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한 리더십 교육보다 팀장에게 도움되는 책
현재 근무중인 회사가 급성장을 하면서 직원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다보니 우리 플랫폼 기획팀도 팀원이 많아졌다. 그와 함께, 나는 변화가 필요했다. 기존까지는 내가 직접 Product과 업무 Process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팀원들이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하고 우리팀 자체가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했다. 그래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팀장의 역할은 무엇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팀장의 역할은 팀원을 효과적으로 관리하여 팀의 성과를 내는 것이다.
팀장의 역할에 대해 내가 내린 결론이다. 그렇다면 관리란 무엇일까? 흔히 관리라고 하면 감시하고, 제지하고, 지시하는 행위가 많이 연상되어 떠오를텐데, 난 그런 행위를 관리라고 보지 않는다. 그런건 그냥 감시하고, 제지하고 , 지시하는 행위일 뿐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내가 말하는 관리란 팀원의 문제를 파악하여 필요한 것을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팀원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이를 위해 팀원과 면담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농담을 하기도 하는데 이 모든 행위가 관리에 속한다. 그래서 팀원을 관리하는 것이란 정말 힘든 것이고 팀장의 역할을 잘 해내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팀장 역할을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다 알 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 전 직장에서 소규모팀의 팀장역할만 경험했기 때문에 지금 회사에서의 팀장역할은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급성장하는 스타트업은 매일 매일 다양한 이슈 대응과 함께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업무가 빠르게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내가 직접 해결해야 하는 많은 업무속에서 팀장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회사에서 팀장들을 상대로 ‘팀장 리더십 교육’을 제공해준 적이 있는데, 아쉽게도 내가 현재 필요로 하는 역량은 교육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어느날 대표님이 ‘실리콘밸리의 팀장들’이라는 책을 선물해주셨는데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적어도 내가 팀장으로서 노력해야 할 방향에 대해서는 알 수 있었다. 보통 이런 종류의 책들 내용은 너무 당연한 내용이거나 혹은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은 것처럼 표현하는게 많은데 이 책은 현실 세계에서 팀장이 겪는 다양한 문제들을 작가 본인의 사례를 통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나한테는 이 책 한 권 읽는 것이 웬만한 교육보다 도움이 되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실리콘밸리의 팀장들’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이 책의 주요 내용은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팀 구성원 모두가 ‘완전한 솔직한 상태(완전한 솔직함)’를 만들어서 서로 솔직한 피드백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이게 가장 중요함
그런데 ‘완전한 솔직함’은 팀원과 신뢰가 있어야 가능한데 신뢰는 개인적 관심을 통해 이뤄진다. 주기적인 1:1면담이나 팀원이 생각하는 앞으로의 커리어에 대한 대화는 많은 도움이 된다.
팀원의 성장궤도를 잘 파악하여 그에 맞는 역할을 맡겨서 성과를 내도록 해야 한다. 슈퍼스타형 : 변화가 빠르게 기술습득력이 높은 유형으로 배울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는 업무를 맡기도록 한다. 록스타 : 안정적이고 섬세한 유형으로 섬세한 스킬이 필요한 업무나 ‘스승’이나 ‘믿음직한 전문가’의 역할을 맡겨보는 것도 좋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3가지 내용 말고도 좋은 내용이 많다. 그런데 위 3가지만 잘 소화할 수 있어도 팀장으로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완전함 솔직함이란 상대방에게 솔직한 피드백을 주는 것이다. 즉, 지적할 사항이 있으면 직접적으로 그 사항에 대해서 구체적인 지적을 하고 칭찬할 사항이 있으면 구체적으로 칭찬을 하는 것이다. 문제는 직접적으로 지적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직접적인 지적이란 결국 상대방과의 직접적인 대립이기 때문에 감정적인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서 보통 이를 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계속 이를 피하다보면 팀원의 문제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지게 된다. 왜냐하면 지적을 받지 않으면 팀원은 본인의 문제를 모르기 때문에 본인이 현재 팀에게 어떤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만약 해고를 당하는 직원이 어떤 이유로 자신이 해고를 당하는지 모른다면, 그래서 그 해고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그 직원의 상사가 본인에게 솔직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솔직한 피드백은 특정 개인의 성향으로 간주될 것이 아니라 팀의 문화로 자리 잡아야 한다. 그래서 상대방에게 주어지는 지적은 감정적인 지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특정 사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여겨져야 한다. 그래서 서로간의 피드백을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그런 문화는 어떻게 만들어 질 수 있을까? 팀장부터 팀원들한테 지적을 받고 이를 개선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즉, 팀장도 평소에 팀원으로부터 피드백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팀장도 팀원으로부터 지적을 받지 않으면 본인의 문제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갑자기 어느날 팀원들한테 '이제부터 우리 서로에게 솔직한 피드백을 줍시다"라고 하면 과연 솔직하게 피드백을 주고 받을 수 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솔직한 피드백은 서로간에 신뢰가 있을 때 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약 팀원들이 팀장에게 본인의 문제나 팀장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면 이는 팀장에 대한 신뢰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 만약 이런 상황에 처한 팀장이라면 무작정 팀원들에게 업무이슈나 불만사항을 이야기하라고 할 것이 아니라 팀원과 신뢰부터 쌓아야 할 것이다.
