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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주어디가 Mar 22. 2018

[몽골 여행] 내가 이러려고 고비에 왔나보다

고비, 4박 5일의 여정 = 스크롤 주의

나담축제 기간에 맞춰.. 거의 2일 만에 급으로 결정하고 다녀오게 된 고비 여행!

2017년 7월11일부터 15일까지  4박 5일 일정, 7명이서 푸르공 두대에 나눠타고 즐거운 여행을 했다.









#1. 처음 시작은 활기차게-

이때만 해도 이렇게 점프할 힘이 있었나 보다 ㅋㅋ열정적으로 점프샷!

울란에서는 아침 7시 출발, 종모드에서 8시에 출발하는 것이 계획이었지만.. 조금씩 늦어짐


첫 여행을 앞우고 두근두근-


   달리고 달려 도착한 박가자링 촐로 -

박 가자링 촐로 [Бага Газрын Чулуу, Baga Gazarin Chuluu : 작은 지역의 바위]


박가자링 촐로는 길이 15km, 폭 10km, 높이 1.7km의 화강암 산이다.

여기에는 약 20여 종의 약재용 허브와 다양한 종의 야생 동물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박 가자링 촐로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작은 협곡을 따라 올라가야 하는데, 그 입구에는 17세기 수도사들이 명상하며 지냈다던 사원이 건물 뼈대만 남아있다.


도착했다는 말에 푸르공에서 딱 내렸을 때에는 음......?? 아 여기에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찾아오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는데 막상 올라가 보니까 속으로 '오....' 이런 느낌이 들긴 했다.

[박가지링 촐로를 과학자가 좋아합니다.]

박가자링 촐로

문득 뒤를 돌아봤는데 정말 재밌게 생긴 구름이 있었다. ㅋㅋㅋㅋㅋ

다시 봐도 신기하네- 어떻게 저런 구름이 생겼을까 ㅋㅋ

이때부터 발등이 엄청 뜨겁기 시작했다.. 따끔따끔
이때 알았어야 했는데... 지금도 내 발등에는 이때 탄 자국이 희미하게 남아있다.

 떠나기 전, 앞에 있는 작은 바위에 앉아서 한컷! ㅋㅋ아주 조그맣게 보이니 좋구먼 ㅋㅋ

멋있게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어떻게 찍어도 비슷한 것만 같고.. 날이 너무 뜨거워서 오래 있을 수도 없었다.

박가자링 촐로에서 내려와 점심을 먹고 다시 이동.

고비에서는 볼 수 있는 것이 지평선과 구름뿐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동하는 동안 화장실을 가고 싶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었다. ㅋㅋㅋ


잠깐이라도 쉬려고 차에서 내리면 엄청난 바람이 불고 있었다.

귓가에는 사나운 바람소리가 들리는데 동시에 커다란 적막도 느껴졌다. 아무것도 없는 땅에 나 혼자 느껴진 것 같은 적막감.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무것도 없는 땅을 봤다.

표지가 아무것도 없는 곳. 제자리에서 한 바퀴만 돌아도 내가 지금까지 어느 방향으로 왔는지 절대 모를 것 같은데 아저씨들은 이리저리 방향을 틀며 신기하게 길을 찾아갔다.


끝없이 펼쳐진 땅 위를 달리다가 갑자기 나타난 게르에 짐을 풀었다.

첫날은 조금 일찍(오후 3시) 짐을 풀었다. 조금 이른 감이 있었지만, 여행을 다니다가 어두워지면 칠흑같이 캄캄해지고, 어디에 게르 캠프가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발걸음을 욕심내지 않는다.

 

남은 시간 동안 뭐하나.. 했는데 시간이 제법 빨리 갔다.

햇빛을 피해서 돗자리를 깔고 과자 뜯어먹으며 이야기도 하고, 잠깐 낮잠도 잤다가..  

주인가족이 양젖 짜는 모습을 구경하기도 했다.

저렇게 줄로 양 머리를 일렬로 매어놓고 젖을 짰다.

양들 표정ㅋㅋㅋㅋㅋㅋ세상 평온하다.
젖 짜는 것을 구경하고 있는데 누군가 계속 기침을 해댔다. 별로 춥지도 않은데 누가 이렇게 기침을 해?

열심히 고개를 두리번거리다가 알았다. 범인은 바로.. 쟤내들이었다.

마치 사람인 것 마냥-  할아버지 기침소리 ㅋㅋㅋㅋㅋ사방에 녹색 침을 팍팍 튀기면서 기침을 해대고 있었다.
양젖 짜는 아줌마 모자에 얼룩덜룩 초록색 얼룩이 이들의 잔여물이 아닌가 싶었다.  :-ㅣ

늦은 오후가 되니 하늘에 구름이 덮였다. 지금과는 또 다른 분위기가 연출됐다.

