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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다 Jun 08. 2021

등장 인물 소개

함께 사는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삼남매와의 스펙터클한 라이프를 보여드리기에 앞서, 등장 인물들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9살(2013년생), 육아 하기 매우 쉬움, 교육 하기 제법 쉬움


통칭 1호, 우리집 큰 아들입니다.

10년 연애 후 결혼한거라 신혼 생활 기대 없이 아이를 낳을 생각이긴 했지만, 기적처럼 허니문 베이비로 와주었습니다.


육아 난이도 ‘매우 쉬움’으로 5점 만점이라면 4점 쯤 되는 상당히 키우기 편하고 순한 아이입니다.

낯가림도 없었고 잔병치레도 없이 건강하며 발달 상황도 좋았고 자존감도 강합니다.

말도 잘 듣고 이해되지 않은 부분은 설명해 주면 받아들이는 아이입니다.

아이를 셋이나 낳을 생각을 할 수 있었건 순전히 1호가 이렇게 ‘매우 키우기 쉬운’ 아이였기 때문입니다.


1호의 압도적인 강점은 단단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다져진 ‘다양성’입니다.

편견 없는 오픈 마인드와 포용력을 가지고 친구들을 대합니다.

그래서 정서 이슈나 발달 장애 등을 가진 친구들과도 친해지고 잘 어울립니다.


교육은 육아만큼 쉽지는 않습니다.

모범생은 아니랄까요. 게다가 흔히 자극제가 되곤 하는 경쟁 심리도 강하지 않습니다.

적당히 지기 싫어하고 적당히 잘하고 싶어하는, 격하게 반항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시키는대로 다 하는 아이는 아닙니다.

숙제는 자주 하기 싫고 어려우면 피하고 싶고 그래도 공부해야 하는 것도 알고 너무 못하는건 부끄럽고 어떤건 잘하고 싶기도 한…


참고로 1호는 놀이학교를 4년 다닌 후 사립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으며 추가로 다니는 학원은 없습니다.


둘째, 4살(2018년생), 육아하기 보통, 교육은 아직 모름


1호가 간곡히 희망하였으나 이제는 주 1회 이상 ‘세상에서 제일 싫은’ 2호, 우리집 둘째 아들입니다.


1호 보다는 육아 난이도가 살짝 높은 편입니다. 그래도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어려운 수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주 어릴 때에는 모세 기관지염으로 병원을 제법 드나들었고, 피부가 몹시 건조해서(아토피보다는 건선 쪽) 꾸준히 관리해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잘 먹고 건강해서 날씬쟁이 형아와 달리 키도, 체중도 또래 중 상위권입니다.

1호보다 성격이 와일드하면서도 엄마를 더 많이 찾는 아이입니다.

언어도, 인지 발달도 좋은 편이지만, 유독 생활습관 쪽만 더딥니다.

기저귀와의 이별, 스스로 밥 먹기, 신발 벗기 등을 고집스럽게 하지 않고 버팁니다.

아마도 2살 터울의 동생이 태어난 탓인듯 합니다.

그래도 동생 태어났다고 다시 기어다니지 않은게 얼마나 다행입니까.


2호는 9개월부터 어린이집을 다닌 베테랑 원아입니다.

아침잠이 좀 많아서 그렇지, 어린이집 안가겠다고 버텨본 적도 없고 선생님 말씀도 잘 듣고 친구들과도 사이좋게 지냅니다.

지금은 단지 내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으며, 5세부터의 기관에 대해 빡센 고민 중입니다.


셋째, 2살(2020년 11월생), 육아하기 다소 쉬움, 교육은 아직 모름


삼형제가 아니라 삼남매가 되도록 해준 우리집 막내딸, 3호 입니다.


가장 작게 태어나 가장 빠른 속도로 크고 있으며 자기 주장도 강하고 활동적입니다.

밤잠 잘자고 잔병치레 없고 이유식 잘 먹고 잘 웃고 세상에서 오빠들을 제일 좋아합니다.

자기 주장이 정말 강해서 5개월이 지나면서부터는 ‘울음’이 아닌 ‘짜증’을 발산합니다.


솔직히 아직은 키우기 쉽습니다.

결코 동의할 수 없는 말입니다만, 왜 셋째는 발로 키운다는 말이 나왔는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남편, 동갑, 공동 양육자인가 아이들의 친구인가


친구 같은 아빠가 아니라. ‘나와 보니 나이 많은 친구가 아빠’를 컨셉으로 하는 남편입니다.

10년 연애했고 대학교 C.C였고 잘 생겼고 머리가 좋습니다.

아이들에게 자꾸 이상한 걸 가르쳐주면서(넷플릭스나 왓차에서 15세 이상 볼 수 있는 만화 보는 법, 게임 공략 등) 정작 숙제나 공부는 못봐줍니다.

아이들한테 짜증내거나 제멋대로 굴기도 하지만, 아이에게 잘못한 일이 있을때 쌩뚱맞게 잘해주는 방식으로 어물쩡 넘어가지 않고 마주보고 사과하는 자세를 갖추고 있기도 합니다.


저랑 안맞는게 더 많은 사람이면서 동시에 ‘체벌은 절대 안된다. 체벌은 비겁한 짓’이라는 양육 원칙을 공유한 동료이기도 합니다.


친정엄마, 우리집의 절대 수호자


평일 여러날을 도와주시는 친정엄마는 우리집의 절대 수호자이자 육아의 신이며 제 기준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엄마 입니다.

일하는  옆에서 손주들을 돌봐 주시면서도 반드시 지켜야 할 선을 절대 넘지 않으십니다.

덕분에 많은 시간을 외할머니랑 보낸 아이들이지만, 애착 형성의 대상이자 주 양육자는 너무나 확실하게 ‘엄마’가 될 수 있었습니다.

무조건 다정하지도 않고 이유없이 화내지도 않는. 원칙과 합리 그 자체, 육아에 가장 중요하다는 일관성과 사랑을 온 몸으로 실천해주시는 수호자 되시겠습니다.


제 육아의 유일한 목표가 있다면 엄마에게 받은 것을 제대로 내려주는 것입니다.

늘 그게 안되서 문제지만요.


… 그렇네요.

생각해보니 삼남매와의 라이프가 스펙터클한 이유는, 성장은 했으나 성숙은 부족한 저때문인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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