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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주어디가 Oct 24. 2018

[몽골여행]  가족과 함께한 가을여행 vol.1

몸도 마음도 넉넉했던 몽골에서의 추석연휴 :)



D-2. 가족들이 몽골에 온다! ㅋㅋㅋ


혼자 살기 편하게 맞춰놓은 가구를 다시 배치하고, 이불 빨래를 하고, 장을 보고, 바닥을 쓸고 닦고- 그리고 화장실 청소까지 바쁘다 바빠!

며칠동안 가족 맞이 준비를 한 후... 드디어 이씨 패밀리 온전체가 뭉쳤다.


토요일 오후 동생은 5시쯤 도착했고, 엄마아빠는 밤 10시가 지나서 몽골에 발을 내딛었다.

지금까지 두명씩 해외여행을 다녀온 적은 있어도 온 가족 전체가 뭉친 것은 처음이었다. 휘바휘바 ~_~

다만 아쉬운 것은 동생은 딱 추석 연휴만  있다가 중간에 돌아가야 한다는 것. 시간이 없었다.


(예전에 회사에 다닐 때, 미국에서 친한 친구 결혼식이 있었다. 꼭 가고 싶었다. 마침 직장생활 1년차라 휴가는 없었고 야근과 날샘을 밥먹듯이 하던 곳이어서.. 그냥 그만 두고 미국에 갔다가 거기서 친구 결혼식도 참석하고 다른 사람들도 만나면서 조금 지내다가 오려고 했다. 하지만 실장님은 그냥 휴가를 줄 테니 다녀와- 하셔서  그렇게 휴가를 내서 다녀온 적이 있었다. ㅋㅋ지금 생각하면 조금 막무가내 같기도 하지만..홍홍홍

 이런 경험이 있어서 동생한테도 그냥 말 하고 휴가 내라고 했는데.. 결국 휴가는 못내고 수요일 완전 새벽비행기로 돌아갔다..ㅉㅉㅉ)


그래서 동생이 도착하자마자 울란바타르 시내로 나가서 블루스카이 라운지에서 피자도 먹고 기념품도 둘러보다가 공항에서 엄마아빠를 데리고 종모드의 내가 살고 있는 집으로 돌아갔다. 몇 년 만에 다같이 모인 우리 가족! ㅋㅋ다들 그대로였다~ 히히


다음날 새벽 6시에 출발이었지만, 오랜만의 재회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가족들이 가져온 한보따리(주로 먹거리)를 기쁜 마음으로 푸르고 정리하다 보니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히히

이번 여행동안 동생이 사막을 정말 가고싶어했는데, 짧은 일정으로는 갈 수 없었으므로 우린 아르항가이의 쳉헤르 온천에 가기로 했다.

2018년에는 10월 15일까지 영업을 한다고 하니 우리 일정에도 딱 맞았다!


이번에도 매번 같이 다니던 순재에그치와 함께 여행을 떠났다.  

한동안 날씨가 정말 추웠기 때문에 집에 있는 담요는 다 들고 나왔다 ㅋㅋㅋ

덕분에 차에서도 게르에서도 잘 덮고 따뜻하게 지낼 수 있었다.

멀리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서 볼만한 곳이 많지 않으므로..하르호린에 있는 에르덴 조 사원을 들렀다.

이 앞을 여러번 지나갔지만 들어와 본 것은 처음이었다. 차에서 내려 옛 건물들과 유적들을 둘러보고 사진도 찍으며 가을볕을 즐겼다.

사원에서 나와 강가에서 점심으로 순재에그치가 집에서 싸온 김밥과 컵라면을 먹었다.

온통 초록색이던 땅이 어느새 색이 바래 황금색으로 변했다. 이 색도 곧.. 몽골에서는 영영 볼 수 없겠다. 허허

쳉헤르로 가는 길-

하르호린을 지나 아스팔트 길을 한시간 가량 달리고 나면 곧 비포장도로로 들어서게 되는데 여기서부터 꽤나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레알 오프로드라 온몸이 흔들흔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길을 좋아했다 ㅋㅋ)

여름에는 초록색 나무와 파란 하늘, 그리고 곳곳의 개울가가 한폭의 그림이 된다. 시간이 지나 가을이 되니 그 나무들이 모두 노란색으로 옷을 갈아입고 또 다른 느낌의 모습을 뿜뿜하고 있었다. 어쩌면 평생 보지 못했을 수도 있었을 몽골의 가을을 발견해서 신났다 ㅋㅋ


중간에 가다가 잠시 차를 세웠다. 여기서 사진도 찍고 어떤 것의 배설물을 찍고 있는 동생도 찍었다. 똥이 사방에 있는 것이 신기한가보다. -_-

몽골의 들판은 자세히 들어다보면 염소똥, 말똥, 소똥 등으로 뒤뎦여 말 그대로 똥 천지다.

