인 팀버 보드 작업장도 찾아가 보고, 저녁엔 함께 영화도 봤다. 그렇게 레이우와르던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면서, 다음 여행을 위한 휴식도 함께 취했다. 



 레이우와르던을 떠나는 날, 네덜란드에서의 마지막 날. 나는 팀, (팀의 여자친구)과 함께 풍차를 보러 갔다. 네덜란드는 풍차가 상징인데, 지금껏 한 번도 가까이서 풍차를 본 적이 없다고 말하니, 팀이 레이우와르던에 딱 하나 있는 풍차가 있는 곳으로 데려다주었다. 함께 간 팀, 팀 여자친구, 수자나 모두 이 동네에 풍차가 있는지 몰랐다며 여행을 함께 떠났다. 풍차를 보러 멀리 크루징을 떠났고, 동화 같은 숲을 지나서야 풍차를 볼 수 있었다. 네덜란드에서의 마지막 다운 멋진 시간이었다.



 헤이그, 아인트호벤, 암스테르담, 레와르던에서 너무 좋은 기억과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는 계기들이 있었기 때문일까? 네덜란드 여행을 했던 2주는 길었다. 그리고 그 길었던 2주는 또 한 번 꼭 네덜란드를 찾아오고 싶게 만들었다. 언젠가 다시 네덜란드를 찾아올 수 있을까? 평화롭고, 따뜻하고, 자유로운 나라. 우리나라보다 작지만, 작아서 더 좋았던 나라. 내 인생이 흐르고 흘러 다시 한 번 이 곳을 찾아올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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