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짜리가 꼰대력 무슨 일!
꼰대란 무엇인가.
권위적인 사람을 말한다.
자기가 정답인줄 알고 자신의 경험만 의미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바로 꼰대다.
그래서 꼰대는 비단 노년층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익히 들었겠지만 우리 주변에는 젊은 꼰대도 많다.
그리고 우리집 10살짜리, 1호 역시 꼰대 기질이 아주 다분하다.
우선 권위에 복종하는 경향이 강하다.
권위를 매우 좋아하며 선호하고 충실하다.
예컨대, 남편은 법원에서 일하는 내내 큰 아들로부터 “부장님 말씀 잘 들어라”는 말을 들으며 출근해야 했다.
부장 판사님이 어떤 사람들인지 알게 된 이후로, 어쩐지 그 어린이는 그 분들에게 매우 강력한 신뢰를 보이게 되었으며, 아빠에게도 복종을 강요했다.
생각해 보라, 8살 먹은 아들이 출근하는 아빠에게 “오늘도 부장님 말씀 잘 듣고.” 라고 말하는 장면을.
“너나 선생님 말씀 잘 들어”라는 말은 공격 축에도 못낀다.
“당연하지”라고 대답하니까. 우리 아들은 또 선생님의 권위에도 매우 충실한 아이거든.
자신의 경험이나 지식을 절대적인 정답이라고 믿고 강요하는 것도 꼰대스럽다.
한번은 내 골프 레슨과 1호 수영수업이 겹쳤는데 같은 건물에 있다 보니 함께 이동한 적이 있다.
거짓말 아니라 골프 연습장 들어갈 때까지 1호는 나에게 말했다.
“어드레스 상태에서 2초 간 쉬어야 해.”
“어깨를 두고 팔이 움직이는게 중요해.”
“피니쉬는 목에 붙여서. 알지?”
진짜 귀에서 피나겠다.
다른건 다 알겠는데 어드레스에서 2초 쉬라는건 또 무슨 소리인가.
물어봤는데 그냥 하란다. 원래 그러는거니까 묻지 말고 그냥 하란다.
레슨 가서 물어봤다.
(1호와 나는 레슨을 받는 프로님이 같은 분이다)
“아… 1호가 너무 빨리 휘둘러서. 어드레스에서 2초 정도 멈추라고 했어요.”
후….
야 이 꼰대야.
이 엄마는 어드레스에서 쳐도 될까 나 제대로 자세 잡았나 20초 쯤 멈춘단 말이다.
자고로 꼰대란 공감 능력이 제로인 법인데, 우리 어린이는 공감 능력도 좋으면서 왜 그걸 제외한 모든 꼰대력을 갖추었는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