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주어디가 Sep 19. 2018

 [울란바타르 한국주간] Enjoy Korea!

2018년 9월, 서울의 거리에서 펼쳐진 한국주간 행사에 다녀왔다.



지난 15일 토요일. 울란바타르에 전날 저녁부터 토요일 아침까지 세상 화려한 정전과 단수가 번갈아가면서 발생했다.

15일부터 몽골에 파르(몽골식 난방, 라디에이터)가 들어온다고 했기 때문에 아마 단수는 그럴 수도 있지. 그럼.

근데 정전은 무슨 일? (교통신호등에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경찰들이 직접 수신호로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알고 보니 울란바타르의 발전소에 문제가 생겨서 도시 전체가 정전이 된 것이라고 했다. 수도가 전체 정전이라니 정전 클래스가 다르다.


정전과 단수를 뒤로하고 스토리허브로 향했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슬슬 걸어갔는데,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다.

마침 나란톨 시장 부근에서 마라톤이 열리면서 차도를 막아놔 교통체증이 정말 심각했다. 서 있는 차들보다 내가 훨씬 더 빠른 느낌.

따뜻한 가을볕 아래서 음악을 들으며 슬슬 걸었다. 룰루


올여름이 되기 전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Story Hub Mongolia'라는 곳에서 한국어 말하기 클럽을 진행하고 있다.

스토리허브는 영어책 카페다. 겉으로 보면 영어책이 정말 많은 평범한 북카페인데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이 조금 다르다.

매주 토요일마다 영어 말하기 클럽, 한국어 말하기 클럽, 몽골어 말하기 클럽이 진행된다. 그 외에도 어린이들을 위한 스토리텔링이나 Craft time도 모두 무료로 진행되고 있다. 각각의 클래스에 정해진 커리큘럼이나 룰은 없고 누구나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할 수 있다.


한국어 말하기 클럽에는 한국어를 잘 아는 친구들이 온다. 매주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 3~4명, 때로는 7~8명의 학생들이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눈다. 매주마다 한 가지 주제를 준비해 돌아가며 말하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한국에 가서 공부할 목적으로 한국어를 배운다. 각자 한국어과에 재학 중이거나 학원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다들 한국어에 대한 열망(?)이 강해서 열심히 하는 게 눈에 보인다. 그래서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고,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긴다. :)






마침 이번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한국주간으로 서울의 거리에서 한국의 날 행사가 있었다.

그래서 말하기 클럽을 하는 친구들과 함께 가보기로 했다! 고고!


꽤 여러 가지의 행사가 함께 진행되는데 나는 15일 서울의 거리에서 열리는 축제에만 참여했다.

사람들은 각각 자기의 관심사에 맞는 곳에 참여해 한국주간을 즐기는 듯했다.

(동기 선생님은 대사관에서 열리는 바둑대회에도 참여해서 바둑판과 바둑알을 상품으로 받아오셨다!!)

이 외에도 한국 영화 상영 등 여러 가지 행사를 하니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한국을 알기에는 좋은 기회였다.


오후 4시부터 시작되는 행사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다. 그리고 각종 화려한 한복을 입은 학생들과 사람들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

그리고 도로 양쪽에는 한국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체험부스와 한국음식을 파는 부스가 나란히 열을 지어 서 있었다.

좀 더 적극적으로 행사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들은 2000투그릭(한화 약 1000원)을 내고 라플 추첨을 할 수 있었다.

돈을 내면 작은 명함 사이즈의 종이를 주는데, 전통놀이를 모두 완수하고 도장을 받아서 내면 추첨을 통해 여러 가지 상품을 주는 듯했다.

나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서린 언니는 열정적으로 참여해서 한글 쓰기도 하고, 한복 입기도 하고, 투호놀이도 했다.





서울의 거리 한쪽 끝에는 공연 무대가 설치되어 있었다. 이 위에서는 한국과 몽골 관계자들의 개회사로 시작해 각국의 전통공연이 열렸다.

이후 사람들이 모두 거리로 내려와 전통복장 퍼레이드를 했다. 그런데 거리가 그리 길지 않아서 금방 끝났다. ㅋㅋ  

이 퍼레이드를 하면서 울란바타르에서 아는 사람은 모두 만난 것 같았다.^^

가을 날씨에 한국음식도 많고 한국 사람도 벅적벅적한 것이 마치 추석 연휴에 장터에 놀러 온 듯-

기자들을 위해 준비된 것 같았던 비빔밥 비비기





구경하다가 6시가 넘어서 다 같이 밥을 먹으러 갔다. 학생들과 밖에서 만나는 일은 처음이었는데 꽤 색다른 시간이었다.

우리가 갔던 식당이 다른 곳에 비해서 조금 비싼 것을 제외하면 나쁘지 않았다.

밥을 먹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다 지고 캄캄해졌는데도 아직 사람들로 벅적벅적했다..


나름 오늘 행사의 하이라이트였던 한국 걸그룹 공연을 봤다. 신인인 것 같았는데, 정말 춤을 잘 추더라.....ㅋ.ㅋ

서울의 거리 입구 쪽에서 막 버스킹을 시작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는데, 마지막에는 구름 떼같이 몰려서 이들의 노래를 감상했다.

버스킹을 하던 자리 바로 건너편에 엥후시가 일하고 있는 펍이 있었다. 해가 지면서 쌀쌀해진 터라 우리 일행 중 몇 명은 집에 가고 몇 명은 카페에서 몽골의 특산물인 차차르강 차를 마시며 재즈 공연도 보고 평소에는 나누지 못했던 개인적인 이야기들도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다음날. 주일 예배를 마치고 월동준비를 위한 낙타 양말을 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수흐바타르 광장 건너편에 새로 생긴 한국 편의점을 발견했다!

와우 여기가 한국인지 울란바타르인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들어가 봤는데, 나름 토스트와 핫도그 등 즉석식품도 만들어 팔고, 한국 과자들도 꽤 많이 있었다. 와우

우리 동네는 아니지만 필요할 때는 많이 들릴 것 같은 느낌! 휘바휘바


바쁜 주말을 보내고 기관에 출근을 했는데 노트북이 계속 혼자 꺼진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봤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OMG 노트북아 5달만 버텨주겠니?!!

 다행히 아이패드로 브런치를 쓸 수 있어서, 그리고 당장 필요한 사진은 업로드를 해놔서... 이걸로 완성할 수 있을 것 같다! ^^

근데 아이패드는 맞춤법 검사는 지원하지 않나 보다. ㅇㅅㅇ







매거진의 이전글 What I do these days-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