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으로 살아남기 #1
성경에 보면 다윗이라는 인물이 나옵니다.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인 다윗에게도 깊은 시련의 시기가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의 전통적인 왕위 계승 방법은 제사장이 왕이 될 사람의 머리에 기름을 붓는 것이었습니다. 제사장 사무엘이 다윗에게 기름을 붓자 현직 왕이었던 사울은 권력욕에 눈이 멀어 이스라엘의 숙적 블레셋을 물리치는 것보다 다윗을 잡아 죽이는데 열을 올립니다. 사울을 죽일 기회가 여러 번 있었음에도 이를 실행에 옮기지 않은 다윗은 이스라엘 영토 안에 있는 한 언젠가는 사울에게 잡힐 거라 생각하고 사울이 더 이상 쫓아오지 못할 곳, 적국 블레셋 영토로 자신을 따르는 육백 명의 장정과 그 가족들을 데리고 들어갑니다. 그 육백 명은 충성스런 부하들이나 동료들도 아니었고 오갈 데 없는 불량배가 뒤섞인 오합지졸이었습니다. 다윗이 자신들의 영토로 들어왔을 때 블레셋의 왕들이 가만 있을 리가 없습니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다윗은 적의 왕들 앞에서 침을 질질 흘리며 미친 척하는 굴욕을 연출해야 했습니다. 이스라엘의 왕인 사울보다 더 높은 지지를 얻고 있던 다윗이 블레셋 땅으로 들어간 순간 다윗은 이스라엘의 배신자가 되었고 블레셋 왕에게도 자신이 더 이상 이스라엘 편이 아니라는 걸 증명해야 했습니다. 실제로는 이스라엘의 적인 아말렉을 침략하고도 이스라엘을 침략하고 노략했다고 거짓말도 서슴지 않습니다. 블레셋이 이스라엘과 전면전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원수'인 이스라엘을 무찌르는데 참여하게 해달라고 쇼도 합니다. 아말렉이 다윗과 무리의 거주지인 시글락을 침략해 성을 불태우고 가족들을 다 사로잡아갔을 때는 자신을 따르던 육백 명의 무리에게 살해당할 위험에 처하기도 합니다. 자신도 가족을 잃었지만 평범한 가장으로 슬퍼하고 있을 수도 없었습니다. 하늘의 도움으로 가족을 되찾아왔을 때는 조직의 내부 분열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도 그는 원칙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블레셋과 이스라엘의 전투에서 자신이 유일하게 믿고 의지했던 친구 요나단이 비참하게 죽었을 때에도 그는 안으로 눈물을 삼켜야 했습니다.
넋이 나갈 상황에서도 담담하게 현실을 대면하는 것. 모든 길이 다 막히고 아무데도 의지할 데가 없을 때 철저한 고독을 홀로 감당해야 하는 것. 오늘 많은 스타트업의 리더들이 겪고 있는 현실일 겁니다.
확신이 있다면 버티세요. 죽지만 않으면, 때가 올 때까지 버티면 성공할 수 있습니다. 버티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하면 실패자가 되는 것이고 이를 악물고 될 때까지 버티면 승리자가 되는 것입니다. 다윗은 온갖 수모를 무릎쓰고 1년 4개월동안 블레셋 땅에서 버팁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역사상 최고의 왕이 됩니다.
(실제로 이 이야기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던 한 스타트업이 시장에서 철저하게 외면 당하고 핵심 멤버들이 조직을 떠나갈 때 리더를 버티게 해주었던 이야기입니다. 이 스타트업은 바닥까지 떨어졌다가 기존 사업을 버리고 완전한 피봇팅 후 1년이 넘는 시간동안 절치부심하며 버텼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동종업계 1위가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