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뉴스가 싫어서... 유튜브? 어쩌다 보니 요지경.

by 오윤

<이 글은 한국기자연합회에서 마련해 준 공간(2019년 9월 27일)에서 발표한 자료를 근간으로 합니다.>


1-1 신문기사모음.jpg


지난 2019년 9월 27일 아침, 아무도 종이신문을 안 보는 시대지만, 웃픈 사진 하나가 인터넷 상에 떠돌았다. 종이신문들의 1면이었는데, 모든 일간지의 1면 헤드라인이 "조국 자택 압수수색 때 검사와 통화"로 수렴되고 있었다. 이 사진에 붙은 네티즌들의 꼬리표는 이런 거였다.

"오늘부로 종이신문을 끊는다. 쓰레기 버리러 가기만 귀찮고..."

"왜 저렇게 살까?"

"어쩌다 언론이 이 지경이..."

"21세기형 보도지침이 있나 보다."

"하~소름..."


이 종이신문 1면 사진들을 보고 얼마 전(2019년 9월 17일)에 <시사인>이 발표한 신뢰도 조사 결과가 떠올랐다. 가장 신뢰하는 언론 매체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JTBC와 유튜브가 오차범위 내 1,2위를 차지한 거다.


1-2 시사인신뢰도조사.JPG 출처: 시사인(2019, 9, 17). 뉴스를 못 믿어서 유튜브를 본다.


이 그림에서 단연 눈에 띄는 숫자는 12.4라는 숫자다. 왜 12.4%의 사람들이 KBS도 아니고, 조선일보도 아니고, 유튜브를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로 꼽을 걸까? 이 12.4%의 마음에는 뭐가 있을까? 소위 <유시민의 알릴레오>나 <홍카콜라>나 <정규재 TV>같은 1인 뉴스미디어의 영향이 그만큼 커진 걸까?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이건 좀 과하게 높다. 오히려 이런 의심을 하는 게 좀 더 타당하지 않을까?


기존 뉴스가 싫어서...


그러니깐 조선, 중앙, 동아일보에서부터 시작하여 KBS, MBC, SBS, YTN까지 죄다 싫어서, 이들 뉴스가 한데 묶여 제공하는 네이버나 포털 뉴스도 짜증이 나서, 에라 모르겠다, "유튜브"를 찍은 게 아닐까? 신문을 대표하는 조선일보, 방송을 대표하는 KBS를 "신뢰한다"라고 한 비중보다 "불신한다"라고 한 비중이 더 높은 것을 봐도 왠지 그런 의심이 든다. 기존의 언론이라면 죄다 싫은 거다.

1-3 신뢰하는방송신문매체.JPG 자료 : <뉴스를 못 믿어서 유튜브를 본다. 시사인(2019, 9, 17)> 기사 재가공

이 조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데이터는 위에 그림이었다. 방송에 국한하여 가장 신뢰하는 방송매체가 무엇이냐 물을 때 JTBC가 1등(27%), KBS(14%)가 2등이었는데, 실은 KBS를 신뢰한다고 응답한 비율보다 무응답 비율(없다/모른다/무응답)이 훨씬 높았다. 자그마치 20%였다. 참고로 작년 같은 조사에서 무응답층은 12.9%였다. 매우 큰 비중으로 무응답층이 두터워진 거다. 신문은 훨씬 심하다. 가장 신뢰하는 신문매체를 물을 때 조선일보가 1등(17%), 한겨레가 2등(13%)이었는데, 사실 1등은 무응답층이었다. 자그마치 44%. 10명 중 4명은 대답을 안 해버린 거다. 이유는? 아무리 수많은 언론사 이름을 둘러봐도 믿을만한 신문사가 없으니깐....


모든 직업 영역이 그렇듯

기자들 중 누군가는 매우 훌륭한 태도, 개성, 능력을 가지고 있을 테고, 정말 치열하게 업에 충실한 사람들도 부지기수일 거다. 지금 이 순간(2019년 9월 28일 토요일) 도 취재 일선 기자 중 누군가는 주말을 반납하고 "제7차 검찰개혁 촛불 문화제"를 취재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검찰청 인근에 있을 거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들만의 리그"

어쩌면 너무 당신들만의 세계, 동종 업계 사람들끼리 출입처에서 만나 선배, 후배라 부르는 그 좁은 세계에 국한해 살다 보니 나머지 세상에 대해서는 암흑인 게 아닐까? 한국의 언론은 그렇게 급변하는 세상으로부터, 사람들로부터 멀어지면서 점점 더 유튜브보다 못한 언론으로, 미디어로 전락해가는 것은 아닐까?


오늘 이야기는 이 질문으로부터 시작한다. 나름 각자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해도 기존의 언론, 좀 더 가깝게는 KBS 뉴스를 외면하는 사람들, 신뢰하지 않는 사람들, 그것의 구체적 징후와 흐름들을 파악하고,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내는데 필요한 무기들이 무엇인지, 그 이야기들도 모아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