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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주어디가 Sep 12. 2018

What I do these days-

몽골 생활도 어느덧 Chapter 4. 에 접어들었다-

(메인 사진은 예전에 양축제에서 인터뷰할 때이지만, 뭔가 어울려서 가져옴)


#1. 손이 시린 계절이 왔다.

하늘과 공기가 제법 가을 냄새가 난다. 사실 기온은 가을이라기보다 벌써 초겨울 느낌이다.

특히나 올해는 이상하게 비가 많이 내려서 여름에도 더운 느낌이 거의 없었다. 거기에 8월 한 달 국외에 있다가 들어오니 올해는 여름이 있었나..? 싶은 느낌. 올해 종모드 기온이 30도를 넘었던 적이 한 번이었나.. ?

그렇게 어물쩡 여름이 지나가고 급 가을이 왔다.

  

뜬금없지만 그냥 올려보는 올 여름 테를지의 밤-

벌써 첫눈이 내린 몽골이지만 가을볕이 따숩다.

파르가 15일부터 들어온다고 한다. 그전까지는 전기장판 펴고 위아래 히트텍 껴입고 털양말 신고... 뜨거운 차를 홀짝홀짝 마시며 지낼 것 같다.

언제봐도 좋은 가을하늘. 그리고... 누가 이렇게.... 이렇게 걸으면서..?!! 어!!?

겨울을 준비하기 위해 낙타 양말을 재정비했다.

이거 없으면 추운 겨울을 어떻게 날지.. 덜덜덜 이 양말들과 소렐 부츠는 몽골 생활의 일등공신!




#2. 한 달 만에 출근을 했다.

조금조금 사람이 바뀌었다. 옆에 있던 코워커 아저씨는 사라지고 새로 온 사람도 있었다.

오랜만에 만나서 조금 어색하지는 않을까.. 싶었는데 다들 반갑게 잘 다녀왔냐고 물어봐줬다.

다만 오랜만에 몽골어를 쓰려하니 뭔가 처음인듯한 느낌..ㅋㅋㅋㅋㅋ내가 쓰는 몽골어가 어색해진다.

기관의 책상 서랍에 에이미 언니로부터 온 엽서가 있었다.

언니는 지금 홍콩에서 일하고 있지만, 엽서는 카멜의 사진이었다!

SF와 LA중간의 작고 아담한 도시 카멜! 예술가들이 살아야 할 것 같은 곳이었는데.. 다시 가보고 싶다!

예상치도 못했던 엽서를 받아서 엄청 기분이 좋았다.

몸도 피곤하고 기분도 착잡하던 때에 어떤 전환 포인트(?)가 된 선물.


약 6시간의 시차가 영향이 있었는지 매일 새벽 4~5시에 잠이 들고 아침 9시, 10시에 겨우 일어났다.

알람을 여러개 맞춰도 무용지물. 일어나자마자 세수만 하고 후다닥 기관을 출근을 했다던..

(그나마 기관에 앉아있어야 생산성 있는 일을 하게 되니 아침에 출근해서 퇴근까지 꼬박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일주일이 지나니 이제 얼추 적응했는지 요즘에는 밤에 자고 아침에 일어난다.

이런 컨디션과 더불어 그동안 내내 말했던 다음 스텝을 생각할 때가 되니 마음이 예전 같지 않았다.

(한국가서 뭐 할꺼냐는 질문에 항상 여행다녀와서 10월부터 생각할거라고..말하곤 했었다)

앞으로 뭐하고 사나, 내가 뭘 하고 싶은가, 어떻게 자리잡지.. 이런 복잡한 생각들이 막 떠오르면서 이것저것 찾아보다 보면 빨리 한국에 가서 뭐든 시작해야 할 것 같은 조급한 마음이 들었다.

아직 6개월 남았는데 이렇게 생각만 하다가 이도 저도 안될 것 같은.. 지금 할 수 있는 걸 하자. :)


요즘은 지금 할 수 있는.. 여행일기를 정리해서 올리고 있다.

사진을 정리하고, 분류하고, 약간의 편집을 거쳐 각 도시별로 챕터를 구분해서 브런치에 올리려고 한다.

보통 브런치를 쓸 때 사진 작업을 다 해서 올려놓고 글을 써서 완성을 하는데, 그 사진 작업이 만만치가 않다.

벌써 5년 넘게 쓰고 있는 노트북은 최선을 다해주고 있고, 시청의 인터넷도 열일을 하고 있는 것 같긴 하지만.. 가끔 저렇게 수십 장의 사진을 업로드했는데, 사진 아이콘만 뜰 때면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ㅋㅋㅋ


추석 때 가족들이 놀러 오는데 그전까지 완성하는 것이 목표!!


그리고 요즘 단원 활동지원비로 종모드 입구에 안내 게시판을 설치하는 것을 진행 중이다.

부시장과도 이야기하고 게시판 디자인도 확인하고... 했는데, 과연 진짜 설치할 수 있을 것인가?!

9월, 10월 관전 포인트



#3. 우리 집에도 가을이 왔다.

은혜 언니에게 받아 심은 두 개의 해바라기 씨앗이 잘 자라던 중에 내가 여행을 훌쩍 떠나버렸다.

여행을 가면서 3주 넘게 물을 주지 못했는데, 집에 와서 보니 한놈은 죽고 한놈은 거의 죽어가고 있었다.

혹시나 하고 오자마자 물을 듬뿍 줬더니 노오란 해바라기 꽃을 피웠다.

이 질긴 생명력.

왜 이 말이 떠오르는지는 모르겠지만,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책이 생각났다.

지난주에 길을 지나다가 하늘하늘거리고 있는 코스모스를 봤다.

정말 하늘하늘 거리는 동영상을 찍었는데.. 왜 때문에 imovie 5시간 동안 업데이트 중입니꽈??ㅋㅋㅋㅋㅋ

너도 사는게 쉽지 않구나 ㅋㅋ

요즘 노트북, 핸드폰, 이어폰.. 하나같이 슬슬 제 수명을 다하고 있는 것 같다. 슬프다


여행 브런치가 금세 올라올 것 같지 않아서 살짝 업데이트하는, 요즘 내가 사는 모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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