워낙에 건조해서 냄새가 나거나 신발에 철푸덕 하고 묻거나 하는 일이 없기도 하고, 매일 봐서 이미 너무 익숙한 풍경인데, 한국에서 온 여행객들은 이걸 어떻게든 피해보려 아우성이다ㅋㅋㅋㅋㅋ  옆에서 보면 뭔가 웃기기도 하고... 내가 너무 몽골화가 됐나보다 라고 생각한다.

작년에는 보지 못했던 몽골의 가을. 작년에는 9월 초에 여행을 다 끝내고 그 이후로는 집에만 있었기 때문에 이런 풍경을 볼 수 없었다.


저 멀리 쳉헤르 온천이 보이고 그중에서도 맨 위에 있는- 우리가 맨날 갔던- 홍고르 게르캠프가 보인다.

짐을 푸르고 역시나 엄마아빠는 주변을 한바퀴 둘러보자고 했다. 그래서 저녁을 먹기 전 산책에 나섰다.

이날 이 산책길이 정말 너무 아름다웠다. 눈으로 직접보면 감동 100배
어디든 그림이었던 쳉헤르 산책길

특히나 올 여름에 비가 많이와서인지 졸졸졸 흐르던 개울이 더 커졌다. 정말 몇시간이고 앉아 있고 싶은 곳이었다.

산책길로 잘 가다가 저 위로 올라가보자는 엄마아빠의 제안에 뜻밖의 등산을 했다.

아무런 조작없이 찍은건데 경사가 저 정도... 헥헥거리며 겨우겨우 올라갔다.

하산하는 길. 카메라에는 이것 밖에 못 담았지만 넓게 펼쳐진 산이 저 밑까지 이어져 있었다.

돗자리 깔고 누우면 딱 좋은 각도 ㅋㅋ

오랜만에 보는 온천 수원지. 여긴 사계절 내내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올라온다.

우리가 올라갔다 내려왔던 산

수원지에서 우리 캠프로 돌아가는 길. 어디 하나 같은 곳 없이 모두 제각각의 아름다움이 있었다.

드디어 온천타임~

온천에는 생각보다 사람이 없었고, 그나마도 대부분 한국사람이었다. ㅋㅋㅋㅋ 다들 추석 연휴 맞아 몽골로 놀러오셨나봄.

아침저녁에는 기온이 상당히 떨어지기 때문에 춥지 않을까, 감기는 걸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노 워리! 온천은 너무 좋았다.

사람도 얼마 없어서 깨끗한 물과 청명한 밤공기,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가족과 함께라서 정말 좋았다.

저녁 먹고 온천에 들어가서 꽤 오랫동안 몸을 담그고 앉아 있었다.

별을 보고 싶었지만 추석엔 대보름... 저 멀리 하늘에서 보름달이 순식간에 떠올랐다.

밤엔 게르에 초를 켜놓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다가 잠이 들었다.

엄마와 아빠는 아침에도 일어나서 온천을 들어가셨다. ㅋㅋㅋㅋㅋ

나는 발만 담그고 나옴. 아침에 만난 사람들은 모두가 가족단위로 놀러온 한국인들이었다.

엄마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어디서 왔는지 어떻게 왔는지 등의 이야기를 나누는데 나는 그냥 마이웨이-

이날은 쳉헤르에서 점심을 먹고 엘승 타사르해(미니고비)로 이동하기로 했다.

저녁으로 허르헉을 먹기로 해서 돌아가는 길에 하르호린 있는 정육점에 들렀다.

우리동네 정육점도 딱 이 모양이다. 어떠한 냉장시설이나 냉동시설은 찾을 수 없고, 고기를 날것 그대로 진열해서 파는 곳이다. 그리고 한국처럼 부위별로 구분하지 않기 때문에 삼겹살 주세요- 목살 주세요- 라는 주문은 통하지 않는다.

푸줏간이라는 단어가 더 잘 어울리는 곳이다. 후후후

내가 종모드에서 정육점을 처음 딱 가보고 아, 내가 여기서 혼자 고기를 사 먹는 일은 없겠구나.. 라고 생각을 했었더랬지.

사진에는 없지만 저 안에서는 큰 들통에 온갖 내장을 모양 고대로 담아놓고 팔기도 하고.. 머리도 팔고 있었다. 문자 그대로 고기에서 나오는 것은 다 있다.^^

시장 한쪽의 아롤(몽골식 치즈) 파는 가게-

다들 처음 보는 비주얼에 신기해서 이것저것 사고 싶어했는데 맛을 보더니 잠잠해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는 그래도 저 중에서 치즈 비슷한 걸 하나 사서 결국 집까지 가져갔다. 지금도 잘 드시고 있나... 궁금하네



얼추 저녁이 다 되어서야 도착한 엘승 타사르해-

순재에그치가 허르헉을 준비할 동안 우리는 미니고비에 다녀오기로 했다.

