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 준비는 이제 최소 1달 전에 시작해야
※'바이라인 네트워크'의 컨트리뷰터로서 지난 4월 27일 이 글을 해당 매체를 통해 출고한 바 있습니다.
어린이날 연휴 여행은 이미 늦었습니다.
6일에 연차를 내면 ‘3박 4일 연휴’가 가능합니다. 꿀 같을 줄 알았습니다. 여행 가기 좋을 때라고 생각했고 꿀팁을 안내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꿀팁은 없고 이미 ‘틀렸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약 데이터를 뽑아보니 예상보다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이 큰 걸로 보입니다. 여행은 폭발적으로 늘었고 숙소 예약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5.2배가 늘었습니다. 모두가 선호하는 숙소는 대부분 예약이 마감됐다고 봐야겠죠.
이번 데이터는 꿀팁보다 오히려 국내 여행의 트렌드를 보는 데 적합했습니다. 하늘길이 열렸다고 하지만, 여러번 PCR 검사를 받아야 하는 번거로운 안전 장치가 남았습니다. 아직은 국내 여행이 대세이고, 이번 어린이날도 마찬가지였던 걸로 보입니다. 소비가 많은 국내 여행, 우리는 어떻게 즐기고 있을까요.
5월 초 ‘1박 2일’ 여행은 짧다
국내 여행은 가까운 곳을 짧게 다녀온다고 생각하기 보통입니다. 코로나19 전에는 해외 여행이 길게 휴가를 잡고 가는 휴식이라면, 분명 국내 여행지는 주말을 이용해 근교로 다녀오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최근 국내 여행이 해외 여행의 대체재가 되자, 분위기가 다소 달라졌는데요. 5월 초 예약 건수를 뜯어보니 10건 중 2.2건은 숙소를 2박 이상 연달아 잡았습니다. 3박 이상 가는 여행 예약도 5배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 되는데요. 수도권 고객도 먼 지역의 여행지를 방문하기 위해 긴 시간을 할애합니다. 여행지 한 곳을 충분히 즐기겠다는 요즘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워케이션(work+vacation)’이나 ‘한달 살기’, ‘장박 캠핑’ 같은 여행 테마가 등장한 것과 같은 맥락이겠죠.
성수기 여행은 최소 30일 전에 잡는다
5월 초에 여행 가는 분들, 숙소를 평균 30일 전에 잡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체크인 날짜와 예약 날짜 사이의 간격을 ‘리드 타임’이라고 부르는데요. 어린이날 연휴 숙소 예약의 리드 타임은 정확히 30.1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가족 단위 호캉스 열풍에 호텔과 리조트는 평균 32.1일, 풀빌라가 포함한 펜션은 은 29.1일 전에는 숙소를 선택했습니다. 평소 방문하고 싶었던 숙소가 있다면 1달 전에는 일정을 잡는 게 안정적입니다. 올 여름까지 해외 여행 소비 환경이 예전처럼 회복하지 못한다면 국내 여행 열풍은 한동안 지속될 텐데요. 지금부터 여름 휴가를 고민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버킷리스트에 담긴 호텔이 있다면, 최소 1달 전에는 일정을 확인하시는 게 어떨까요.
5월은 경주인가
선호하는 지역으로 보면 ‘경주’가 크게 주목 받았습니다. 꾸준한 베스트셀러 제주보다 더 많은 예약이 들어왔습니다. 시군 단위로 분석했을 때, 지난해 1, 2위는 제주시와 서귀포시가 차지했지만, 올해는 3위였던 경주가 첫손에 꼽혔습니다. 경주는 최근 벚꽃과 겹벚꽃 명소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데요. 황리단길을 중심으로 서울 서촌 같은 느낌의 여행 콘텐츠가 속속 자리잡으면서 너나 할 것 없이 여행객이 몰리는 모습입니다.
그외 여행객의 선호 지역에 강릉, 여수, 부산, 가평, 속초, 태안 등이 순서대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바다를 낀 지역을 중심으로, 여행객이 몰리는 경향입니다. 보통 제주에 몰렸던 국내 여행이 다소 다양한 지역으로 분산되면서, 국내 여행의 소비가 다양해진 것도 눈에 띕니다. 덕분에 태안 튤립 정원, 여수와 거제의 케이블카 같은 새로운 ‘인스타 명소’도 속속 등장하는 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