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12일 일요일 날씨 맑음
드디어, 오지 않을 것 같은 그날이 왔다. 내일은 나 ‘혼자(중요!)‘ 한국 가는 날! 10월에 한국 갔을 때 병원 진료를 보고 왔어야 하는데, 그때 국군의 날이 임시 공휴일로 지정되는 바람에 진료 예약해 둔 게 최소 됐다. 그 덕분에 얻은, 나 혼자 누릴 수 있는 1월의 행복.
다행히 남편의 근무 시간이 타이트하지 않아서, 일주일 정도는 남편이 등하교를 시킬 수 있어서 픽업 걱정은 덜었다. 아이들은 더 어릴 때도 엄마랑 떨어져 할머니 댁에서 방학을 보내곤 했어서 괜찮을 줄 알았는데 기분이 좀 싱숭생숭하다. 아무래도 물리적으로 이렇게 먼 거리를 떨어지는 게 처음이기도 하고, 의지할 곳 없는 땅에 남편과 아이들만 두고 비행기를 탄다는 게 불안한 마음이 들어서 더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안 갈 거냐 물으면? (박씨들에게 미안하지만) 그건 절대 아니지!
지금 이 순간 제일 걱정되는 것은 ‘독감’. 왕년의 코로나 쫄보가 다시 등장한 기분이다. 10월에 한국에서 없는 시간을 쪼개 독감 예방 주사를 맞고 온 게 어찌나 큰 위안이 되는지. 마스크 꽁꽁 잘 싸매고 다녀야지. 가는 길에 독감 걸리면 (한국에서 아픈 건 차라리 괜찮지만) 못 놀고 올까 봐 걱정, 오는 길에 독감 걸리면 우리 애기들한테 옮길까봐 걱정. 중국에서 병원 갈 일도 걱정. 걱정도 병이다 정말.
지난주에 아빠 혼자 좋은 곳(=하이난) 출장 간다고 할 때는 별 반응 없었는데, 이번에 엄마 혼자만 한국 간다고 하니 아이들이 너무 부러워한다. 따라가고 싶다고 난리인 모습을 보니 이 꼬마들도 어쩔 수 없는 한국 사람이구나 싶다. 그렇지만, 부러워해도 안 돼. 미안하지만 안 돼. 엄마 혼자 가서 급속 충전 좀 하고 올게. 내 새끼들, 박호랑이랑 잘 지내고 있으렴.
자려고 누웠는데 오늘따라 재이가 잠들지 못하고 오래 뒤척인다. 급기야 눈가가 촉촉해져서는 ‘엄마 한국 안 가면 좋겠어 엄마 혼자 한국 가는 거 싫어‘하는데 내 마음도 덩달아 글썽인다. 핸드폰 메모장을 열어 ’재이 선물 사 올게!‘하고 써서 보여줬더니 갑자기 씩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엄마도 좋지만 선물은 더 좋은 나이. 귀여운 내 꼬마. 일곱 번 자면 엄마가 선물 많이 사가지고 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