그런데... 반대편 저 멀리 어딘가서부터 엄청난 갈색의 흙먼지가 몰려오는 것을 보고 바로 게르로 피신.

양젖 짜는 것을 보면서 주인 가족들과 한 두 마디 나누다 보니 18살인가, 19살이었던 큰 딸이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았다.

어느샌가 우리는 오두막에 앉아 기본적인 인사말과 생활에서 많이 쓰는 한국어를 알려주었다.

역시 코이카 단원이라며 ㅋㅋ(근데 우리 중에는 그 많디 많은 한국어 단원이 한 명도 없었다)


일찍 자러 들어갔는데, 10시 15분쯤 잠시 게르 밖에 나갔다 온 일행 중 한명이 달 뜨는 것을 보고 모두를 소환했다.


지평선에서 달이 뜨는 광경을 지켜보는 것은 처음이었다.(처음 한 일이 참 많네)

이제 막 기울기 시작한 보름달. 진한 주황색 달이 지평선 위로 빠르게 올라오고 있었다.

약 30분가량 밖에 앉아 달이 뜨는 것을 지켜봤는데, 그 모습이 아직도 눈 앞에 생생하다.

구름과 함께 어우러진 달은 호수에 비친 밤하늘 갖기도 했고, 누군가의 웃는 모습 같기도 했다.  


눈물이 날 정도로 아름다웠다. (바람이 부는데 눈을 크게 뜨느라 눈이 많이 시리긴 했다)

이 때문이었나, 여행을 다녀온 후로 난시가 더 나빠진 것 같다 ㅠㅠ



#2. 아직 쌩썡함!


그나저나 날씨가 꽤 덥다! 드디어 사막지역으로 들어온 것인가.. 차를 타고 가다가 낙타 떼 발견!

잠시 내려서 낙타 사진을 찍는데 이렇게 또 정면으로 봐주면.. ㅋㅋ너무 귀엽지

우리 차를 운전해준 강바 아저씨는 가이드인 순재에그치의 오빠라고 했다.

우리가 낙타를 처음 발견하고 엄청 좋아하니 '낙타'라는 발음이 재미있었는지 계속 따라 하셨다 ㅋㅋㅋㅋㅋ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사방이 지평선인 몽골 -
어쩌면 몽골 사람들은 아주 예전부터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알았을 수도 있었겠다.. 저 지평선 너머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까 말이다.

차강 소브라가에 있던 표지판

오늘의 목적지-

차강 소브라가[цагаан суварга, Tsagaan Suvarga  : 하얀 불탑]


높이 600m, 길이 400m의 수백만 년에 걸쳐 만들어진 퇴적암이다.

바닷속에 있던 퇴적암이 오랜 지질 활동으로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  

여기가 아시아의 그랜드 캐년이라고 했던가 ㅋㅋㅋ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만 같은 높은 절벽은 동쪽을 향하고 있는데, 반대쪽인 서쪽에는 절벽은 없고 널따란 평지만 펼쳐져 있다.


마침 우리가 갔을 때에는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는 정오였다.

햇볕이 너무 뜨거워서 그대로 서 있다가는 전기구이 통돼지가 될 것 같았다. 하늘에 구름이라도 있었으면, 조금 더 선선했었더라면 사진을 많이 찍었겠지만.. 차에서 나가는 것도 고민될 정도로 뜨거운 날이었다.ㅜㅠ

저기서 점심을 꾸역꾸역 먹고... 다시 이동!


차강소브라가를 지나 어디서 생겼는지 모를 작은 마을에 들어섰다.
우리는 이 마을에서 드. 디. 어 샤워를 할 수 있었다!!  
샤워실은 20분에 3000원(외국인은 3500원)을 주면 이용할 수 있다.
시원한 물로 머리를 박박 감을 때의 그 행복감이란 :D  

 마침 씻고 나오니 무지개가 뙇!! ㅋㅋㅋ여행 중 처음 만났던 무지개.

다들 뽀송하게 씻고, 저녁도 먹고 시원한 앞마당에서 다과(?)를 즐기는 중!

저렇게 둘러앉아 소박하게 맥주랑 주전부리 먹고 있는데 강바아저씨가 어디서 보드카를 가져오셔서 잔 돌리고~ ㅋㅋㅋ


그러고 게르에 들어가서 잠이 들었다! 근데 어떻게 잠들었는지는 전혀 기억이 안 난다 ㅋㅋ

아마 이번 여행에서 가장 잘 잔 사람이 나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매일 머리만 대면 바로 딥슬립 :D

(고비 여행 중에는 밤에도 불을 피울 필요가 없어서 모두가 편안했다).



