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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도영 Apr 26. 2016

#12 자유의 도시, 암스테르담

 덴 하그, 헤이그에서의 좋은 추억을 뒤로 한채,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나누고, 종빈이와 나는 암스테르담으로 향했다. 암스테르담엔 심플 롱보드 팀라이더 굴리드가 있다. 롱보드 행사가 있으면 항상 MC를 보는 굴리드는 암스테르담을 찾아오는 보더들을 항상 환영하는 넓은 인맥의 소유자이다. 덴 하그로 오기 전날 하루 굴리드와 암스테르담에서 지낸 종빈이가 있어 집까지 쉽게 갈 수 있었다.



 암스테르담은 어떤 곳일까? 작년에도 암스테르담을 잠시 왔었지만, 그땐 감기로 고생하던 때라 기억나는 게 별로 없다. 이번에 굴리드를 만나, 물어보았다. 암스테르담은 어떤 곳이냐고, 어떤 게 좋냐고.




 암스테르담은 다양한 인종이 섞여있어. 하나의 인종이 많지 않고 다 다르기 때문에, 누가 처음 와도 자연스레 섞일 수 있어. 이곳에서 암스테르담 출신을 찾는 게 오히려 힘들거든. 다양성이 당연하게 인정되는 게 난 좋아. 암스테르담은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고, 자유로워. 진짜 좋은 도시지! - 굴리드 Guleed




 굴리드의 말이 아니어도, 그는 딱 암스테르담에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항상 밝은 에너지가 넘치는 굴리드, 지난 쏘유캔 대회에서 많은 에너지를 써서, 지금 제 컨디션이 아니라 하는데도, 일반 사람이랑은 비교도 안되는 에너지를 뿌리고 다닌다.



 암스테르담은 확실히 특유의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다 다른 곳에서 들어와서, 모두 다 자유롭게 지내는 도시여서일까? ( 현재 암스테르담은 약 170개가 넘는 다양한 국적의 인구로 구성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다양성이 높은 도시로 손꼽힌다. - 두산백과 )


 다양성이 자유를 보장한 것일까? 암스테르담에서는 지나가는 길에 커피샵이라고 써있는 마약 상점을 여럿 만날 수 있다. 법적으로 성인이기만 하면, 누구나 쉽게 마약을 살 수 있다. 또, 시내 한복판에 홍등가가 자리 잡고 있다. 길거리를 지나다보면 유리창이 큰 가게가 줄줄이 늘어서있다. 그리고 그 창문을 통해 속옷만 입은 여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유혹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마네킹이 아니라 실제 사람이다. 뿐만 아니라, 사람의 안락사마저도 허락되는 곳이 바로 암스테르담이다.


 이 정도면 자유의 도시,라는 말이 오히려 부족한 정도이다. 이래도 되는 걸까? 하는 걱정이 생길 정도.



 내가 생각하는 자유는 무엇일까? 자유는 책임이다. 내가 책임질 수 있는 만큼이 내가 누릴 수 있는 자유,인 것이다. 그래서, 자유로운 인생을 살고 싶다면, 자기 선택에 후회하지 않고, 책임질 수 있는 방식으로 살아야 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많은 자유를 누리고 싶다면, 그만큼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을 길러나가면 된다. 자신이 누리고 싶은 자유에 따라 그게 지식이 될 수도 있고, 돈이 되거나 시간, 건강, 혹은 사람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건 자신의 자유에 책임질 의지가 있느냐, 이다. 그렇다면, 그 순간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될터이니, 작은 자유부터 시작할 뿐이다. 


 자유의 크기가 어떻던지간에 자유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단순히 숫자가 많은 게 아니라, 다양한 책임질 수 있는 자유가 존재했으면 좋겠다. 암스테르담이 그렇듯이. 모범이 되고, 정답이 되는 건 바라지 않는다. 내가 하나의 샘플이 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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