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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도영 Jul 14. 2016

#16 프랑스, 작년 파리에서 못했던 것들을!

이번엔 아이스크림을 먹고야 만다!

 오랜 비행을 마치고,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 떨어졌다. 세계여행 유럽 파트의 첫 번째 파리, 비록 작년에 와봤던 곳이지만, 이번엔 그때와 다르다. 지인들과 함께가 아닌 혼자 떠나온 여행이고, 한국인들과 지내는 게 아니라 현지 프랑스인 집에서 지내는 여행이기에. 과연 어떤 여행이 될까?


 기대 어린 마음으로 비행기에서 내려 짐을 찾으러 갔다. 이제 짐을 챙겨 밖으로 나가면 된다. 파리를 내 눈으로 보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다른 사람들은 다 짐을 찾았는데 내 짐만 찾을 수가 없다. 모든 짐이 다 나왔다는 표시가 떴는데 내 짐은 나오지 않았다. 설레는 마음이 순식간에 걱정으로 가득 채워졌다.


 이제 유럽여행 시작인데 모든 짐이 없다면 난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분실물 찾는 곳으로 갔고, 안내원에게 물어보려는 찰나 난 보았다. 내 짐을 끌고 오고 있는 한 흑인. 내 눈에 그는 천사로 보였다. 다행이었다.



 짐 찾고, 밖으로 나오니 프랑스, 파리에서 날 호스트 해준 제프를 만날 수 있었다. 페메로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사이라 실제로 보니 반가웠다. 인사를 나누고, 내 무거운 짐을 옮기는 것을 도와주며, 함께 지낼 집( 플랫이라고 부른다 )에 갔다. 제프의 집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제프가 아는 여자 사람 친구(올란)의 집. 제프 집보다 파리를 돌아다니기 편한 위치에 집을 빌린 것이다. 유럽에서의 첫 호스트가 이렇게까지 신경을 써주니 너무나 고마웠다. 세계가 나를 반겨주는 것 같았다. 





 작년 지인들과 프랑스, 파리에 3일 정도 왔을 때 놓쳤던 게 3가지 있다. 하나는 프랑스 파리 보더들의 모임, 덕세션 정기모임을 참여하지 못했던 것. 둘, 맑은 날씨를 보지 못했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맛있다고 하는 아이스크림 가게를 못 갔던 것이다. 겨울 시즌이라 문을 닫았었다. 이번 약 1주일의 파리 여행에서는 그 아쉬움을 날리고, 마음에 드는 여행을 할 수 있을까?





 첫째, 덕세션 정기모임은 쉽게 다녀올 수 있었다. 마침, 내가 파리 도착한 다음날이 덕세션이었기 때문이다. 모임날이었기에 쌀쌀한 날씨에도 많은 이들이 나왔고,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보드를 함께 탈 수 있었다. 작년에 만났던 이들도 있었고, 롱보드 댄싱/프리스타일 쪽으로 유명한 로피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전과는 다르게, 로컬 보드 브랜드, Majutu ( 매쥬츄라고 그들은 읽는다 ) 가 생겼다. 순수한 어린아이 같은 분위기를 가진 키 큰 흑인, 아부, 라는 라이더가 인상적이었다. 해외에서 갓도영 이란 말을 저렇게 순수하게 하는 보더를 만나다니.. 정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신체 밸런스에는 더 경악을 하게 되었지만. 아부를 포함해 여러 보더들을 만나며 유럽에 왔다는 게 실감이 되었다.





 둘째, 맑은 날씨의 파리. 대체로 흐리고, 비가 오긴 했으나, 맑은 날씨를 즐기기도 했다. 맑은 날씨에 파리 이곳저곳을 보드로 누비며 돌아다니는 기분은 정말 끝내줬다. 날씨가 제일 좋을 때 영상을 찍지 않은 게 아쉽긴 하지만, 센강 따라, 신기한 골목을 따라, 파리를 돌아다녔던 기억은 남았다. 그리고 작년 파리에 왔을 때 지나쳤던 장소들을 다니며 시간여행을 하는 느낌마저 들었다. 이제는 유럽을 여행할 땐, 꼭 파리로 들어와야 할 것만 같다.




 마지막, 세 번째로 하고 싶었던 것, 바로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 성공했다. 처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찾아갔을 땐 아쉽게도 문을 닫는 날이었지만, 그래도 다음날 다시 찾아가 먹었다. 날 너무 잘 챙겨준 제프에게도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주며 서로 맛있게 먹었다. 제프는 정말 맛있다며, 파리에 이런 데가 있는 줄 몰랐다고 한다. 다음에 또다시 와서 먹어야겠다며 기분 좋아했다. 내게 이곳을 알려준 것은 한국인인데.. 정작 프랑스인도 모르는 곳을 소개해주다니 역시 한국인은 대단해,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파리 여행은 대성공이었다 !! 내가 바라던 것은 모두 다 이뤘기 때문이다. 유럽 첫 도시 여행을 이렇게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다니, 시작이 참 좋다.


 유럽 다른 나라를 가게되면, 항상 프랑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되고, 듣게 된다. 보통, 다른 유럽 사람들은 프랑스를 거만하고, 친해지기 힘들고, 자기들끼리만 지내는 경향이 있다고 안좋게 말한다. 그 말이 파리지앵이기도 하고 말이다. 게다가, 내가 만난 여러 프랑스인들이 인정한 내용이다.


 그런데 다시 생각하면, 나 역시 파리지앵이 아닐까? 겸손해야한다는 생각을 하지만, 어느 순간 거만하고 교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을까? 워낙에 낯을 많이 가리고 쉽게 사람들과 친해지지 않는 내 모습을 알기에. 어쩌면, 프랑스 파리부터 유럽여행을 시작한 것은, 이번 여행을 통해 좀 더 열린 사람이 되라는 메세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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