내가 생각에는 동료와의 관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신뢰'다. 그래서 서로간의 신뢰가 있어야 위에서 언급한 '완전한 솔직함'도 가능한 것이다. 그렇다면 신뢰는 어떻게 쌓일 수 있을까? 나는 책에서 저자가 언급한 '개인적 관심'을 통해 신뢰를 쌓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 관심이란, 업무적 관계를 넘어서 팀원에게 개인적인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다. 팀장은 이를통해 팀원과 비지니스 관계를 넘어서 개인적으로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개인적 관심'이 가장 어려운 과제라고 생각한다. 가볍게 생각하면 팀원들에게 좀 더 신경쓰는 것 정도로 여겨질 수 있는데.. 팀원에게 좀 더 신경쓴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뿐더러 신경쓴다는 것 자체로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개인적 관심'을 통해 팀원이 현재 상태에서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어려워 하는 것, 앞으로 기대하는 것 등을 파악하여 해당 팀원을 서포트 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할 수 있어야 의미가 있다. 그런데 '개인적 관심'을 실제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우선 팀장에게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팀장은 언제든지 바로 활용될 수 있는 본인 업무시간 중 30% 정도의 여유시간을 항상 확보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팀장은 타 부서와의 커뮤니케이션이 많고 업무에 대한 history와 Process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수 많은 회의에 참석하기도 하며 팀의 리소스가 부족할 때는 해당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팀장 본인 스스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 팀원에게 맡길 수 있는 업무는 적절하게 배분해서 맡기고 본인 리소스 중 불필요하게 낭비되고 있는 부분을 줄여야 한다. 본인 스스로의 시간을 아껴서 팀원들에게 투자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결국 팀원에 대한 '개인적 관심'은 팀장이 시간적 여유를 확보할 수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팀장 본인의 현재 업무 현황부터 파악하는 것이 첫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다.
팀을 구성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슈퍼스타' 성향의 팀원과 '록스타' 성향의 팀원이 적절하게 조합되어 구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채용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그런데 '인성'과 '업무역량'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하여 채용을 하다보면 사실 이 부분을 많이 간과하게 된다.
그렇다면 왜 다른 성향의 팀원이 골고루 구성되어 있어야 하는 것일까?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이 한 팀이 되면 더 팀웍이 좋지 않을까?
만약 조직의 업무환경에 적응하여 문제에 순응하면서 섬세한 업무를 진행하는 '록스타' 성향의 팀원들로만 구성된다면 업무는 그럭저럭 잘 진행되겠지만 팀 전체의 발전속도는 많이 느릴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팀 전체가 성장한 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각 팀원들이 성장해야 하는 전제조건이 있으며 팀의 업무방식이나 프로세스가 개선되거나 업무효율성 등이 증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팀의 성장을 위해서는 결국 누군가 현재 상황에 대한 문제제기를 해야하며 저돌적으로 실행에 옮겨야 한다. 팀원 모두가 문제에 적응하고 순응해버리면 문제는 개선되기 힘들다. 문제에 순응하고 적응하다보면 그것에 대한 문제인식도 함께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 업무상황에서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본인의 성과를 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야심(?)있는 슈퍼스타 유형 팀원이 필요하다. 그래야 현재 팀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개선하고 발전하면서 팀 자체가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팀에 '슈퍼스타' 유형의 팀원만 있으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자신을 드러내기 좋아하고 저돌적인 성향의 팀원들만 존재한다면 섬세하고 정확성을 필요로 하는 업무가 잘 진행되기 어려우며, 일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일들만 추가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팀은 '록스타'와 '슈퍼스타'가 적절하게 구성되어야 하며, 팀원의 성향에 따라 알맞은 업무가 배정되어야 한다. '슈퍼스타'성향의 팀원에겐 좀 버거워보이더라도 팀원이 성장할 수 있는 업무를 배정할 필요가 있고 '록스타'성향의 팀원에겐 안정성이 필요한 업무를 배정할 필요가 있다. 신규입사자 교육은 '록스타' 성향의 팀원에게 좋은 역할 일 수 있다. 현재 팀원의 성장궤도와 성향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로 역할을 배정하면 팀원의 역량을 100% 활용하기 어렵다. 그래서 위에서 언급했듯이 현재 팀원의 구성상태가 채용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것이다.
생각해보면 나는 주니어시절부터 '슈퍼스타' 성향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늘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들을 접해왔었다. 그런데 예전 직장에서의 환경은 '록스타'성향으로 진행해야 할 업무들이 많았기 때문에 결국 난 1년 6개월 정도 다니다 이직을 하였다. 나는 현재까지 대부분의 경력에서 '급격한 성장궤도'에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제는 나도 둘째가 태어났으니 당분간은 '점진적 성장궤도'에 진입해야 한다. 이 또한 '성장전략'이다. 그 누구든지 하나의 성장궤도로만 업무를 지속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최근에 느끼는 건 팀장으로서의 역할도 공부가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팀원으로서 업무역량이 좋았다고 해서 팀장의 역할도 잘 할 것이라는 것은 '완전한 오산'이다. 업무역량과 팀장으로서의 역량은 완전히 다르다. 엔지니어로서의 실력은 우수하지만 훌륭한 개발팀장이 되지 못하는 경우를 난 많이 봐왔다. 반대로 기획은 잘 못하지만 기획팀장으로서의 역할은 잘 하는 사람도 많이 봐왔다.
팀장에게는 감정 노동도 업무이다. 그래서 감정 노동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잘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팀장의 업무에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거나 혹은 감정노동과 같이 업무라고 인정받기조차 힘든 업무들이 많다보니 '슈퍼스타'형 팀장은 존재할 수 없다. 더 정확히 말하면 팀장 본인이 슈퍼스타가 되려고 하는 팀장은 최악의 팀장이 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내가 주변에서 본 '슈퍼스타'형 팀장은 본인 스스로 지쳐 팀장을 지속하지 못했다. 팀장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고민없이 본인이 그 동안 일을 해왔던 방식대로 일을 한다면 그건 팀원 역할을 하는 사람이 팀장이라는 칙책을 가지고 있는 것일 뿐이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팀장의 역할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을 해봐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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