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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쯤 누군가를 가슴에 품고 그와 나의 그림자를 하나로 잇고 싶은 사람이 있었을 것이다.
앞에 두고 보는 것에 모자라 송두리째 그의 모든것을 앗아버리고 싶은,
나에 몸을 검은 늪으로 뒤덮고, 진득거리는 콜타르로 만들어 버리는 사람...
분명 나도 그런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감정이 있었고,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고
가졌다고 믿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내가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것이 거의 없다고 믿기 때문에
그런 감정이 일렁이더라도
이내금 냉정해 질 수 있다.
그렇다고 내 안의 사랑을 마음의 비수로 돌리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욕망의 조소가 줄고
풍요에 대한 갈망이 늘었을 뿐이다.
가지지 못하더라도
사랑하여야 한다.
가지고 싶지 않더라고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사랑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