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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긍정태리 Jan 06. 2024

명리로 사는 인생

프롤로그 - 사주가 들려주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2023년 계묘년 한 해 동안 철공소에서 명리상담가 과정을 들었다.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단어, 사주팔자를 푸는 과정이다. 20대 후반 정신적인 방황이 최고조였던걸 겪고 난 후, 지금은 안정기에 접어들었지만 마음공부나 철학이나 심리학 등 정신적인 분야의 관심은 계속 있어왔다. 그게 사주명리에 대한 관심까지 왔고, 은퇴 후에는 명리상담으로 노후를 꾸리고 싶은 소망이 생겼다. 사주를 보니 내 20대후반의 방황이 이해되고 용서되었다.


철공소에서 강헌 선생님의 강의를 온라인으로 꾸준히 들어왔다. 강헌 선생님은 사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신다. 내 운명이 어떠냐고 물어보는 게 아니라, 내 사주를 가지고 어떤 실천을 해야 하냐고 질문해야 한다고 하신다. 각자의 운명과 10년 대운이 있지만 거기에 끌려가는 게 아니라 그 대운에 맞는 전략으로 삶을 주체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하신다. 이게 기존 사주풀이와 다른 점이다.


그래서, 강헌선생님과 현묘선생님에게 상담을 받으면 사주상 장단점이 나오고, 그걸 보완할 실천방안이 나온다. 그런데, 중요한 건 이걸 실천하느냐 안 하느냐에 따라 같은 사주를 가졌다라도 인생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나와 같은 사주를 가진 사주 쌍둥이가 100명이 있고 이들이 다른 인생을 산다.




지난주엔 내 사주를 가지고 전문반 수강생들과 함께 푸는 자리를 가졌다. 이제까지 내 인생을 대운별로 정리해 냈다. 이를 적으며 나 또한 과거이력에 비추어 반복되는 장단점이 분석되었고, 인생에서 집중적으로 중요시해야 할 것과 이에 따른 실천방안이 나왔다.


1. 지속적으로 인터넷에 글을 쓸 것 (오행 화 편인-나만의 끼와 개성)
2. 지속적으로 종교활동을 할 것 (오행 화 인성-통찰과 마음의 순화)
3. 지속적으로 땅의 기운을 받을 것 (오행 토 비겁-나에게 몰입하는 힘과 자신감)
4. 지속적으로 고전을 읽고 명리의 본질을 파악해 볼 것 (오행 토-본질을 파는 토의 힘)


겨울에 태어난 나는 수 기운이 왕성한 기토인지라 수가 상징하는 것들에 휩쓸릴 수 있다. 수는 재성을 뜻하고 재성은 사람들과 많은 생각과 욕망을 뜻한다. 즉, 나는 사람들의 말이나 거기서 파생된 생각 때문에 상처받거나 행동을 주춤해왔다. 내 사주에서 중요한 것은 토를 생해주는 화인데, 왕성한 수 앞에서 화가 꺼질세라 살피고 보호하는 후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화는 인성으로 철학이나 종교를 뜻한다. 그래서, 나는 평생 물질보다 마음을 돌보고 싶었고 나만의 철학을 가지고 싶었다. 알렉산더 대왕이 원하는 것을 물었을 때 햇빛을 차단하니 비켜달라던 철학자 디오게네스처럼 부와 명예보다 정신적 풍요로움을 갖추고 싶었다. 한국에서 수십 년간 봉사하셨던 청빈한 파란눈의 수녀님에게 나오던 아우라가 계속 남았다. 헨리 나우웬 교수님이자 신부님은 하버드교수까지 하셨으나 발달장애인 시설에 봉사하셨다. 장애인들은 교수나 신부같은 지위를 빼고 있는그대로 나를 대하니 이것이 신이 나를 대하는 태도라고 하셨다. 속세의 지위나 명예보다 있는그대로 나를 추구하는게 신이 대하는것이라고 하신 통찰이 마음에 남았다.


실제로 나는 이제까지 살아오며, 지위나 명예가 있는 사람들의 어두운 면도 많이 봤다. 그런 면을 보니 그들이 하나도 부럽지 않았다. 내가 그만큼 영혼의 밝기에 큰 가치를 두고 있다는 반증이다.


그런데, 나의 그 인성이 자꾸 흔들리니 세 가지 실천방안이 나왔다. 내가 어떻게 실천하는지 인터넷에 쓰기로 결심했다. 에니어그램 상담할 때도 실천방안을 말하는 것은 정말 쉽다. 말로 이렇게 해보라고 하는 건 쉽다. 중요한 건 말한 걸 실천하는 것이지. 그래서, 난 말할 때마다 한편으로는 공허했다. 나도 잘 실천하고 있는가 자문하면서.


이왕 명리상담가 공부를 하고 있으니 진정성 있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내 실천 일기를 써보기로 결심했다. 인터넷에 쓰는 건 화기운을 불러오는 것이다. 드러냄으로써 좀 더 책임감 있게 실천하게 되니까. 1년간 나를 가르쳐주신 현묘선생님께선 명리를 배운 걸 인터넷에 써보라고 하셨다. 하지만, 난 남과 다르게 쓰고 싶다. 내가 글을 쓸 때 2가지 염두에 둔다. 고유성과 지속성. 명리상담 후 나온 실천방안을 쓰는 건 내가 원하는 2가지를 충족시켜 준다.


먼저 땅의 기운을 받는 건 한 달에 한 번씩 걸어서 성지순레를 하려고 한다. 그냥 하는 게 아니라 명리에서 배운 12 지지의 계절도 순례를 하며 느껴보려 한다. 명리는 24절 기력에서 나온 것이다. 우주의 변화와 그에 따른 계절이 내 사주에 담긴 것이다. 직업상 실내에서 컴퓨터에 집중하며 사는 나는 이 계절감에 집중할 시간이 따로 필요하다.


그래, 결심했으니 먼저 나가보자. 첫 번째 순례길로,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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