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3일 금요일 날씨 맑음
2주간의 방학 기간 중에 아이들 각자 먹고 싶은 음식을 골라 외식하는 찬스를 한 번씩 갖기로 했다. 재이는 월남쌈을 골랐고, 시안이는 피자를 골랐다. 어떤 음식을 먼저 먹을지는 공평하게 가위 바위 보! 재이가 승리해서 지난주에는 베트남 음식점에 갔고, 이번주에는 피자를 먹으러 갈 차례였다.
중국에 온 둘째 날이었던가 중국 체인 피자집에 간 적이 있는데, 가족 모두에게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서 그 후로 피자를 먹은 적이 없다. (아, 나만 혼자 한국 친구들과 브런치를 먹으러 가서 화덕 피자를 맛있게 먹은 적이 있지만 시안이는 화덕 피자를 안 좋아해서 패스) 어딜 가면 좋을지 고심하다 ‘피자헛’을 골랐다. 세계적인 체인이니 괜찮지 않을까 하는 떨리는 마음으로 출동!
분명 간판은 내가 아는 피자헛인데, 중국 음식점답게 메뉴가 참 다양했다. 우리나라 식당은 전문 음식점의 개념이지만, 중국 식당은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했어 같은 느낌이다. 예를 들어, 이곳에서 한식당을 가면 부대찌개, 김치찌개와 같은 각종 찌개를 비롯해 불고기, 비빔밥, 떡볶이, 치킨, 짜장면, 카레, 순대국밥, 해물파전, 냉면 등 한국에 가면 먹을 수 있는 웬만한 음식이 다 준비되어 있다. 오늘 피자헛의 경우도 피자, 파스타, 치킨, 햄버거, 스테이크, 볶음밥에 케이크까지 (한국 피자 헛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음식이 준비되어 있었다.
낯선 중국 음식을 먹을 때면 맛이 좀 이국적이어도 그러려니 할 수 있는데, 내가 아는 맛에 중국향이 따라붙는 경우는 참을 수가 없다. 피자와 파스타는 아이들도 워낙 잘 아는 맛인 지라, 기껏 시켜줬는데 안 먹는다고 할까 봐 걱정이 좀 됐다. 다행히도 오늘은 무사통과. 분명 피자도 아는 맛, 파스타도 아는 맛이긴 했지만, 썩 맛있지는 않았다. 그래도 먹고 싶은 음식을 골라 외식한 거라 아이들은 즐거운 듯 보였다. 다행이다.
몇 주 전부터 아이들이 딸기 먹고 싶다며 노래를 불렀다. 과일값 저렴한 중국도 겨울 딸기는 비싸서 ‘딸기는 다음에 사자, 다음에…’ 하며 언제 올지 모르는 다음만 기약해 왔다. 밥 먹고 소화시킬 겸 마트 한 바퀴 돌고 있는데, 한 팩에 19.90위안(4천 원 정도)인 파격가 딸기를 발견해서 호쾌하게 딸기도 사 주었다. 내일부터는 주말이니까 오늘이 공식적인 방학의 마지막 날인 셈이라, 괜히 기분이 좋아서 인심을 팡팡 썼다.
여기서 힘이 번쩍 나는 사실은 이제 세 번만 자면 된다는 거다. 세 번만 자면, 개학이다! (오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