#3. 이게 고비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오늘은 독수리 계곡이라는 욜링암과 노래하는 언덕이라는 홍고린 엘스를 가는 날.


 :-D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푸르공을 타고 끝없이 달려서-

어제 봤을 때에는 저 멀리 있는 것이 구름인 것 같다고 했었던- 알고 보니 엄청 큰 산의 협곡 속으로 들어갔다.

협곡 안쪽에 욜링암이 위치해 있었다.


욜링암 [ Ёлын Ам, Yoling Am: 독수리 계곡]

욜링암에 들어가는 길
욜링암 안내 표지판과 길거리 상인들이 파는 뿔로 파는 기념품을 사지 말라는 경고판


욜링암에는 걸어서 갈 수도 있지만 우리는 모두 말을 타고 다녀오기로 함!

이번 여행에서 쾌적 도로 보면 여기가 단연 1등!

욜링암 들어가는 입구에서 팔고 있는 기념품들

몽골에서 이렇게 맑은 물이 흐르는 곳은 처음이었다.  

보통 여름에도 얼음이 계속 얼어있는데, 오늘 가보니 얼음이 다 녹아 졸졸졸 물이 흘렀다.

가이드 언니는 저 물이 미네랄워터라고 하셨다.
사방에는 꽃과 풀들이 가득하고 계곡을 따라 물이 휘감아 흐르는데 자연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

말을 타고 가다가 계곡의 끝에서는 말에서 내려 직접 걸어서 가파른 절벽 사이로 구불구불 이어진 협곡을 따라 들어갔다.

독수리 계곡의 이름에 걸맞게 높이 솟아있는 가파른 협곡 위 하늘에서는 독수리처럼 보이는 커다란 새 여러 마리가 날아다니고 있었다.



욜링암에서 말을 타고 나와서 또 한참을 달리고 달리고 그리고 또 달렸다. (한 5-6시간..? )

잠을 자고 일어나도 여전히 길 위였다. 가끔 엄청 큰 구름을 만나서 비도 내리고 바위도 지나고 산도 지나서..

드디어 홍고린엘스에 도착했다!!!!

홍고린 엘스에서 묶었던 게르, 저 멀이 낙타가 일렬로 앉아있는 것이 보인다.

우리는 우선 게르에 짐을 풀고 낙타를 먼저 타기로 했다.

이 날은 구름이 신의 한 수였다.

엄청 더울 뻔했는데 하루 종일 하늘에 구름이 자작해서 아주 쾌적하게 돌아다녔다.

한 5시쯤 도착한 듯- 도착하자마자 낙타 한 시간 타고 인근을 둘러봤다.

역시나 인근에는 아무것도 없이 그냥 끝 없이 펼쳐진 지평선과.. 온갖 가축들의 똥 ㅋㅋㅋ


들리는 말로는 낙타 냄새가 엄청나서 낙타 탈 때 입은 바지는 다시는 못 입는다고 했다. 그래서 코이카 무당벌레 바지를 입었는데 냄새는 느낄 수 없었다. 낙타나 말이나 뭐... 도긴개긴 ㅋㅋㅋㅋㅋㅋ

다행히도(?) 옷은 버리지 않아도 되었다.

재미있는 자세로 앉아있는 낙타들
낙타 라이딩 그리고 저 들판에서 찾은 달달구리 열매

낙타 타고 와서 라면을 한 그릇씩 얼큰하게 먹고! -

(역시 국물 칭찬해ㅋㅋ 여행 전 먹은 청국장이랑, 여행 중간에 먹은 라면으로 속 편히 여행했다)

6시 넘어 한 7시쯤 홍고린엘스에 도착!

(여름의 몽골은 9시, 10시쯤 어두워진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서 덥지 않게 올라갈 수 있었고, 해가 지는 하늘도 아주 볼만했다.


홍고린엘스 [Khongoryn Els: Singing Sand, 노래하는 모래언덕]


폭 6-12km, 길이가 100km, 높이 300m인 모래사막.

모래 입자가 바람에 움직이는 소리가 마치 노래하는 것 같이 들린다 해서 '노래하는 사막'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금방 해가 떨어지는 것 아닌가.. 싶어서 마음이 조급해졌는데 결과적으로 느지막이 가기를 정말 잘했다.

