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이틀

2025년 1월 2일 목요일 날씨 흐림

by 김씩씩

지난주에 아이들 방학이 시작되던 날, 방학 동안 기댈 언덕이 필요해서 아파트 커뮤니티 센터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 회의실도 있고, 키즈룸도 있고(오예!), 헬스장도 있는데(와우!) 관리가 잘 되어 아주 아주 깨끗하고, 무료인 데다 낮 시간에는 이용자가 없어서 공간을 독차지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 달리기에 재미를 붙이자마자 날씨가 추워져서 잠시 쉬던 참인데 무료로 운동할 수 있는 아파트 헬스장을 보니 무척 반가웠다.


새해를 맞아 다시 애플 워치의 운동링을 다시 열심히 채워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아이들 방학 중에 그런 계획을 세우면 괜히 스트레스만 커질 것 같아 헬스장은 개학하면 가는 것으로 미루고, 계단을 올랐다. 1층에서 우리 집(18층)까지 계단으로 올라오면 겨우 5분, 5분밖에 안 되는 시간이지만 그래도 내 몸을 위해 무언가를 했다는 뿌듯함이 좋아서 달리기를 쉰 뒤로는 종종 계단 오르기를 하고 있다. 엊그제 박정은 트레이너님의 책 ‘우리는 운동을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지’를 읽고, 운동에 대해 느슨하게 풀어놓은 생각이 인정받은 것 같아 마음이 조금 더 편안해졌다. ‘하려면 제대로 해야지 겨우 이거 한다고 뭐 운동이 되겠어?’ 싶은 생각에 운동은 시작조차 하지 않았던 사람인데, 중국에 온 뒤로는 생각이 바뀌었다. 일단 아프면 안 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어서, 잠깐씩이라도 스트레칭을 하며 수시로 몸을 돌봐주었다. 아프지 않기 위해, 정말 말 그대로 아프지 않은 몸을 유지하며 살기 위해 몸을 조금이라도 더 움직이려고 노력했다.


오늘은 특별히 연초에만 만날 수 있는 귀한 손님이 오셔서(이름하여 ‘과욕’) 계단 오르기를 두 번 했다. 낮에 한 번, 이른 저녁에 한 번. 박정은 작가님께서 청소든 뭐든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게 좋다고 하신 게 생각나, 구석구석 쓸고 닦고 화장실 청소까지 깨끗하게 했다. 그런데도 조금 아쉬워 꼬마들 운동화까지 가져다가 운동화 두 켤레를 벅벅 빨고 났더니 개운한 마음이 한가득 들어찼다. 거기에 유튜브에서 본 ‘뱃살 빼기’ 운동까지 틈틈이 해주고, 소박하지만 야물차게 움직인 하루였다.


적당한 의욕과 적당한 타협이 만들어 낸 생기로 인해 종일 기분이 맑았다. 매일이 오늘 같으면, 정말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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