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아닌 인간

'곁'을 확장한다는 말의 의미

by 노르키

원래 인간은 혼자야, 라는 그 말이 맞다고 믿은 적이 있었다. 얼마 전에 줌으로 한 독서 모임에서 누군가가 이런 말을 했었다.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 고통 때문에 무너질 것 같을 때, 그럴 때 내 '곁'을 확장하는 게 도움이 돼요. 저는 힘들 때 제 말을 경청해주는 친구들이 있어서 다행이었어요."


그 말이 더없이 순진하고 세상물정 모르는 말로 들렸다. 나를 등진 사람들도 한때는 내 곁인 줄 알았었다고. 그들 대개는 선량한 얼굴들이었다. "사람을 어떻게 믿죠? 그 사람이 웃는 얼굴로 경청하는 척하면서 영혼 없이 고개만 끄덕이며, 그저 제 환심을 사려는 것일 수도 있잖아요." 나는 되물었다. "무엇보다도, 친구들이 제 감정 쓰레기통은 아니잖아요. 그들에게 무슨 죄가 있어 하루 종일 저의 곁에서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하죠? 그리고 그들에게도 제 의견에 반대할 권리가 있잖아요."

모임의 또 다른 누군가가 이번엔 이렇게 말했다.


"그래요. 힘들 때마다 통화하고, 불러내서 차 마시고 서로 마음을 터놓을 친구도 분명 소중한 나의 '곁'이죠. 그러나 '곁'의 범위를 확장해보면, 책 한 권도 나의 곁이 될 수 있답니다. 저는 니체의 책을 읽으면서, 이 철학자가 저의 곁에 머무르는 것을 느꼈어요. 그가 고통을 승화하는 과정을 통해 삶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었거든요. 음악도, 영화도, 이렇게 연결된 책 모임 사람들도 나의 곁이 될 수 있어요. 이렇게 조금씩 우리의 곁이 넓어지다 보면, 나를 살게 하는 이유를 찾아낼 확률이 높아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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