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 강적이 되지 않게 6.
감정을 다루는 모든 책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관찰자의 시선’이다. 지금 탐독하고 있는 두 권의 저서에도 ‘에고’의 특성을 설명하는 ‘비(非)에고(에고가 아닌 그 무엇)’의 시선이 등장한다. 이것은 인지심리학의 ‘메타인지’나 정신분석학의 ‘초자아’와 비슷한 말일 수도 있지만, 각 분야의 전문적인 설명에서는 이런 용어들이 조금씩 서로 다른 개념을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에고가 아닌 입장의 시선을 ‘비(非)에고’라고 지칭하기로 했다.
라이언 홀리데이(저서 3)가 말하는 에고의 핵심적 특성은 ‘현혹(眩惑)’이다. 데이비드 호킨스는 이것을 에고의 ‘속임수’라고 표현했다. 에고가 우리를 현혹시키는 이유는 자신을 완벽하고 특별한 존재라고 믿게 만들고 싶어서이다. 그런 믿음을 통해 자신에 대한 애착을 키우고,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증폭시킨다. 그렇게 본래의 진짜 자아에서 멀어질수록 가짜 자아인 에고가 진짜 행세를 하기가 더욱 수월해진다.
※ 현혹(眩惑): 정신을 빼앗겨 하여야 할 바를 잊어버림. 또는 그렇게 되게 함
에고는 우리에게 필요한 냉철한 피드백을 차단시킴으로써, 우리를 실제 현실과 분리된 망상 속에 살아가게 만든다. 에고에 휘둘릴수록 감정적이게 되고, 감정에 빠질수록 에고가 하는 말에 더 귀 기울이게 된다. 에고의 말에 귀 기울일수록 실제로 존재하는 것과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점점 더 흐려지게 된다.
이에 대한 라이언 홀리데이의 처방은 에고가 진실을 인식하지 못하게 막고 있음을 알아차리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리고 스스로를 냉정하게 바라보고 평가하는 연습을 통해 자기기만에 빠지지 말아야 함을 강조한다. 이러한 자기 객관화를 위해 필요한 미덕으로 ‘용기, 겸손, 침묵’을 거론했다.
선명한 인식을 가지고 현재를 살아기기 위해 ‘용기’가 필요하고, 자신이 충분히 알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기 위해 ‘겸손’이, 자기 자신에게 몰입하고 진정한 휴식을 취하기 위해 ‘침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미덕을 키워서 에고가 만들어내는 자기기만이라는 악덕을 경계하라는 것이 핵심 요지였다.
데이비드 호킨스의 처방은 ‘질문’이었다. 감정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물으라는 것이다. 피상적으로 표출된 감정의 이면에 깊이 깔려 있는 근본 감정이 드러날 때까지 “무엇 때문에?”라는 질문을 계속 반복하라고 한다. 그렇게 한 겹씩 한 겹씩 감정의 이유를 계속 파헤쳐 가다 보면 그 감정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게 된다. 여기에는 ‘공포를 극복하고 행복을 성취하는 것’ 이외의 다른 목표가 없다고 한다.
1)은 감정이 기본적 공포를 갖게 만드는, 공포의 원인이라고 규정한다. 감정을 놓으면 안전하지 않고, 생존하지 못하게 될 거라는 공포 때문에 우리는 그 감정을 더욱 꽉 붙잡고 놓지 못한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에고의 ‘속임수’이다. 그 감정을 놓아버려도 우리는 안전하며, 생존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그러니 안심하고 놓아버리라는 것이 데이비드 호킨스의 핵심 주장이다.
에고의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으려면 에고를 알아채는 비(非)에고의 의식을 깨워야 한다. 내면에 들려오는 목소리가 에고의 것인지, 아니면 진짜 자신의 것인지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1)은 감정에 대해 질문함으로써, 3)은 미덕을 배양함으로써 그것이 가능해진다고 안내한다.
감정이 강적이 되지 않게 하려면 에고에 현혹(眩惑)되지 말아야 한다. 내 안에 나를 속이는 자와 그 속임수를 알아채는 자의 동거를 허용해야 한다. 이 둘 간의 힘겨루기에서 나는 비(非)에고를 후원하며 에고를 멸(滅)하는 자가 되어야 하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해 데이비드 호킨스는 주저 없이 에고를 멸(滅)하라고 한다. 그러나 나는 에고가 그토록 쓸모없는 것인지, 그 쓸모없는 것이 애초에 왜 있는 것인지에 대해 아직 충분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To be continued 다음 회차에 계속 이어집니다.
저서 1) 「놓아버림」, 데이비드 호킨스 지음, 박찬준 옮김, 판미동, 2013
저서 2)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최호영 옮김, 생각연구소, 2017
저서 3) 「에고라는 적: 인생의 전환점에서 버려야 할 한 가지」, 라이언 홀리데이 지음, 이경식 옮김, 흐름출판사,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