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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주어디가 Aug 03. 2020

 [국내여행] 갑시다, 연천으로-

몇 번을 다시 간다 해도, 오늘은 될 수 없을 거야. 

올해 초부터 같은 모임에 들게 된 지인들과 가볍게 여행을 다녀왔다.

몇 달 전 준비했던 강원도 엠티도 코로나로 무산되고, 시간은 훅훅 지나가고.. 

이러다가 올해가 그냥 지나갈 것 같아 부랴부랴 당일치기 여행을 준비했다. 


이 여행을 준비하고 떠나기까지 나는 정말 아무것도 안 했고, 

그리고 가장 열심히 즐기고 행복해했던 것 같다. ㅋㅋㅋ 


멀지 않게 다녀올 수 있는 곳이 여기저기 물망에 올랐으나, 우리의 최종 픽은 바로 '연천'

연천이라... 북한과 가깝다는 것 말고는 아는 것이 없어서 별 기대가 없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아주 큰 선물이 있었다. 



1. 망향 비빔국수 본점

연천군 청산면 궁평로 5



원래 인원은 11명이었으나 한 명이 낙오되는 바람에 10명이서 출발-

스타렉스 한대와 중형차 한 대에 나눠 타고 길을 떠났다.


자유로를 타고 연천으로 가는 길. 

토요일이었지만 차가 거의 밀리지 않아 슝슝 달리며 높은 건물 없이 넓게 펼쳐진 하늘을 만끽했다. 

노점상에서 참외사는 OKT씨와 우유빙수가 맛있었던, 망향비빔국수 본점 옆에 위치하던 카페


가는 길에 길 가에서 참외를 파는 노점상들이 많이 보였는데, 

마침 우리 차 안에 참외를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 아침에 비닐하우스에서 수확했다는 참외를 한 봉지 구매-

과도가 없어서 부탁드렸는데 친절하게 참외도 까주셨다 ㅋㅋㅋㅋ여윽시 한국 인심 엄지 척!

냠냠 참외 먹으면서 논밭 보면서 떠나는 길은.. 뭐랄까, 여름방학에 시골 가는 느낌이랄까 :)


전날까지도 계속 비가 내려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비 온 뒤 아주 맑은 하늘에 아침부터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이 하늘은 오늘 여행에서 가장 큰 일을 했더랬지. 

우리의 처음 목적지는 망향 비빔국수-

사실 지나다니면서 이 체인점을 많이 보긴 했었는데 직접 먹어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매콤 새콤한데 짜지 않은 양념이 국수에 찐하게 배어있어 맛있었고, 거기에 고기만두까지 함께 곁들이니 아주 적절한 조합이었다. 


밥을 먹고 주차장에 갔는데 갑자기 시동이 안 걸린다? 두둥 ㅋㅋㅋ

급하게 보험업체에 연락하고 아저씨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며 근처 카페에서 빙수 고고!

여행은 또 요런 예상치 못한 일들로 풍성해지는 거 아닌가요 후후 

팥빙수는 우유가 부드럽게 갈려서 후식으로 아주 적절했고, 한적한 야외 테라스도 굿 초이스였다.

바람이 너무 시원해서 그냥 이 상황이 모두 만족스러웠다. 


얼마 뒤 자동차 보험 아저씨(?)가 오셨는데, 그때 마침 신기하게도 차 시동이 그냥 걸렸다는.. ㅋ

알쏭달쏭 신기한 이야기- 



2. 연천 한탄강 지질공원 (비둘기낭 폭포+하늘다리)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비둘기낭길55


다시 달리기 시작한 차를 타고 도착한 곳은 한탄강 지질공원-

먼저 도착한 일행을 만나러 폭포로 내려가는 길. 


하늘에 해가 걸려있는데, 비가 조금씩 내린다? 

이런 날은 무지개도 한번 기대해볼 만도 한데 말이죵 쿄쿄-  

하지만, 무지개 없이도 이미 하늘이 너무 멋지니 기분이가 참 좋습니다  ^_____________^

비가 많이 내린 후여서 폭포에 떨어지는 물줄기가 꽤 강력했다.

