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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상맛집 Sep 23. 2019

우리는 다 외롭다 - 소셜커뮤니티랩을 시작한 이유

'외로움'에 관한 나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조금 꺼내어본다. 나는 겉으로는 순해 보여도 속으로는 꽤 고집이 센 아이였다. 그리고 한참 더 나이가 들어 어느 책(제목은 '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을 읽고 알게 된 사실이지만, 나는 타고나기를 보통 사람들보다 조금은 더 민감한 아이였다. 내성적 혹은 내향적인 성격과 민감한 성향은 결과적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작동의 원리가 다르다. 내성적이거나 내향적인 사람은 대인관계에서 자신의 마음을 잘 표현하지 않고 속으로만 생각하거나 내면을 추구하는데 비해서, 민감한 사람은 덜 민감한 사람들과의 만남이 때때로 심신을 지치게 하므로 홀로 쉴 시간이 필요하여 혼자 있는다. 그리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나만 이런 건 아닐 거다.


비난의 말들을 듣는 것이 참 싫었다. 상대방이 나를 다 이해하지 못하면서 나보다 더 잘 아는 듯이 자신의 틀로 나를 정의할 때의 답답함, 자신의 말과 선택이 옳다 당신의 말과 행동은 (다름이 아니라) 틀렸다고 말할 때의 답답함. 말로 받는 상처들은 아프다기보다 답답하고 슬펐다. 나는 나를 (특히 말로) 표현하는 일에 서툴렀으므로 차라리 대화를 포기하고 조금씩, 겹겹이 나를 보호하기 위한 침묵을 늘렸다. 그렇게, 모든 관계로부터 한 발 물러서 있는 조심스럽고 경계심 많은 관찰자 모드의 나와, 거의 모든 이들과 잘 지내고 잘 어울리는 아바타 모드의 나가 삶에서 늘 공존하고 있다. 아마, 나만 이런 건 아닐 거다.

나는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다. 친하게 지내는 걸 좋아하고, 함께 행복하기를 바란다. 80년대 초에 태어난 남자에게 주어졌던 한국의 성역할 혹은 문화에 사실 잘 어울리지 않게 무척 감성적인 내가 있고, 인간계의 모든 사건들을 너무나 무심히 바라보는 이성적인 내가 있다. 어쩌면 나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람들은 이미 이런 '나'들을 훤히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남들이 나를 제대로 몰라준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외로움은 10대와 20대, 30대 초중반까지 이어졌던 듯하고, 이제는 거의 다 옅어지고 사라졌다 생각하지만 내년이면 40이 될 지금까지도 마음 속 어딘가에는 숨어 있겠지 싶다.


외로움에 관해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이 있다. "사랑받지 못해 외로운 것이 아니라, 사랑하지 않아서 외롭다." 누가 한 말인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내가 길을 걷다 문득 떠올린 생각 같기도 하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듯, 외로운 나는 그렇게도 자주 모임과 커뮤니티들을 만들거나 참석하며 살았다. 2013년 초부터 지난 6년간 정확히 셀 수 있는 모임만 최소 120회 이상 진행했고, 참석한 모임까지 더하면 나는 매주 평균 1~2회 이상은 어딘가에서 사람들과 있었다. 그리고 그 주제나 모였던 사람들이 매우 다양해서 진지한 독서토론 모임부터 잘 노는 사람들이 가득한 스윙댄스 동호회까지 각양각색의 커뮤니티에 대한 경험치들이 쌓였다.

그래서 이제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으면, 그 사람에게 어울리는 모임&커뮤니티 아이디어들이 떠오른다.(감히 비유하자면, 미켈란젤로가 원석의 대리석에서 자신이 만들어 낼 조각상을 미리 보았던 것처럼..) 종종 지인들이 새로 시작하려는 모임이나 커뮤니티에 대한 컨설팅을 하고, 나도 함께 참여해 진행 과정을 돕기도 하면서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커뮤니티 기획과 컨설팅을 아예 사업으로 해도 좋겠다 싶은 마음이 <소셜커뮤니티랩>을 시작하게 된 이유다.


소셜커뮤니티랩을 통해 하고픈 일들이 사실 참 많은데, 마음은 커뮤니티에 관한 모든 것들을 A to Z 다루고 싶고, 현실적으로는 커뮤니티 문화를 기획하고 전파하고 실행하는 <커뮤니티 문화 기획사>가 되는 것이 앞으로 소셜커뮤니티랩의 할 일이다. 참고로, 소셜커뮤니티랩의 홈페이지와 명함에는 "당신이 원하는 커뮤니티를 함께 만듭니다"라는 슬로건이 걸려 있다.

나에게는 소셜커뮤니티랩을 통해 이루고 싶은 2가지 큰 꿈이 있다. 하나는 한국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에게 잘 맞는 커뮤니티에 소속되어서 (자신이 원하는 커뮤니티가 없다면 스스로 만들어서) 덜 외롭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각 동네마다 누구나 언제든 마음 편히 찾아가서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커뮤니티 스토어'들이 생기는 것이다. 둘을 합치면, 사람과 사람 사이 경계의 벽을 낮추고 우리가 더 즐겁고 행복하게 만날 수 있는 커뮤니티들을 이루기 위한 공간적/사회적/관계적/정신적/감정적 기반과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다.


나의 목소리를 내기까지, 두려움과 부끄러움과 게으름이 오랜 기간 나를 붙잡고 늦추었다. 그러나 뒤집어 생각해보면 그 두려움과 부끄러움과 게으름이 바로 나를 키운 스승이고 나의 용기를 증명하는 증인이다. 어느 유명 스타트업 대표님의 강연에서 '대표의 페르소나가 곧 고객의 페르소나'라는 말을 들었다. 나와 비슷한 생각과 마음과 바람과 희망을 지닌 이들이 소셜커뮤니티랩의 첫 고객이자 동료가 되리라 믿는다. 연락처는 저기 위에 있다. 어떤 얘기든 환영한다.(커뮤니티의 미래 #1 마침, To be continued #2)




p.s. 2019년 9월 현재, 소셜커뮤니티랩에서는 다양한 영역의 사람들과 다양한 주제로 만날 수 있는 <피플쉐이크 1기>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상세 소개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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