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어쨌거나 유일함으로 남을 하루의 기록.

by 이야기

토요일. 어수선한 꿈들을 잔뜩 꾸느라 늦잠을 잤다.

분명 흥미진진했던 기억은 있는데 어떤 꿈이었는지는 도통 기억해 낼 수가 없다.

오전 9시 50분, 알람이 울리고 나서야 애정하는 교수님의 온라인 수업이 있다는것을 기억해냈다.

바보.

부랴부랴 눈에 물만 찍어 바르고는 1분을 남겨두고 줌미팅에 조인.

그리고 언제나처럼 역시나 오늘도 너무나 좋은 수업.


그러나 오늘도 어김없이.

자괴감에 빠진다.

이렇게나 좋아하고 존경하는 교수님의 수업조차도

나는어째서 일백퍼센트의 집중을 할 수 없는 걸까.

.....

수업이 끝난 뒤,

정신없이 받아적은 갈겨쓴 글씨들 위에서.

나는 어쩐지 마냥 비참한 기분이다.


배가 고팠다.

어제 끓여둔 카레를 데워 2분을 딱. 돌린 햇반에 부어 먹었다.

맛있고 편리하다.

국그릇 하나와 김치만 있어도 충분한 한 끼가 된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드립백 커피를 내리고 어제 지인이 건네준 마들렌도 꺼내 먹는다.

아무리 배가 불러도 꼭 이렇게 무언가를 더 우겨넣어야 든든하다.

분명히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걸 알지만

그게 무엇인지는 알고 싶지 않다.


그릇들을 정리하고 남은 카레를 소분해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빨래를 돌리고 뭐라도 읽어보려고 앉았다가 급작스럽게 밀려오는 졸음에

잠시 정신을 놓았다.

-


눈을 떴다.

벌써 오후가 느즈막히, 밤이 시작되는 순간으로 접어들었다.

나는.

나는 오늘 하루 무엇이었나.


냉동만두를 쪄내고 어제 마시다 만 화이트 와인을 꺼냈다.

취하지 않고는 잠이 들 수 없다는 걸 이제는 받아들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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