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일이다
나는 걸어야 한다.
대학 다닐 때에는 강남역에서 신촌까지 걸어가기도 했다.
선릉역에서 일원동을, 잠실에서 마포까지도 걸어봤다.
몸을 움직여야 하면 운동도 좋은데 왜 걷느냐고 묻는다면,
그냥 몸을 쓰기 위해 걷는게 아니라 생각하면서 몸을 쓰기 위해 걷는 것이기 때문이다.
머리로는 계속 그 문제를 생각하고 파고들면서 다리를 움직이는게 내 방식이다.
당연히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최소 3시간 정도는 보장 되어야 한다.
한번 걸으면 보통은 4~5시간은 걸었던 것 같다.
그 시간을, 얌전히 기다려줄 아이가, 내게는 없다.
나에게는 그 시간을 걷기만 해도 되는 여유가 없다.
그 정도의 시간이 있다면 차라리 밀린 회사 일을 좀 하거나 집안 일을 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엄마가 고파서 해바라기 하다 못해 함께 있을때마다 애증을 폭발 시키는 아이들과 부벼대거나.
아- 큰 일이다.
나의 시간을 쓰는 것이 당연한 사람들 속에서,
스트레스를 풀 방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