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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혜수 Dec 14. 2021

레리(LeLi)의 역사

무모함과 신중함의 혼란이 낳은 새로운 인격체


무모함과 신중함의 표상


 무모함과 신중함의 표상은 레리주식회사(LeLi inc.)의 두 창업자, Alan Lee 그리고 Hesus Lim이다. 무모함을 대표하는 나는 CEO를 맡았고, 신중함을 대표하는 공동창업자는 CTO를 맡았다. Alan Lee는 내가  가끔씩 어떤 결정을 내리고 행동할때 너무나 무모하고 생각과 행동의 비약이 많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친구이자 동료이다. 그래서 무모함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모든 상황을 신중해야 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항상 관찰하고 인내하는 것이 CTO의 기본적인 역할이 된 것 같다.


 공동창업자 Alan Lee는  너무 신중하고,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생각하기 위해 항상 고요함을 유지하려고 힘쓴다. 그런데 딱 한 번 그 성격이 뒤바뀌어 행동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암호화폐 투자에 접근했을 시기였다. 그는 무모했고, 나는 침착했다. 두 표상은 각자의 영역에서 고유성을 가지고 있는 정적인 상태인것 같지만 실재는 매우 동적이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동적인 상황이 다양한 비즈니스 상황에 꽤나 여러번 반복되면서  레리의 정체성이 탄생했다고 볼 수도 있다.


 결국 그로부터 4년 뒤, 나는 사업 전반에 관한 전략, 기획, 영업을 담당하면서 소프트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개발방법에 대한 이론을 집중적으로 고민하는 연구자로서의 역할을 갖게 되었고, 그는 코드를 직접 작성하고 구현가능성에 대한 모든 기술적인 부분을 고민하는 개발자로서의 역할을 갖게 되었다.



25년지기 친구, 레리의 어린시절


 바야흐로, IMF외환위기의 후폭풍이 나의 집안을 강타하던 시기인 1998년도에 난 초등학교 1학년생이었다. 방과후에는 486컴퓨터로 게임을 즐기며 나름 유복하고 자유로운 가정환경에서 성장하고 있었다. 그리고 약 30~40m 건너편에 살던 게임을 아주 잘하는 친구 Alan이 있었다. 이웃인 두 어린아이는 2학년 동급생으로 만나게 되었다. 두 아이중 한 명은 IMF 경제위기로 직격탄을 맞게 되어 집안이 풍비박산이 났다. 사업이 망한 아버지를 따라 잠시 태백산에 들어가서 살았을 정도로 집안에는 불안과 우울이 가득했다.


 4년 뒤 Alan과 Hesus는 다시 같은 반 친구가 되었다. 다행하게도, 4년만에 아버지는 사업에서 재기에 성공했고 나는 더 좋은 집에서 다시 자유롭고 유복한 환경에서 Alan과 게임을 할 수 있었다. 나의 아버지가 사업을 다시 일궈내는 그 시간은 청소년들만의 오락실과 PC방문화가 탄생하고 꽃을 피우며 인터넷이 빠르게 발달하던 시기였고 덕분에 나는 더 많은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하며 인터넷공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경험 많이 쌓을 수 있었다.

 

 2002월드컵이 끝난 다음 해에 중학교에 입학했다. Alan과 Hesus가 함께 어울리는 친구의 무리는 초등학교때보다 양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어느날 Alan을 포함한 나의 친구 무리는 인터넷에서 해킹하는 방법을 공부하고 채팅 프로그램인 '버디버디'를 통해서 적용해보는 하나의 놀이를 진행했다. 초등학교때 친했던 여자친구들을 포함한 중학교친구들의 컴퓨터를 해킹해서 무엇을 하는지 살펴보고 놀림감이 될 만한 것들을 찾아서 학교에서 몇몇 친구들을 조롱하며 더 친해지게 된 일들이 있었다. 그 때 유일하게 해킹을 당하지 않았던 친구가 바로 그 친구 Alan 였다.


 컴퓨터게임상의 온라인공간에서도 함께하는 시간이 많았을 뿐만 아니라 Alan과 함께 오프라인 오락실 공간에서 '펌프(Pump)' 게임을 즐기면서 팀으로 즐길 수 있는 활동을 했다. 우연히 다음카페라는 온라인공간에서 '펌프(Pump)'를 종아하는 사람들이 만든 커뮤니티 사이트에 가입하게 되었고 Alan과 Hesus는 주말에 고등학생과 성인들에게 펌프를 배우러 다녔다. 커뮤니티를 이루고 서로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며 때로는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즐기기 위한 이벤트를 만드는 활동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내가 사는 지역과 친구들을 중심으로 활동할 수 있는 다음카페를 개설하고 '펌프(Pump)'를 하는 사람의 영상이나 Alan과 Hesus는 직접 펌프를 하는 영상을 카페에 올리며 약 100명정도 회원을 유치했다.



첫 스타트업에 대한 재고찰.


 어쩌면, 레리가 블록체인의 철학과 기술을 통해 무엇인가를 성취하기 위해서 레리주식회사(LeLi inc.)를 만들고 운영하는 스타트업을 시도하는 것이 두 번째 스타트업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직접 HTML 태그를 수정하면서 영상을 공유하고, '버디버디'라는 마케팅 툴을 활용해 회원을 유치하고, 오락실에서 더 많은 사람들과 지식과 경험을 나누고 즐기면서 커뮤니티를 단단하게 하고 확장하려고 했던 시도자체가 내 인생의 첫 번째 스타트업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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