미니고비에 여러번 왔었지만 이렇게 깊이 들어간 적은 없었다.

저 높은 봉우리에 가보자! 하고 올라가면 그 위에서는 저 멀리 또 다른 높은 봉우리들이 보였다. 그렇게 가다보니 꽤 깊숙이 들어가게 되었고, 마치 정말 고비사막 같은 그런 사막의 모습이 나왔다. 이 정도면 만족만족.

앞에서 동생이 막대기를 저렇게 끌고 가길래 왜 그걸 끌고가냐고 물었더니 '나중에 돌아올 때 길을 잃을지도 모른다며 길에 표시를 한다'고 했다.

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여튼 웃긴 짬뽕이다.

마지막으로 갔다가 이제 돌아가자! 했던 언덕- 꽤나 높은 모래언덕이었다. ㅋㅋ

저 멀리 하늘에는 먹구름과 함께 해가 지고 있었다.

나름 컨셉사진- ㅋㅋㅋ

게르에 돌아오니 신발 속에 모래가 한가득- (지금도 저 신발을 신으면 모래가 조금씩 나오는 것 같음-_-)

게르 밖에 앉아서 신발 모래를 터는데 저 강아지들이 엄청 달려든다 ㅋㅋㅋ귀엽기는 했지만... 그래도 좀 가줬으면 좋겠어..

게르 안에서는 허르헉이 한창 익고 있었다.

순재 에그치의 요리솜씨가 날로 발전하는지, 이번 양고기는 지금까지 먹었던 것 중에서 가장 고기냄새가 안났다.

그래서 순대도 잘 안먹는 엄마도 고기를 잘 드셨다. :-)


아침에 일어나서 씻으려는데 엄마아빠가 게르 뒤쪽에 있는 우물을 발견했다.

그동안 여기에 우물이 있는지 관심도 없었는데... 저 물을 찾아가지고는 저기서 양치를 하고 씻으신다. 허허

역시 시골 짬밥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인가- 같은 환경인데도 모두가 보는 것이 다 다르다.

오전에는 다같이 말을 타기로 했다.

낙타보다 말이 더 재미있기도 하고, 이때 한국에 메르스 감염자가 발생했다해서 주저하지 않고 승마로 결정!

처음에는 가이드가 끌어줬는데, 돌아올 때는 엄마 아빠 각자 막 달리면서 왔다. 엄마 말이 영 말을 안들어서 막 달리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열심히 '추우 추우'를 외치고 엉덩이를 때리며 달려가시더라- 순재 에그치가 엄마아빠 말 타는거 보고 아주 훌륭하다며 신기해 했다. ㅋㅋㅋㅋ


이날 말을 타고 반환지점까지 갔을 때 동생이 속이 안좋았는지 내려서 토를 하고 시름시름 앓았다. =_=

몽골에 오기 전날 새벽까지 마감을 하고 바로 비행기를 타기도 했고, 그동안 체력이 많이 떨어진데다 어제 저녁에 몸에 안받는 맥주를 마셨던 것이 모두 겹쳤던것 같다.

얘는 이때부터 한국을 갈때까지 계속 시름시름 앓다가 갔다.


바로 다음날 아침, 동생은 한국에 가야했으므로 우리는 엘승타사르해에서 말을 탄 후 종모드로 다시 출발했다.


집에 도착하니 얼추 저녁시간. 씻고 저녁을 먹고, 같이 찍은 사진을 보면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동생 비행기가 오전8시에 있어서 온 가족이 또 새벽같이 일어나 공항에 배웅하러 다녀왔다.

저 상태를 보니.. 당분간 쉬어야할 것 같은데. 저러고 또 다음날 출근해야한다며 아침 일찍 한국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참 안타까웠다.



이렇게 온 가족이 함께한 1차 몽골여행은 끝이 났다.

동생을 보내고 남은 시간 동안 테를지를 갈까..무엇을 할까 하다가 엄마 아빠와 셀렝게 기차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그래서 동생이 한국을 가던 날, 공항배웅을 하고 오전에 집에서 좀 쉬다가 바로 울란에 나갔다. 우선 기차표를 사고, 한국에 가져갈 엄마아빠 선물도 사고 컴백 홈ㅋㅋ 집이 가장 좋다-

평생 기차를 탔던 시간보다 올 8월 9월 두달동안 기차에 앉아있던 시간이 몇 배는 더 많은 것 같다.하하

셀렝게를 갈때마다 날씨가 항상 안좋았었는데, 과연 이번에는 맑은 하늘이 우리를 반겨 줄 것인가?!!


엄마아빠와 함께한 2차 몽골여행은 다음 편에서-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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