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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주 Feb 04. 2021

02. 천국만큼 아름답다는 것

글/그림_희주

천국은 정말 아름다울까?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예술가 중 하나로 손꼽히는 모지스 할머니의 자전 에세이인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라는 책에서 모지스 할머니는 그녀와 그녀의 동생 아서가 나눈 이야기를 풀어낸다. 어느 봄날에 둘이 잔디밭에 앉아 눈앞에 펼쳐진 풍경이 참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아서가 "천국만큼 아름답다! 천국 가면 맛있는 걸 많이 먹고 싶어."라고 말하면, 어린 모지스 할머니는 "맛있는 건 없어도 되지만 꽃은 많았으면 좋겠어."라고 말한다. 별생각 없이 지나쳤을 '천국만큼 아름답다'라는 표현은 나에게 이제 온 상상력을 다해 그려보는 풍경의 표현이 되었다. 천국은 정말 아름다울까? 아름답다면 봄날의 꽃을 닮았을까 아니면 겨울의 하얀 빛을 닮았을까? 그곳에선 정말 입에 넣는 모든 음식이 입에 착 달라붙는 그런 만족스러운 맛일까? 하늘의 구름 소파는 솜사탕처럼 가볍고 폭신폭신할까? 요정의 신성한 연주가 들려오고 유니콘이 뛰어놀며 손에 닿는 모든 것이 나를 향해 미소 짓는 그런 곳일까? 어쩌면 천국이란 매우 단조로운 곳일지도 모른다. 아픈 곳도 없고 슬프거나 상심할 일도 없는 곳. 모든 것이 평화롭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는 곳. 


천국은 정말 아름다울까?
아름답다면 봄날의 꽃을 닮았을까 아니면 겨울의 하연 빛을 닮았을까?

    종교가 없는 나는 천국이란 정말 존재하는가에 대한 깊은 사색을 하기도 전에 이승에서의 인연의 끈이 끊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잠시 빌린 몸뚱이는 버리고 본모습으로 돌아간 것뿐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천국이란 곳을 그려본다. 분명 그곳에서 산책 후 편히 벤치에 앉아 담배 한 대 피우며 시나 짓고 있을 한량 같은 모습을 그려보며 마음을 위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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