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혜수 Aug 06. 2023

'무모함'을 넘어서기 위한 경계에서,

Standing on the boundary,

 모든 경계는 삶과 죽음, 성공과 실패, 기쁨과 좌절, 사랑과 이별넘나드는 특수한 상황을 제공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서서 바라보고 있는 경계의 어딘가의 너머에는 무엇인가가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되는데, 요즘 내가 먹고 자고 일하면서 지내는 '논스(nonce)'의 어느 특정 공간에서는 더욱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경계(boundary)'란 무엇일까? 어떠한 경계속에서 돌파구를 찾아 엄청난 발견을 이뤄낸 역사적 사례 있지 않을까?  두 명의 사람이 떠오른다. 마셜맥루한, 오일러. 마셜맥루한은 미학적인 측면에서 외연과 내연 그리고 내연의 확장과 얽힘에 대해 설명한다. 오일러는 스탈린그라드 혹은 쾨니히스베르크라고 칭하는 지역내의 다리를 이곳저곳을 건너보며 지역간 경계를 넘나들고 산책을 즐기다가 추상대수학의 기초를 확립하고 페르마의 공식풀이에 깊은 단서를 제공하며 정수론의 발전에 큰 공헌을 하며 수학사에서 중요한 자취를 남겼다고 생각해왔다. 분명히 마셜맥루한도 그러한 영감의 공간이 있을 것이라 충분히 추측해 볼 수 있겠다. 그들은 결과적으로 위대한 생각에 관한  본질에서 그들만의 경계에 서서 '다른 환경의 존재들이 자유롭게 넘나듬'을 허용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내는데에 큰 기여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경계에서 어떤 생각을 하는 창업가이고 생존과 생존 이후에 실현하고자 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대략 7년전 어느날, '기시감'같은 것들을 몇 일동안 연속적으로 느끼는 상태가 있다가 갑자기 '스타트업이라는 무모한 도전'결심했다. 운도 작용해서 돈과 사람이 모이게  되었고 프로젝트, 사업경험을 쌓아가다가 법인을 설립한지 3년이라는 시간을 지나 만 4년차에 진입하는 시점에서 큰위기를 맞이했다.


'97%의 확률로 파산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의 정리를 나의 공동창업자에게 전달했고, 한 달 정도의 기간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어둡고 희미한 경계선속에서 나는 큰 고통을 받고 있었다. 그래도 여태껏 노력해온 것들을 포기할때 포기하더라도 두 세번 정도만 더 노력해보고 끝내보자는 의도를 담아 97이라는 숫자를 선택했다. 99까지만 도달해봐도 두 번 정도는 젖먹던 힘까지 더 노력하게 될 것이니 이 이후에는 내 스스로 모든 실패를 인정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두 번 정도 노력을 하고나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음에도 포기를 할 수 없었다. 결국 나는 소수점을 활용해서 소통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시작했다. 공동창업자가 들었을때는 말장난처럼 들릴법 했겠지만 나를 잘 이해하고 있을거라 생각하고 믿고 99.0부터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무엇인가를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99.2정도에서 소통을 시도할때 즈음이었던것 같다. 계속해서 99.99999.. 이렇게 가다가 이룬것 없이 내 인생을 허비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도 들었다. 그러나 포기하는게 죽기보다 더 싫다는 생각도 들어서 온갖 아이디어를 만들어보고 쉽고 빠르게 확인이 가능한 실천사항을 만들었다.


법인을 운영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것들의 핵심을 정리해보았다. 창업자는 언제나 극도의 불확실성에 대한 성질이 있는 경계에 머무는 시간이 많다는 것이다. 심지어 회사가 가진 미션은 불확실성의 경계를 돌파하고 좋은 제품을 통해  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머리로 인식하고 있음에도 현실의 어두운 경계선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의 연속에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확하게 목표를 만들고 일을 하나씩 경험하고 반성해 나가면서 배워나가는 것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무모하게 창업을 결정했지만 부족한 것들을 채우기위한 것들을 경험하고 스스로 필요한 능력들을 배워나아가는데 큰 값을 치르고 있다. 가족에게 가능한한 피해를 주지않기 위해서 더 열심히 살고 있는 내 자신도 발견할  있었다. 사실 난 이 과정에서 많은 만족감도 느끼고 있고 이렇게 고생을 해보니 부모님마음을 조금은 더 이해할 수 있어서 기쁜 측면도 있었다.


그런데 만약 누군가가 창업을 고민한다고 한다면 나는 이 질문을 꼭 하고싶다.


무모함을 넘어서기 위한 자신만의'경계(boundary)'를 정의할 수 있는 공간을 가지고 있는가?

작가의 이전글 레리(LeLi)의 역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