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에게도 어째서인지 한없이 다정한 너이기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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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스스로 불편하고 싫다고 말한 대상에게조차
적당한 예의를 넘어선 친밀함과 다정함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시간을 쓰고 마음을 내어주고는,
뒤돌아서서는 이내 곧 불편해하고 어려워하는 사람.
어째서일까.
아무리 싫은 사람에게라도 미움받고 싶지 않은 결핍 때문일까.
자신의 부정적인 마음을 드러낼 용기가 부족해서일까.
아니면 스스로의 감정에 대한 확신이 없거나,
선명해지는 관계 자체를 두려워하는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이유가 무엇이든,
나는 그런 사람을 마주할 때면 늘 서늘한 긴장감에 휩싸인다.
그가 건네는 다정함의 이면에 어떤 진심이 놓여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호의인지, 회피인지, 그저 선량함을 갈망하는 습관일 뿐인지,
어쨌거나 끝끝내 짐작해내야만 하는,
이중적이며 위선적인 경계에 있는 관계들…
나는 그런 관계가 몹시 어렵다.
마음이 없는 말과 진심이 없는 행동들.
그저 좋은 사람이고 싶은 욕망이 관계의 시작인 이들이 보여주는 그 달달한 친밀함과 다정함.
그것들은 결국 불완전한 관계의 종말로 이어지고야 말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