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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도영 Apr 16. 2016

#9 독일 여행의 첫 도시, 쾰른

웅장하고 거대하고 봄이 찾아오다

 네덜란드 여행을 마치고, 독일로 향했다. 독일 여행 첫 번째 여정은 쾰른이었다. 네덜란드에서 독일로 가는 기차 ICE로 한 번 갈아타야 했다. 독일 기차는 시간표랑 다르게 연착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는데 그래서였을까? 기차가 20분 정도 연착됐다. 무사히 쾰른 중앙역에 도착한 나는 와이파이를 연결하고 쾰른에서의 호스트인 줄리아에게 연락을 했다.


 거의 다 와가는데 지금 어디에 있냐며, 무엇이 보이냐고 하길래 밖에 잠깐 나갔는데 눈 앞에 보인 쾰른 대성당. 네덜란드와는 다르게 정말 엄청나게 큰 건물을 보며 아! 내가 독일에 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후 줄리아와 만난 나는, 나중에 알고 보니 꽤나 유명한 맛집, 프뤼에서 저녁을 먹었다. 줄리아가 어릴 때부터 좋아했다는 메뉴와 함께 쾰른 지역 맥주인 쾰슈맥주를 주문했다. 맥주를 사랑하는 독일인은 자기 지역 맥주가 더 맛있다고 언쟁을 나눈다고 한다.


 맛있는 식사를 배부르게 마치고 야간 시티 구경을 하며 크루징을 다녔다. 독일 시티 이 곳, 저 곳을 보여주는 줄리아. 세계 2차 대전 때 많은 건물이 부서져서, 중간중간 옛 건물이 가끔 보이며, 현대와 조화를 이루었다.



이게 쾰른의 멋인가?


 쾰른에서 내가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곳은 라인강 옆 Rheinpark 라인파크였다. 쾰른 롱보더들의 주 스팟이 라인파크였다. 라인강을 따라 엄청 큰 공원이 있는 셈인데, 한국에 있을 때 반포 한강공원 가는 느낌이라 비슷했다. 다만, 스케일이 다르다는 것. 독일은 땅이 커서 그런지 그냥 다 큰 것 같다.


 라인파크에서 보드를 타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지금까지 여행 중 쏘유캔 대회에서가 가장 흥분이 되었고, 네덜란드 헤이그 블루파트가 가장 스팟이 좋았다면, 이곳 쾰른 라인파크는 내가 좋아하는 장르인 롱보드 댄싱을 주로 하고, 서로 의견을 나누면서 탈 수 있어 재밌었다.


날 호스트해준 줄리아 Giulia, 작년 쏘유캔 여자 스폰서 1등 올해 2등
올해 쏘유캔 여자 스폰서 부문 1등 데비 Deborah
좌측 서로 다른 댄싱으로 재밌어한 토비아스, Tobias


 롱보드 댄싱을 하는 여자 중에 최고라고 감히 단언할 수 있는 줄리아, 이번 쏘유캔에서 여자 스폰서 1등을 한 데비, 그리고 입상을 하지 못했지만, 인스타를 통해 오래 지켜본 심플 라이더 중에 제일 좋아하는 스타일의 토비아스까지 있었다.


 우리끼리 댄서용 스케잇 게임도 했다. 내가 댄서들과 노는 게 기분 좋아서인지 컨디션이 좋았다. 그래서 너무 확실하게 이겨버려서 미안했다. 그래도 한동안 새로운 것을 안 했는데 토비아스 덕분에 나도 연습할 게 많아졌고, 서로서로 각자 고유의 기술을 배우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내게 아이스크림을 사준 착한 레일라 Leyla


 삼일 동안 라인파크에서 놀았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더 더 함께 하고 싶었다. 내 스타일을 좋게 봐주는 로컬 보더가 아이스크림을 사줘서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늘어져있는 시간은 행복이란 참 별 거 아니구나, 난 단순한 사람이구나,를 느끼게 해줬다. 그렇게 하나하나 전부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



 신기한 건, 쾰른에 줄리아만을 알고 있었는데, 오고 나서 내가 함께 어울리고 싶은 보더들을 만났다는 것이다. 줄리아만 있다고 쾰른에 안 왔다면? 줄리아가 바쁜 걸 알고 있었기에 혹시라도 쾰른을 스킵했다면? 난 이 행복을 놓쳤을 것이다. 


 예상치 못한 행복이라 더 기쁠 수 있다는 것. 독일 첫 여행지는 독일이 내게 건네는 환영인사 같았다. 게다가 쾰른에 있는 동안 날씨가 모두 너무 좋았다. 스케이트 스프링이 피어났다. 이제 진정 봄인 건가? 이런 행운이 :) 당크슈! 앞으로의 독일 여정 역시 기대가 된다! 점점 더 여행이 즐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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