멀리서 보던 것과는 달리, 커다란 모래언덕 밑에 서 있으니.. 엄청 높고 경사가 가팔랐다.

모래가 들어가면 카메라가 망가질 수 있다고 하여 핸드폰만 가지고 완전무장을 하고 올라갔다

하지만, 올라다가면서 입 가리개랑 선글라스랑 다 벗어버렸다는 것 ㅋㅋㅋ 신발은 아예 처음부터 벗고 갔다.

모래는 시원했고 피부에 착착 감기는 느낌이 온몸을 파묻고 싶을 정도로 너무 부드럽고 좋았다!


300m의 높이는 생각보다 높았다.  

한 발을 디디면 고운 모래 속으로 두 발자국 밀리는 이 모래사막을 오르다 보면 여러 가지 모양으로 사막을 오르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두 손과 두 발을 모래에 꽂아가며 기어 오르거나 꿋꿋이 두 발로 뛰어가는 사람들.ㅋㅋㅋ

그리고 중간중간 누워있는 사람들 등.. 헥헥거리는 숨소리와 함께 여러 모습으로 사막에 매달려있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 바로 여기, 홍고린엘스다.

모래언덕의 경사가 이 정도-

중력의 힘이 이렇게 셀 줄이야.. 정말 헥헥대면서, 사막에서 물을 찾으며 두 손 두 발로 올라갔다.

정상이 눈 앞에 보일 무렵, 계속 올라가다 보면 이 광경을 다 놓쳐버릴 것 같았다.

그래서 더 이상 올라가지 않고 이 순간을 즐기기로 했다.

높은 모래사막 언덕에서 바라보는 노을과 하늘빛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해는 구름 사이로 여전히 붉은빛을 내며 서서히 사라지고 있었고, 반대편 하늘에서는 어둠이 몰려오고 별이 하나둘씩 얼굴을 내밀었다.


그러고 내려오는데 완전 꿀잼!!

여긴 어딘가에서 봤던 샌드 서핑을 할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모래는 너무 고왔지만 푹푹 빠져서 썰매가 밑으로 쓸려 내려가지 않았다. 다들 썰매를 끌고 올라가다가 중간에 그냥 버려두고 내려오면서 들고 내려오더라ㅋㅋㅋ


언덕을 내려오는데 내가 모래를 다 끌고 내려오는 느낌. 이러다 언덕이 낮아질 것만 같은 불안함.. 껄껄껄
시원하고 고운 모래의 느낌이 너무 좋아서 온몸을 파묻으면서 내려왔다.


#4.  원타임이 부릅니다. 핫뜨거

하루동안 말 타고 낙타 타고 네발로 기고... 전날의 후유증을 온몸에 안고서 또다시 우린 길을 떠났다.

어제는 하루 종일 구름이 함께 다녀서 정말 좋았는데.. 오늘은.......구름 보고싶다....

차에서 자는 시간도 점점 더 길어지고 ㅋㅋㅋ자다 깨다 음악 듣다가 창밖에 보다가 또자고-
그나마 오늘은 맛있는 허르헉!!! 과 핫 샤워!!!!!!! 그리고 마지막 날이다!!!!!!


바양작  [Баян заг, Bayan zag : 불타는 절벽]

뜨거운 햇빛 밑에서 달리고 달려 도착한 바양작.

백악기 시대의 지층구조를 가지고 있어 공룡의 뼈들이 많이 발견된 곳이라고 한다.


여긴 어딘가.. 여기가 관광지인지 그냥 지나가던 들판인지 멀리서는 절대 알 수 없다.

안내 표지판이라던가, 관광안내문이 대부분 없다. 그래서 미리 공부해가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가가기 딱 좋은 곳이다.


이번에도 도착했다는 주위를 둘러봤는데..

어? 여기가 어디라고?ㅋㅋㅋㅋㅋ여기에 뭐가 있어?ㅋㅋㅋㅋㅋ

그렇게 푸르 공에서 내렸더니 가장 먼저 눈에 보인 것은 기념품을 팔고 있는 사람들.

정말 엄청나게 뜨거운 햇볕 아래서 이렇게 뭔가를 팔고 있었다.


아름다운 곳이었지만.. 너무 덥고 뜨거워서 오랫동안 서서 즐길 수는 없었다 ㅜㅜ


그렇게 여기저기 기웃기웃 거리다가 만난 프랑스 할머니 할아버지 여행객들.

본인들이 직접 운전하면서 여행을 하고 있다며 엄청 자랑스럽게 말씀하셨다.ㅋㅋㅋㅋㅋㅋ

와우! 길도 없는 여기서 어떻게 길을 찾아다니는 건지.. 여기서 오래 살았던 분들이었나, 면허를 직접 따셨나..