폭포까지는 내려갈 수 없었고, 멀리서 시원하게 물소리 듣다가 다시 이동-

다음은 하늘다리-

멀리서 봤을 때는, 저 정도 길이로 뭐 출렁이기나 하겠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올라가니 생각보다 볼 것도 많고 다리도 쫌 출렁거리기는 하더라 ㅋㅋㅋㅋㅋ 

산천 푸른 대한민국일세 ㅋㅋㅋㅋ 


하늘다리를 건너고 계단을 쭉 내려가면 비둘기가 앉아있는 미니 출렁다리가 하나 더 있는데, 그 다리까지 건너서 밑으로 내려오면 물가에 발을 담글 수 있다. 발만 기분 내고 옴

좋은 카메라를 가져온 지인이 사진을 잘 찍어주셨다. 호호 

다같이 나온 이쁜 사진이 많지만, 싫어할 수 있으므로 내가 나온 것만 올려야지-


이날  검정 츄바스코를 신고 갔는데, 물에 닿으면 색이 발에 묻는다는 유일한 단점을 몸소 체험하는 날이었다. 

(편하고 가볍고 물에 닿아도 잘 마르는데, 내 발에 물든 검은 물은 다음날이 돼야 다 사라졌다고 한다)




3. 연천 한옥카페

연천군 군남면 군중로 134



여긴 정말 나만 알고 싶은 곳이다. 후- ㅋㅋㅋ


카페 옆 숙소에 위치한 연천 미라클타운

입구에의 엄청난 수의 장독대에 한번 시강, 그리고 들어가서 내려다보는 뷰에 또 한 번 시강하는 곳.

음료보다는 경치 맛집이었고, 입구에 들어오면서 여긴 엄마 아빠랑 다시와도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카페 특성상 회전율이 좋지 않아 여러 명이 자리잡기가 쉽지는 않았는데(나 같아도 책한권 들고 몇 시간씩 앉아있을 듯-), 야외 천막 아래 자리 잡고 앉아서 책을 읽든 멍을 때리든 뭘 해도 정말 좋았겠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들었다. 카페 옆에는 한옥 카라반과 벙커, 그리고 커다란 캐빈이 각각 몇 채씩 있어서 자연 속에서 쉬기 좋은 곳이었다. 아, 카페 한쪽에는 족욕을 할 수 있는 곳도 있다! (발에 물든 검은 물을 빼보려고 한참 담그고 있었는데 별 효과는 없었다 흥.)


태풍전망대는 시간이 늦어서 들어가지 못했다.

그래서 바로 다음으로 넘어간 곳이 바로 여기. 



4. 호로고루 

경기 연천군 장남면 원당리 1258



이름도 어려운 이곳, 호로고구. 몇 번을 말하고 난 뒤에야 이름이 입에 붙었다.

여기를 처음에 사진으로 검색해 봤을 때에는 '엥.. 이번 여행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사람들끼리 친해지기가 컨셉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특징이 없어 보였다(특히나 검색해서 나온 사진이 겨울 사진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주차장에서 딱 내렸는데..!!!

와-

이것이 빛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말 그대로 황금 같은 빛이 우리를, 그리고 호로고루를 비추고 있었다.

사실 일행 중에 아직 어색한 사람들도 많았는데, 이때에는 어색이고 뭐고 다 같이 사진 찍기 바빴다. 

뭣에 홀린 듯 하늘을 보고 초록색을 보며 감탄이 쉼 없이 나왔다.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정말 마법 같은 순간이었다. 

여긴 몇 번을 다시 와도 오늘과 같은 풍경은 보지 못할 것 같다. 


이렇게 놀라운 자연 속에 있다 보면- 그것을 내 눈으로 직접 보게 될 때면, 정말 깊은 행복과 만족감을 느낀다.

그리고 자연스레 이 자연을 창조한 창조주를 생각하게 된다.

반년 넘게 코로나로 혼란스럽던 마음과 불안정한 미래로 차곡차곡 쌓여가던 부정적인 생각들이 한순간에 사라지고 감사의 마음이 넘쳤다. 

역시, 자연은 힘이 세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 마음을 알았는지 쌍무지개가 뙇!!!!!!

크하~ 이쯤 되면 노래가 절로 나오지 않을 수 없다. 


무지개를 뒤로하고, 더 마법 같은 노을과 하늘이 우리의 마무리를 장식했다.

어쩜 이렇게 완벽할 수가!!


자연 속에서 너무 행복했던 하루.

행복은 강도가 아닌 빈도라는 말이 생각나던 하루.

역시 나는 이런 데서 주로 행복을 느끼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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