궁금한 것들이 많았지만.. 불어 1도 모르니까 패스!

어째됐던 이분들 엄지 척! 리스펙트!

빨리 이 불타는 절벽에서 나가고 싶었는데  우리 차가 뭐가 잘못됐는지..

운전기사 아저씨가 차 밑으로 들어가서 한참을 자동차를 수리하셨다.

우리는 가이드 언니가 해주신 스파게티를 열기가 가득한 차에서 후루룩 마시고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함께 했던 일행 중에 20살 친구들이 있었다.

처음에는 정말 어린 친구들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야기도 잘 통했고 다들 귀염둥이들이라 여행 내내 우리에게 큰 엔돌핀이 되었다!! 하트 뿅뿅!!


바얀작에서 내려와 달려서 도착한 곳은 - 순재 에그치 동생 집이었다! ㅋㅋ

푸르공을 고치느라 지연된 시간만큼 식긴 했지만, 여전히 맛있는 허르헉을 허겁지겁 먹었다.

그런데...

나담 기간이라 샤워 가게가 하지 않는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가!!

두둥!!...... 아니 된다..ㅠㅠ

사막 갔다 왔는데... 오늘 씻는다는 말만 듣고 기대하고 왔는데..


내가 자연인이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밤에 게르 앞에 돗자리를 깔고 다 같이 누워 별을 본 것!

그믐이 아니었음에도 달이 좀 늦게 뜬 건지... 밤하늘에 별이 가득가득가득!

카시오페아나 북두칠성 정도.. 만 한눈에 찾을 수 있고, 나머지는 별이 너무 많아서
별자리를 찾는 게 무의미했다(사실 내가 잘 모름)ㅋㅋㅋㅋ 은하수가 눈으로 보였으니 뭐...ㅋㅋ


또 별똥별은 어찌나 많이 떨어지는지 ㅋㅋ20개 정도 봤다.
나란히 누워서 별 보면서, 별똥별 찾으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너무 웃겨서 거의 울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누워있었다! ㅋㅋㅋㅋㅋㅋ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정말 행복한 추억이다 :)


#5. 나에게 씻을 물을 달라!

험한 길을 몇백키로씩 달린 것이 무리가 됐는지 푸르공 두대가 번갈아가면서 쉬어야만 했다.

날이 엄청 더웠던 것도 한몫한 듯-


우리의 마지막 여행지였던 하르헝(?)
여긴 정보를 찾기가 힘든 곳이었다. 검색을 해봐도 잘 안 나오는데..
아마도 몽골사람들이 와서 기를 받아가는 곳인 듯했다.

마침 우리가 도착했을 때 온몸에 문신을 한 몽골 아저씨가 윗옷을 벗고 큰 바위 곳곳에 올라가 어떤 의식(?)을 하고 가셨다.

몽골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저 둥근 모양의 쇠통(?)은 책이라고 했다.

저 원통 위에 꼭지를 잡고 돌리면 팽이처럼 원통 안의 어떤 것이 돌아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원통을 돌리는 것이 불경을 읽는 것과 같은 신성한 의식이라고 한다.

저 멀리 보이는 푸르공과... 씻고 싶은 나 :-ㅣ



이제 진짜 집 가는 길!!

근데 같은 자리의 푸르공 바퀴가 2번이나 펑크가 났다 ㅠㅠ

엄청 더운데.. 중간중간 내려서 타이어 갈고.. 그 틈에 사진도 찍고.. 강바 아저씨가 수고 많이 하셨다.

 

차에 앉아있기만 하는데도 피곤해서 계속 자는데 아저씨는 내내 운전만 하니..

내 돈 주고 가는 여행이라지만 참 감사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오기전부터 꽁꽁 열려 아이스박스에 챙겨온 얼음 물을 드리는 것 밖에 없었다.






이렇게.. 4박 5일의 여행이 끝이 났다!


아직까지 자본의 손이 닿지 않은 몽골 - 아마 몇십 년 뒤에 오면 여기도 지금과는 다르겠지!
진짜 이 넓은 광야에서 보니 인간은 한낱 미물에 불과했다.

자연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라고 했다.

인간의 힘으로 컨트롤 할 수 없는 거대하고 광활한 어떤 존재라고 했다.
그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모습. 그게 인간이었다.

그래도 우리에게 보여준 다채로운 모습들은 각각이 참 소중하고 아름다웠다. 우리가 해치려 하지만 않는다면
이들도 우리에게 계속 아름다움을 보여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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